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군사전문가들 “고체연료 ICBM” “ICBM 이용한 핵실험” “EMP 폭탄” 등 주장
  • ▲ 1945년 8월 6일 히로시마 상공에서 핵분열 폭탄이 터진 뒤 발생한 버섯구름. 공중에서 폭발해도 버섯 구름은 생긴다.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1945년 8월 6일 히로시마 상공에서 핵분열 폭탄이 터진 뒤 발생한 버섯구름. 공중에서 폭발해도 버섯 구름은 생긴다.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김정은이 언급한 ‘새 전략무기’와 관련해 국내외 전문가들의 의견이 분분하다. 국내 전문가들은 북한이 다탄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선보이거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내놓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해외 전문가들은 EMP 폭탄을 실제로 터뜨리거나 태평양 상공에서 핵폭탄을 터뜨릴 것이라는 주장을 내놓았다.

    데이비드 맥스웰 “김정은, 실제 핵폭발로 게임체인저 보여주려 할 것”

    미국의 소리(VOA) 방송은 데이비드 맥스웰 미국 민주주의수호재단(FDD) 선임연구원,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 독일 ST애널리틱스의 마커스 실러 박사의 의견을 전했다.

    예비역 육군 대령으로 한미연합사에서 작전참모를 지낸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상상할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은 핵탄두를 탑재한 ICBM을 쏘아 태평양 상공에서 공중폭발시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핵무기를 공중에서 폭발시킨다는 것은 ICBM 탄두의 재돌입체 기술을 갖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북한 비핵화 협상의 판을 뒤집는 요소(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며 “이는 (북한의) 새 전략무기에 대해 상상할 수 있는 최악의 시나리오”라고 주장했다.

    “북한이 태평양 상공에서 핵폭탄을 터뜨리는 것은 앞으로 북한이 쏠 미사일이 미국을 겨냥한 핵탄두 장착 ICBM이라는 뜻”이라며 “결국 미국은 본토 방어를 위한 선제공격 계획을 세우고, 자위적 조치를 위해 강경대응할 것”이라는 게 맥스웰 선임연구원의 주장이었다.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이보다 덜 위험한 시나리오로 북한이 고체연료 ICBM을 내놓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액체연료 로켓과 달리 발사 준비에 시간이 거의 들지 않는 고체연료 기반 ICBM은 미국에 대한 기습공격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것도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화성-14호’나 ‘화성-15호’ 같은 액체연료 ICBM의 공격을 상정한 미국의 대응책도 크게 달라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 ▲ 미국 국가안보위원회 1997년 보고서 가운데 EMP가 미국 본토에서 터졌을 때의 피해 범위 설명. ⓒ美국가안보위 보고서 캡쳐.
    ▲ 미국 국가안보위원회 1997년 보고서 가운데 EMP가 미국 본토에서 터졌을 때의 피해 범위 설명. ⓒ美국가안보위 보고서 캡쳐.
    브루스 베넷 “북한, 실제 핵탄두 장착 ICBM 발사할 수도”

    베넷 선임연구원도 북한이 진짜 핵탄두를 실은 ICBM을 태평양으로 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이 지금까지 쏜 ICBM에는 핵탄두가 장착되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이를 장착한 뒤 터뜨려 “새로운 전략무기”라고 우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베넷 선임연구원은 또한 북한이 전자기 펄스(EMP)를 일으킬 수 있는 탄두를 실은 ICBM을 태평양 공해상에서 터뜨릴 수 있다고도 주장했다. 전자회로를 태우는 EMP는 고도가 높을수록 도달 범위가 넓다. 1962년 7월 미국이 태평양 상공 400km에서 1메가t(TNT 100만t의 폭발력)짜리 핵탄두를 폭발시킨 경우 반경 1400km 범위에서 EMP 피해가 발생했다. 북한이 EMP 폭탄을 어디서, 몇 km 고도에서 폭발시키느냐에 따라 미국 본토나 하와이·일본 등이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

    마커스 실러 “대외 과시용 고체연료 ICBM 내놓을 것”

    독일 ST애널리틱스의 미사일 전문가 마커스 실러 박사는 “북한은 2017년 ‘화성-15호’로 이미 미국 본토 타격 능력을 과시했다”며 “김정은의 말대로 ‘충격적 실제 행동’이 영향력을 갖기 위해서는 기존의 것 이상의 성능을 가진 무기를 대외적으로 과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실러 박사는 그러면서 “내 예상으로는 ‘화성-15호’를 다시 날리지는 않을 것 같다”며 “자기네(북한)도 러시아·중국·미국과 동등한 역량을 갖추었다는 것을 과시하기 위해 고체연료 ICBM을 내놓을 것 같다”고 예측했다. 실러 박사는 “그러나 북한의 미사일 개발 역량을 감안하면 ‘화성-15호’와 마찬가지로 러시아 등 외부의 도움을 받아 만든 ‘과시용’에 불과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