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기 의원, 국정원 정보 전해 "조 대사 작년 11월 공관 이탈… 우리 정부와 접촉 없어"
  • ▲ 조성길 이탈리아 주재 북한 대사대리. ⓒSBS 관련보도 화면캡쳐.
    ▲ 조성길 이탈리아 주재 북한 대사대리. ⓒSBS 관련보도 화면캡쳐.
    駐이탈리아 북한 대사 대리 조성길(48)이 잠적, 서방국가로 망명을 시도하고 있다고 ‘중앙일보’가 보도했다. 국가정보원은 조 대사 대리의 거취와 관련  "지난해 11월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11월 초에 공관을 이탈해 잠적"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3일 김민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했다. 

    ‘중앙일보’는 3일 “조성길 駐이탈리아 북한 대사 대리가 지난 12월 초 현지 정부에 신변보호 요청을 한 것으로 안다. 그는 서방국가로 망명을 요청했고, 이탈리아 정부가 그의 신병을 안전한 곳에서 보호 중인 것으로 안다”는 외교 소식통의 말을 인용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조성길이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들까지 신변보호 요청을 한 것으로 안다”면서 “이를 보면 치밀한 준비 끝에 망명을 신청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북한과 이탈리아는 2000년 1월 수교했고, 같은 해 7월 대사관을 열었다. 이탈리아 정부는 북한이 6차 핵실험을 실시한 2017년 9월 당시 문정남 대사를 추방했다고 한다. 조성길은 같은 해 10월부터 대사 대리를 맡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일보’는 익명을 요구한 북한 전문가를 인용, “조성길은 대사 대리 직함이지만 사실상 대사 역할을 했으며, 그는 북한 정권 내 최고위급 인사의 아들 또는 사위로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 외교관은 일반적으로 가족 일부를 평양에 남기도록 돼 있는데 출신성분이 좋거나 권력자 친인척인 경우에는 가족들을 모두 데리고 해외에서 근무할 수 있다고 한다. 조성길의 경우 가족 모두가 이탈리아에 있었다는 점은 그가 북한 최고위층 가족으로 추측되는 근거라고 한다.

    외교부 “조성길 망명설, 확인해줄 수 없다”

    조성길이 망명을 신청했는지 아니면 단순히 잠적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중앙일보’ 또한 “망명 시도 배경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3년 동안 이탈리아에서 근무를 한 상태로 본국으로 귀환하라는 지시가 있었고 이에 불응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측했다. 북한 외교관 출신 탈북자는 “특별한 경우 한 곳에 10년 이상 근무하는 경우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2~3년 주기로 인사이동이 있는데, 선진국에서 근무하던 사람은 귀국하라는 명령에 불만을 가지는 경우가 있다”고 주장했다.

    일부 북한 외교관은 자녀 교육 문제로 망명을 고민하기도 한다. 실제 前영국 북한대사관 공사 태영호의 경우 자녀들의 교육과 진로 문제가 망명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조성길 잠적 이후 북한 당국에는 비상이 걸렸다고 한다. 노동당 조직지도부를 주축으로 구성된 사건 조사반이 최근 이탈리아를 찾아 외무성과 함께 조사 중이라는 첩보가 돌고 있다고 한다. 대북 소식통들은 “이 정도 사안이라면 김정은에게 당연히 보고됐을 것이고, 김정은이 격노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을 내놨다고 한다.

    한편 외교부는 이날 오전 “조성길의 망명 여부에 대해서는 사실 확인을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