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제1저자로 올라갔는지, 남자인지 여자인지, 고등학생인지도 몰랐다"
  • ▲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에 입장하기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정상윤 기자
    ▲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에 입장하기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정상윤 기자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딸 조모(28) 씨가 '제1저자'로 이름을 올린 단국대 의과학연구소 의학논문의 연구책임자 A씨가 "조씨와 일면식도 없다"고 동아일보와 인터뷰에서 밝혔다. A씨는 조 후보자의 딸 조씨에게 '제1저자' 자격을 부여한, 논문의 책임저자 장영표 단국대 의과학연구소 교수의 후배다. 

    "어떻게 제1저자 올랐는지 몰랐다…고등학생인 것도"

    A씨는 2006년 7월부터 2007년 6월까지 진행된 신생아 뇌성마비 발생 원인 관련 연구를 진행했다. A씨는 국비 2400만원이 투입된 이 연구의 주관 책임자로서 참여자들의 기여도를 측정하고 관리하는 책임을 맡았다. 

    연구 전반을 관리한 A씨가 문제가 된 논문의 제1저자 조씨가 누구인지 몰랐다고 밝힌 것이다. 한영외고 1학년에 재학중이던 조씨가 단국대 의과학연구소 인턴으로 활동한 기간은 2007년 7월23일부터 8월3일까지다. 기간으로 보자면, 조씨는 공식 연구기간이 종료한 뒤 인턴으로 합류한 셈이 된다.

    A씨는 동아일보와 인터뷰에서 "연구기간 조씨와 일면식도 없었다. 남자인지 여자인지도 모른다"며 "어떻게 제1저자로 올라갔는지 모르겠고, 논문 제1저자가 고등학생이라는 사실도 처음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자세한 내용은 책임저자가 알 것"이라며 "논문이 작성된 2008년은 요즘처럼 윤리위원회가 제대로 안 돼 있던 시절"이라고 덧붙였다.

    "학위정보 입력은 연구책임자가 하는데…이해 안 돼"

    학계에선 "프로젝트 총책임자인 연구책임자 B씨가 해당 논문의 제1저자를 모른다는 사실은 상식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반응이다. 서울의 한 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밟는 S씨는 23일 본지와 통화에서 "대개 학위정보 입력은 연구책임자가 직접 한다. 어떤 기여를 얼만큼 했는지 등을 대학논문시스템에 입력하는데, 그럼 누구인지도 모르고 조씨를 '박사'라고 입력했다는 것인지 이해가 안 간다"고 지적했다.

    한편, 23일 단국대 학생들로 구성된 '단국대 연구부정 비상대책위원회'는 시국선언문을 발표하고 논문 책임저자 장영표 교수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장 교수는 지인 자녀의 대학 진학을 위해 논문을 조작했다고 인정해야 하며, 학교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대학 정수인 논문 제작에 있어 투명성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