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닐슨 장관, 이민 정책 반대하다 경질"… 백악관, 앨리스 국장 해임 사유 안 밝혀
  • ▲ 2017년 12월 백악관에서 선서식을 갖는 커스텐 닐슨 국토안보부 장관과 트럼프 대통령, 펜스 부통령. ⓒ미 백악관 유튜브 채널 캡쳐.
    ▲ 2017년 12월 백악관에서 선서식을 갖는 커스텐 닐슨 국토안보부 장관과 트럼프 대통령, 펜스 부통령. ⓒ미 백악관 유튜브 채널 캡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커스텐 미쉘 닐슨 국토안보부(DHS) 장관을 트위터로 전격 경질한 데 이어 국토안보부 산하 비밀경호국 국장도 8일(현지시간) 해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국토안보부 고위급 인사 경질을 두고 미국언론은 ‘멕시코 국경장벽’ 문제부터 ‘트럼프 이민정책 전반에 대한 반대’ ‘스티븐 밀러 백악관 선임고문과 갈등’까지 다양한 원인을 제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 오후 5시 무렵(현지시간) 트위터에 “닐슨 장관이 자기 자리에서 곧 떠난다. 그의 봉사에 감사를 전하고 싶다”는 글을 올렸다. 백악관에서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 등 이민정책에 대한 비공개 회의를 가진 지 2시간 만이었다. 백악관은 곧 “케빈 맥앨리넌 세관국경보호국(Custom & Border Patrol) 국장이 장관대행을 맡기로 했다”고 밝혔다.

    8일에는 백악관에서 랜돌프 앨리스 비밀경호국 국장을 해임한다는 성명이 나왔다. 과거 재무부 소속이었던 대통령 경호담당 부서 ‘비밀경호국’은 국토안보부가 생기면서 그 산하로 편입됐다.

    닐슨 국토안보부 장관 이어 앨리스 비밀경호국장 해임

    새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앨리스 경호국장이 곧 자리를 떠난다”며 “지난 2년 동안 훌륭히 임무를 수행해줬고, 대통령은 40년간 그의 공직생활에 고마워했다”고 밝혔다. 샌더스 대변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후임 비밀경호국장으로는 내부 인사인 ‘제임스 머리’를 임명했다. 임기는 5월부터다. 백악관은 그러나 앨리스 국장을 왜 해임했는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이틀에 걸쳐 국토안보부 고위급 인사들이 경질되자 미국언론은 다양한 원인분석을 내놓았다. CNN은 백악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일요일 백악관 비공개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닐슨 장관 사이에 고성이 오갔다”며 닐슨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정책에 반대하다 경질됐다고 주장했다. CNN은 “닐슨 장관은 사임할 생각이 전혀 없었다”는 익명의 미 정부 소식통의 말도 덧붙였다.
  • ▲ 2017년 4월 랜돌프 앨리스 국장을 환영하는 비밀경호국의 공식 메시지. ⓒ미 비밀경호국 공식 트위터 계정 캡쳐.
    ▲ 2017년 4월 랜돌프 앨리스 국장을 환영하는 비밀경호국의 공식 메시지. ⓒ미 비밀경호국 공식 트위터 계정 캡쳐.
    그러나 닐슨 장관이 8일 기자들에게 한 말은 결이 다르다. 닐슨 장관은 버지니아주 알렉산드리아의 자택에서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 대통령의 국경 관련 정책을 계속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민정책에 대해서도 이견이 있다고 주장하지 않았다.

    앨리스 국장 해임 배경에 대해서도 의견이 갈린다. 일부 언론은 “닐슨 장관과 앨리스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싸우고 그만둔 존 켈리 비서실장이 천거한 인사들”이라며 대통령과 성향 충돌이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워싱턴포스트>는 “대통령 경호를 담당하는 비밀경호국은 1865년 창설된 이후 지난 100년 동안 외부인사가 국장을 맡은 것은 앨리스 국장이 처음”이라고 지적했다. 'AP통신' 또한 “앨리스 국장과 내부인사들 간 갈등이 이번 인사의 원인”이라는 정부 소식통의 말을 인용했다. 앨리스 국장은 예비역 해병대 소장이다.

    앨리스 국장 자신은 전혀 다르게 말했다. 영국 '로이터통신'은 8일(현지시간) “나는 해임된 것이 아니라 몇 주 전부터 예고됐던 국토안보부 대상 정례 인사조치에 따라 물러나게 된 것”이라는 앨리스 국장의 이야기를 전했다.

    CNN·블룸버그 “스티븐 밀러 백악관 선임고문이 흑막”

    ‘안티 트럼프’ 성향을 강하게 내비치는 CNN과 '블룸버그통신'은 닐슨 장관과 앨리스 국장 경질 배후에 스티븐 밀러 백악관 선임고문이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정부의 ‘반이민정책’을 설계한 밀러 선임고문은 멕시코 국경장벽에서부터 온두라스 등에서 몰려든 ‘캐러밴 난민’ 거부까지 모든 정책을 실현할 수 있다고 주장한 반면 닐슨 장관을 비롯한 국토안보부 고위인사들은 이런 정책은 현실성이 없다고 계속 반발했다는 설명이다. 일부 언론은 “트럼프의 이민정책 명령에 밀러 선임고문은 ‘예스’라고만 답한 반면 닐슨 장관은 ‘노’라고 했다”고 표현했다.

    이번 국토안보부 고위급 인사 경질을 밀러 선임고문의 계획이라고 보는 CNN은 “그의 다음 목표는 프랜시스 시스나 국토안보부 이민서비스 국장, 존 미트닉 법무감”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