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남 이승만 53주기 추모식 국립현충원서 열려... ”대한민국 건국史 제대로 알릴 것“
  • ▲ 1920년 대한민국 임시정부 이승만 초대 대통령 공식 존영. ⓒ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 1920년 대한민국 임시정부 이승만 초대 대통령 공식 존영. ⓒ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19일 오전 11시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 현충관. 

    우남(雩南) 이승만 박사의 53주기 추모식장에 낯선 사진이 하나 걸렸다. 단정한 정장 차림, 진지한 듯 슬픈 표정의 ‘젊은 이승만’이다. 

    “오늘 보시는 이승만 대통령의 사진이 생소하실 것인데, 이는 1920년 통합 상해 대한민국 임시정부 초대대통령의 공식 존영입니다. 앞으로 45살의 이승만 박사 모습을 널리 알리고자 합니다.”

    신철식 이승만 건국대통령 기념사업회 회장의 기념사다. 신 회장은 45세의 이승만을 가리키며 “우리나라 건국 역사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조차 희미한 것을 보고 통탄을 금할 수 없다”고 했다. “공(功)은 묻히고 폄하됐으며, 과(過)는 날조돼 부풀려졌다”고 그는 말했다. 

    신 회장은 "수많은 독립운동가들 중 압도적 세계정세 안목을 가지고 외교에 힘입어 독립을 쟁취, 팽창하던 소련 공산주의를 벗어나 자유 대한민국을 건국한 이승만을 기억하자“고 했다. 이승만이 지켜낸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정신이 국민소득 3만달러 대한민국 초석을 놓았다는 점도 강조했다. 

  • ▲ 우남 이승만 건국대통령 서거 53주기 추모식 전경.ⓒ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 우남 이승만 건국대통령 서거 53주기 추모식 전경.ⓒ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대한민국에 '자유의 소식' 전한 이승만

    (사)이승만 건국대통령 기념사업회가 주관하고 국가보훈처가 후원한 이날 추모식에는 신철식 회장 외에 오진영 서울지방보훈청장, 이홍구 전 국무총리, 한태규 한국외교협회 회장, 이인호 KBS 전 이사장,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이승만 전 대통령의 양자 이인수 박사 등 500여 명이 참석했다.

    추모식은 국기에 대한 경례, 애국가 제창, 조총 발사 및 묵념, 송기성 정동제일교회 목사의 추모 기도 순으로 진행됐다. 

    송기성 목사는 "다시는 종의 멍에를 메지 말라는 유언을 남긴 이승만 박사, 그러나 우리는 그의 간곡한 당부를 망각한 채 자유를 악용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며 "우리는 단결을 이루지 못하고 역사의 방관자, 무기력한 기회주의자로 전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추모 기도 후 대형 스크린을 통해 70세에 가까운 한 노인의 목소리가 강당에 울려 퍼졌다. 1942년 6월 13일 이승만 대통령이 미국 워싱턴에서 고국 동포들에게 보낸 <싸워라 이겨라 고국 동포여>다. 

    "우리 2,300만 동포에게 말합니다. 제일 기쁜 소식입니다. 자세히 들어 다른 동포에게 일일이 전하시오... 왜적이 하와이와 필리핀을 일시에 침략하여 미국이 보복할 결심입니다. 왜적은 온 세상이 다 저희 것으로 알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벼락불이 쏟아질 것이니 해방이 멀지 않았음을 세상이 아는 것입니다. 나 이승만이 지금 말하는 것은 우리 2,300만의 생명의 소식이자 자유의 소식입니다." 

  • ▲ 19일 오전 국립현충원에서 이승만 건국대통령 서거 53주기 추모식이 열렸다.ⓒ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 19일 오전 국립현충원에서 이승만 건국대통령 서거 53주기 추모식이 열렸다.ⓒ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위대한 분 외롭게 보내드려 죄송한 마음"

    행사에 참석한 오진영 서울지방보훈청장은 "1910년 경술국치를 맞았지만 임시정부 초대대통령으로 독립운동에 매진한 이승만 박사의 반평생 헌신이 있었기에 광복을 맞았다. 특히 한미상호방위조약은 이승만이 아니었으면 체결하지 못했을 조약, 올해 한반도 평화로 나아가는 기틀을 만들고 있다. 이승만 대통령도 하늘에서 지켜봐달라"는 내용의 국가보훈처장 추모사를 대독했다. 피우진 국가보훈처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행사에 불참했다.

    한태규 한국외교협회 회장은 추모사에서 "민족사에 길이 남을 이승만 대통령의 위대함을 알게 됐기에, 그렇게 외롭게 보내드린 것에 죄송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대부분이 그렇듯 오랜 세월이 지난 후에야 역사는 그 시대에 대해, 성공과 실패에 대해 평가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승만 대통령의 양자인 이인수 박사는 "이 대통령 묘소관리, 추모식에 정성 다해주시는 안수현 현충원장을 비롯한 임직원, 참석해주신 내빈께 감사드린다. 추모식에 꽃을 보내주신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여러 기관단체에도 심심한 감사 드린다. 한반도 자유민주통일을 염원하신 우남을 생각해 국민이 일치단결해 국난을 극복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참석자들은 이승만 건국 대통령 내외의 묘소를 참배하는 시간을 갖고 53주기 추모식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