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의 균열이 시작됐다. 신자유주의의 물결 아래 끊임없이 팽창하던 자본주의는 저성장 시대가 도래하면서 걷잡을 수 없이 붕괴 되기 시작했다. 개방되었던 자유시장은 보호무역주의로 무역장벽이 세워지고 세계 곳곳에서 무역 분쟁이 발발하고 있다.

    어제의 동지마저 오늘의 가장 치명적인 적으로 돌변하는 알 수 없는 현실. 이젠 그 누구도 미래를 확신할 수 없는 불확실성의 시대에 접어든 전 세계.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격차가 커질수록 포퓰리즘과 혐오가 세계를 덮치고 이전까지는 경제의 논리 아래 유지되던 질서가 모두 파괴되고 있다.

    이제 경제는 정치, 사회, 문화 등 전 세계의 모든 문제와 더 이상 분리해서 볼 수 없는 문제가 되었다. 다가오는 불평등으로 예측할 수 없는 불확실성의 시대. 그리고 그 피해를 그 누구보다 직접 적으로 받는 건 바로 한국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하는가.

    기존의 경제 질서가 해결해주지 못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선 획기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세계는 신자유주의를 반성하고 새로운 방향으로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이젠 피할 수 없는 대전환의 길, 2020년 지금부터 새로운 패러다임이 시작된다.
  • 2부 - 불확실성의 시대 : 한일관계 악화, 어떤 미래를 가져올 것인가?

    지난 50년 동안 한일관계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 발생했다. 2019년 7월 4일, 일본의 수출규제. 일본의 수출규제는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에 대한 경제 보복 조치였던 것. 역사적으로 한일갈등은 빈번했지만, 일본 정부는 전통적으로 정경분리 원칙을 고수해왔다. 그런 일본이 역사를 빌미로 경제공격을 한 것인데, 이 같은 선택을 한 이유는 무엇일까?

    "저는 일본에 아무 기대도 없습니다. 저는 일본 경제보다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인지하고 내가 움직이지 않으면 아무것도 못 한다고 봅니다."  - 코마츠 / 일본인 주부
  • 제작진은 네 자녀 엄마인 코마츠 씨를 만났다. 젊은 시절 월 150만 원의 수입으로 건설현장의 계약직으로 일하면서 아이를 키워냈다. 지난 세월 허리띠를 졸라매고 살았던 그녀의 삶은 아직까지 나아지지 않았다.

    일본의 잃어버린 20년, 온 국민은 아베노믹스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가 있었지만, 기업의 이익은 임금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오랜 경기 침체를 겪으며 그동안 국민의 지갑은 오히려 더 얇아진 것이다.

    멈춰버린 일본 경제, 그 사이 일본 경제를 추격한 한국. 일본 정부는 결국, 위기 탈출을 위한 돌파구를 찾기 위해 우리에게 수출규제 카드를 내놓은 것이 아닐까?

    불확실성을 몰고 온 허리케인 트럼프. 일본 정부가 수출규제 카드를 뽑게 된 배경엔 트럼프가 존재한다. 놀랍게도 세계 무역질서 수호자였던 미국이 기존 무역의 틀을 깬 것.

    미국 정부는 그동안 중국과의 무역이 불공정했다며 중국에게 고율 관세를 부과하면서 무역 분쟁의 시동을 걸었다. 미국 우선주의로 자국 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는 건 무조건 적이라는 논리다.
  • "현재의 무역 시스템은 하나의 강력한 이유로 압박상태에 놓여 있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나의 조국 미국에게 있습니다. 미국의 적이 잘못된 무역 시스템이다, 중국이다, 멕시코다하는 식의 낭설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 제프리 삭스 / 컬럼비아대학 경제학과 교수

    "무역 전쟁으로 약간의 고통은 있지만, 옳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렇지 않으면 일자리들이 점점 더 많이 사라질 테니까요..."  - 척 앨런 / AK 철강 노동자


    사실,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장벽을 세울 수 있었던 힘은 자유무역주의와 세계화로부터 소외된 노동 계층들의 분노였다. 제작진은 켄터키주 애쉬랜드에 살고 있는 철강 노동자 부부의 집을 찾았다.

    20년 넘게 이곳에서 생활했던 부부는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 철강공장이 폐쇄를 앞뒀기 때문이다. 같은 회사에 다녔던 부부는 공장이 문을 닫으면서 둘 다 일자리를 잃게 된 것이다. 그들은 하루빨리 새 일자리를 찾을 수 있길 희망한다. 그리고 그들의 바람을 들어줄 수 있는 대통령은 트럼프라고 믿는다.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는 러스트벨트의 노동자들에게 일자리를 되찾아 주겠다는 명확한 메시지를 던졌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그들의 분노를 등에 업고 미국 우선주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누군가의 기회는 또 다른 이의 위기가 된 세계화의 불편한 진실. 앞으로 트럼프의 행보는 어떻게 될까? 전 세계는 불확실성에 시달리고 있다.
  • 자유무역 균열 일으킨 그들의 분노

    자유무역 기반으로 흘러갔던 세계 경제는 곳곳에서 균열이 생기고 있다. 유럽도 예외는 아니다. 3년 전 영국이 국민투표로 브렉시트 찬성에 손들었다. 값싼 노동력을 가진 이민자들이 영국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빼앗고 있다는 것이다. 유럽연합에서 빠져나오겠다는 영국의 선택은 자국 경제를 지키는 길로 갈 수 있을까?

    한편, 브렉시트 찬성으로 북아일랜드는 고초를 겪고 있다. 영국령인 북아일랜드는 영국과 함께 유럽연합을 떠나야 하는 상황. 제작진은 북아일랜드에서 4대째 농장을 이어가고 있는 농장주 찰리를 만났다.

    "시장에 있는 공포감 때문에, 무역업자들이 와서 저희 제품을 사려고 하지 않아요. 만약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북아일랜드는 몰락할 거예요. 어떤 농부들은 살아남겠지만, 작은 규모들은 그렇지 못하겠죠."  - 찰리 / 북아일랜드 낙농업주

    현재 북아일랜드는 영국 관세영역에 남되 실질적으론 EU 관세규칙을 따르도록 합의했다. 그러나 벌써 부터 농가는 불확실성에 휘말려 큰 타격을 받고 있다. 
  • 전세계로 전염되는 불확실성, 한국 경제 미래는 어디로

    세계화와 자유무역은 불평등을 키우고 결국, 자유무역의 질서를 붕괴시켰다. 지속 되는 한일무역분쟁 속, 한일 두 정상 만나 대화의 물꼬 텄지만 가야 할 길은 멀어 보인다. 뿐만 아니라, 언제 악화 될지 모르는 미중 무역 전쟁으로 인해 우리는 수출 타격받을 우려가 커지고 있다. 보호무역이 강화되는 분위기는 우리나라의 미래를 어둡게 만든다. 무엇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불확실성 가득한 세계 속에 우리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KBS 특집 다큐멘터리 - 한국경제 생존의 조건

    - 2부 불확실성의 시대 : 1월 12일 밤 8시 10분 KBS 1TV 방송.
    - 3부 대전환의 길 : 1월 19일 밤 8시 10분 KBS 1TV 방송.

    [사진 및 자료 제공 = 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