민주, 靑 출신 '다이렉트 공천'자제… 2차 경선지역은 빠르면 주말 발표
  • ▲ 더불어민주당 원혜영 공천관리위원장 및 위원들이 지난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에서 제21대 지역구 국회의원 후보자 면접을 하고 있다. ⓒ뉴시스
    ▲ 더불어민주당 원혜영 공천관리위원장 및 위원들이 지난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에서 제21대 지역구 국회의원 후보자 면접을 하고 있다. ⓒ뉴시스
    민주당이 1차 경선지역 52곳을 발표하면서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 인사들과 현역 의원의 대결구도가 곳곳에서 성사됐다. 민주당은 "경쟁력을 경선에서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청와대 출신 인사들이 '다이렉트 공천'을 받는 경우를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다. 민주당은 나머지 대상지역 심사를 마무리한 뒤 빠르면 이번 주말 2차 경선지역을 발표할 예정이다. 

    민주당의 1차 경선지역을 살펴보면, 서울·수도권 네 곳에서 청와대 출신과 현역 국회의원, 전직 구청장의 맞대결이 성사됐다. 서울 성북갑·은평을·관악을, 경기도 남양주을 지역구다. 민주당 경선은 권리당원 50%와 여론조사 50%를 반영한다.

    성북갑에서는 3선의 유승희 의원과 성북구청장을 지낸 김영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의 맞대결이 성사됐다. 성북구갑 지역구는 전통적으로 민주당이 강세를 보이며 본선보다 경선이 더욱 치열한 곳으로 꼽힌다. 18대 총선에서 정태근 전 한나라당 의원이 당선된 것을 제외하면 1987년 체제 이후 줄곧 민주당이 당선됐다. 

    민주당 텃밭에 靑 출신들 경선 참여

    유 의원은 비례대표로 17대 국회에 입성한 뒤 19~20대 총선에서 연이어 성북구갑에서 당선되며 입지를 다졌다. 김영배 전 비서관은 같은 시기 성북구청장 재선을 거치고 지난해 1월부터 8월까지 청와대 민정비서관을 지내다 출마를 위해 청와대를 나왔다. 김 전 비서관은 "치열한 승부가 예상되는 곳에 저희 지역도 포함됐다"며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은평을에서는 '친노'와 '친문'의 맞대결이 펼쳐진다. 이재오 전 의원의 아성을 무너뜨린 강병원 의원은 경선에서 김우영 전 청와대 자치발전비서관과 경선을 치른다. 강 의원은 16대 대선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수행비서를 담당했고, 2011~17년 노무현재단 기획위원을 지냈다. 김 전 비서관은 2010~18년 은평구청장을 지내고 2018년부터 2019년 1월까지 청와대 제도개혁비서관과 자치발전비서관을 지내고 총선 출마를 위해 청와대를 나왔다.

    경기도 남양주을에서는 초선인 김한정 의원과 김봉준 전 청와대 인사비서관이 경선에서 만났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민주당 총재를 지낼 당시 공보비서로 정치에 입문한 김 의원은 국민의정부 시절 제1부속실장을 지낼 정도로 민주당에 얼마 없는 DJ계로 분류된다. 반면 김 전 비서관은 열린우리당 부대변인으로 정치에 입문해 문재인 정부에서 청와대 인사비서관을 지낸 대표적 '친문' 인사다. 

    민주당 중진 "더 험한 꼴 당하는 것보다 경선이 낫다"

    민주당의 한 중진의원은 "청와대 출신들이 대거 총선에 출마하면서 당에서 고민이 많은 것으로 안다"며 "청와대 출신과 겨뤄야 하는 현역 의원들은 곤혹스럽고 긴장되겠지만 경선이 없었다면 현역 의원들은 더 험한 꼴을 당했을 수 있으니 불만을 접고 열심히 뛰는 것이 더 낫다"고 말했다.

    서을 관악을 지역구 경선에서는 청와대 출신과 전직 구청장 간 치열한 경선이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관악을은 민주당으로서는 반드시 탈환해야 할 지역구로 분류된다. 관악을은 전통적으로 좌파정당의 강세지역으로 분류됐지만, 2015년 통합진보당 해산으로 이상규 전 의원이 의원직을 상실하며 오신환 새로운보수당 의원이 보궐선거와 20대 총선에서 내리 승리했다. 민주당은 이 지역에서 민선 5, 6기 구청장을 지낸 유종필 전 구청장과 문재인 정부 청와대 일자리수석을 지낸 정태호 전 수석을 경선에서 맞붙도록 했다.

    이밖에도 경기도 파주갑 지역구에서는 윤후덕 의원과 조일출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전문위원이, 윤영찬 전 대통령국민소통수석은 경기도 성남 중원에서 경선을 치르게 됐다. 

    민주당 관계자는 "경쟁력 있는 후보들이 같은 지역구에 몰려 경선을 치르는 것이 당으로서는 좋은 일"이라며 "청와대에서 일해보신 분들이 다이렉트로 공천받기보다 누가 더 좋은 후보인지 민심에 맡겨야 한다는 것이 좋겠다는 것이 당의 방침이다. 2차 경선에서도 이 기조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은 추가 경선과 전략공천지역 201곳에 대한 검토를 마치고 2차 경선지역도 이르면 주말께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