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빨간 버섯, 저 독버섯을 뽑아버려라. 이 땅에서 아니, 지구 위에서 영영!”
  • 2년 전 좌파 세력들은 촛불 광풍을 힘입어 정권을 찬탈했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 스스로 인정하는 부분이다. 그는 유엔 연설에서도 ‘촛불 혁명’에 의해 정권이 창출됐다고 말했다. 그것이 마치 자랑이라도 되는 냥.

    혁명 세력들이 내세웠던 건 ‘정의 구현’이었다. 이명박·박근혜 정권, 보수 성향 매체, 대기업 등을 적폐세력으로 낙인찍고 법의 결정에 앞서 여론재판을 가했다. 전직 대통령 두 명을 구치소에 집어넣었고 삼성 이재용 부회장을 재판대 위에 세웠다. 최근 양승태 전 대법원장까지 구속시켰다. 빨간 완장을 찬 이들이 지역 유지들을 끌어내 인민재판을 열고 즉결 처형했던 장면이 떠오르는 건 필자만의 상상일까.

    정의의 깃발을 흔들었던 ‘촛불 혁명’ 세력들. 그런데 정작 그들 자신은 정의롭지 못 했다. 문 대통령은 고위공직자 임명시 7대 비리(병역 면탈, 부동산 투기, 세금 탈루, 논문 표절, 위장 전입, 음주운전, 성 관련 범죄) 관련자는 제외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그 동안 문 정부의 인사를 보면 마치 7대 비리에 연루된 이들만 골라서 선발한 듯 보인다. 비리 의혹 등으로 국회 청문보고서가 채택되지 않고 임명된 장관급 인사만 8명이다. 

    최근엔 청문회도 열지 않은 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관급 인사)을 임명했다. 임명을 받은 조해주 위원은 문재인 대선 캠프 출신 인사였다. 중립성이 생명인 선관위 위원에 국회 동의도 없이 측근 인사를 배치한 셈이다. 

    이뿐 아니다. 문재인 정부의 부패상이 용기 있는 내부고발자들에 의해 폭로되고 있다.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은 지난해 12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청와대의 KT&G 사장 인사 개입, 적자국채 발행 압박 의혹과 함께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의 국채 조기 상환 취소 지시 의혹을 제기했다. 

    김태우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 수사관도 지난해 12월 청와대의 ‘민간인 사찰 의혹’을 폭로했다. 그는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재직하던 때 상사인 이인걸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장의 지시로 특감반원들이 전국 330개 공공기관장과 감사들의 정치적 성향 등을 조사해 리스트를 만들고, 전직 총리 아들이나 민간 은행장 동향 등 광범위한 민관 정보를 수집했다”고 했다.


  • ▲ 촛불집회에 나온 문구. ⓒ뉴데일리 DB
    ▲ 촛불집회에 나온 문구. ⓒ뉴데일리 DB
    손혜원·서영교로 까발려진 文 정권 '민낯' 

    내부고발자를 보호하겠다고 했던 정부여당은 자신들의 치부가 들어나자 내부고발자를 향해 일제히 비난의 화살을 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김태우 전 수사관을 향해 “특감반은 대통령과 그 주변, 고위공직자 권력형 비리를 심사하는 자리다. 우리 정부는 과거 정부보다 비리가 적다. 김 행정관의 문제는 직분을 벗어나 권한을 사용한 행위”라고 했다. 신재민 전 사무관을 향해선 “자신만의 좁은 세계에서 지적한 게 문제가 됐다. 사무관이 속한 국에서 결정 권한이 있는데 압력을 넣었다면 문제지만 결정권자가 장관이라면 다른 문제”라고 말했다.

    손혜원 무소속 의원은 지난 1월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신재민은 진짜로 돈!!!을 벌러 나온 것...신재민에게 가장 급한 것은 돈!!!...나쁜 머리 쓰며 의인인 척 위장하고 순진한 표정을 만들어내며 청산유수로 떠드는 솜씨가 가증스럽기 짝이 없다”는 글을 올려 신 전 사무관을 비난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 당시 고영태·노승일씨와 함께 찍은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리며 “의인들을 보호하라는 국민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에 화답하고자 오늘 고영태·노승일 증인을 만났다”고 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글이 게시된 다음날인 1월 3일 신 전 사무관은 압박을 견디지 못 한 채 자살 기도를 했고 손 의원은 비난 글을 돌연 삭제했다. 

    그러나 정부는 내부고발자에 대한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 검찰은 1월 23일 김태우 전 수사관의 가택으로 쳐들어가 압수수색을 했다.

    최근 목포 부동산 투기 및 권력형 비리 의혹의 손혜원 의원, 재판 청탁 의혹의 서영교 민주당 의원, 폭행 혐의 및 불륜설에 휩싸인 손석희 JTBC 대표이사, 무분별한 동물 안락사 논란으로 비난받는 박소연 케어 대표 등 현 정권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인사들의 문제가 계속해서 터져 나오고 있다.

    탄핵 광풍에 힘입어 부풀어 올랐던 거품이 가라앉고 바닥이 점차 드러남에 따라 문재인 정권의 무능은 물론이고 정권과 연루된 부정·부패·비리 의혹은 더 많이 드러나게 될 것이다. 사임한 탁현민 행정관의 정치쇼도 대중에게 더 이상 먹히지 않는 것 같다. 개그콘서트 PD출신 서수민 씨를 그 후임으로 앉히고자 했던 것을 보면 국민을 기만하기에 벅참을 느끼는 청와대의 절박함이 느껴진다. 문 정권 인사들은 밀실에 모여 추가 고발과 폭로를 막기 위한 대책 강구에 머리를 쥐어짜고 있을 것이다. 그들의 치부를 아는 이들의 입단속을 단단히 시키면서.    

    내로남불 문재인 정부보며 북한 체제 떠올린 이유 

    철저히 통제된 사회인 북한 정권. 이곳에서 목숨을 걸고 체제 고발 소설을 쓰고 이를 외부로 반출한 작가가 있다. 필명 ‘반디'는 그의 소설집 ‘고발’의 마지막장 소설 ‘빨간 버섯’에서 빨간색 벽돌로 세워진 시당 청사를 빨간색 독버섯에 비유하며 북한 체제를 비판한다. 평생을 당을 위해 충성했지만 반(反)혁명분자로 몰려 인민재판을 받는 주인공 고인식은 시당 청사를 바라보며 중얼거린다.

    “저기... 저기에 아직두 있구나! 여보시오. 그 빨간 버섯을 뽑아버리고 가시오. 무서운 겁니다, 그게! 여보시오...”

    고인식이 빨간색 시당 청사를 바라보는 장면에서 난 파란 지붕의 청와대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현 정권의 별명 중 하나가 ‘내로남불’ 정권이다. 자신들을 반대하는 세력에 대해선 ‘불륜’의 잣대로 심판하고 자기 세력에 대해선 ‘로맨스’라 변호하는 이중적인 태도. 이들은 짙은 친북 성향만큼이나 북한 정권을 닮아 있다. 

    반디가 목숨을 걸고 체제를 비판했듯 우리는 자신들이 ‘정의’라 주장하며 폭주하는 정권에 맞서 합리적 비판과 견제, 고발과 폭로를 이어가야 한다. 파란 지붕 아래서 자라나고 있는 거짓과 무능의 저 빨간 버섯을 뽑아버려야 한다.

    ‘빨간 버섯’의 마지막 문구가 다시 한 번 가슴을 울린다.

    “저 빨간 버섯, 저 독버섯을 뽑아버려라. 이 땅에서 아니, 지구 위에서 영영!” 

    <필자소개>
    김성훈 (1985년생)
    연세대학교 화학과 졸업
    거룩한 대한민국 네트워크 총무
    (사) 대한민국 통일건국회 청년단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