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수입대체제 기업 방문해 "도약의 기회, 임진왜란 때 일본이 우리 도공 탐냈다"
  • ▲ 문재인 대통령이 7일 경기 김포 부품·소재기업인 (주)에스비비테크를 방문해 직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는 직원격려를 위해 청와대에서 다과를 준비했다. ⓒ뉴시스
    ▲ 문재인 대통령이 7일 경기 김포 부품·소재기업인 (주)에스비비테크를 방문해 직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는 직원격려를 위해 청와대에서 다과를 준비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일본 수입품 대체재 개발에 성공한 국내 강소기업을 방문, 근로자들에게 '극일(克日)'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의 이번 방문은 일본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최근 '남북평화경제'라는 화두를 제시한 데 이어, 국산 부품을 통한 '자력갱생'으로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경기도 김포시 월곶면에 소재한 정밀제어용 감속기 전문기업인 SBB테크를 방문해 생산공정을 둘러보고 임직원 30여 명과 간담회를 가졌다. 문 대통령이 일본의 경제보복 이후 기업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열처리강을 감속기로 만드는 '형상가공 조립-성능·품질검사' 공정을 차례로 둘러보고, SBB테크 관계자로부터 생산 과정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들었다. 이 자리에는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장관,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장관 등 정부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진 임직원들과 간담회 자리에서 SBB테크의 기술개발 노력을 격려하고,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가 SBB테크와 같이 기술력으로 무장한 강소기업에는 오히려 도약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격려했다. 청와대는 앞서 배포한 자료를 통해 “문 대통령이 일본을 이겨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노력해줄 것을 당부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文 "日 백색국가 제외 부당성, 반드시 따져야"

    문 대통령은 "우리가 식민지와 전쟁을 겪으면서도 우리 경제를 발전시킬 수 있었던 원동력도 기술력"이라면서 "개발도상국 시절에 선진국 제품들의 조립에만 매몰되지 않고, 자체기술을 개발하고 과학자와 기술자들을 키워내면서 신생 독립국 가운데 유일하게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문 대통령은 아울러 "임진왜란 때 일본이 탐을 냈던 것도 우리의 도예가, 도공들이었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일본의 백색국가 제외 조치 부당성은 반드시 따져야 될 문제"라며 "그러나 이와 별개로 국민들과 기업들은 이번에 반드시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서 우리 경제와 산업을 더 키워내실 거라 믿는다. 정부도 단기 대책부터 중장기 대책까지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1993년 설립된 SBB테크는 반도체·LCD장비, 로봇 등 정밀제어에 필요한 감속기와 베어링 등을 생산하는 업체다. 특히, 대부분 일본에서 수입하던 로봇용 하모닉 감속기를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다만 실증 테스트를 완료하지 못해 소규모 시제품만 판매한다.

    감속기는 로봇의 '관절' 부분에 해당하는 모터 속도를 제어하며, 베어링은 감속기의 핵심 부품 중 하나다. 앞서 일본 정부가 '한국 화이트리스트 제외'를 발표한 것과 관련, 베어링이 일본의 전략물자에 해당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우리 로봇산업이 악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일본이 1100개가 넘는 품목들 가운데 어떤 것을 잠글지 모르는 불안감과 불확실성이 있다"며 "(규제 대상이 되는) 품목들을 조기에 대규모 국내 양산이 가능하도록 다방면의 지원을 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정부는 일본 수출규제 조치 발표 이후 국내 로봇 제조기업들과 성능 및 신뢰성 평가를 추진하기로 했다. 최근 국회를 통과한 추가경정예산 지원 및 수요기업 연계 등을 통해 조기에 대규모 양산을 시작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