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성명 내고 "김영철 방남은 남북관계 고려치 않은 무리한 이벤트" 비판
  • ▲ 자유총연맹.ⓒ뉴데일리DB
    ▲ 자유총연맹.ⓒ뉴데일리DB

    한국자유총연맹은 평창동계올림픽이 폐회한 다음날인 26일 성명을 내고 "이벤트로 통일을 이룬다는 환상은 버려야 한다"며 정부를 향해 쓴소리를 냈다. 

    연맹은 "평창올림픽을 남북 화해·교류의 장으로 만들기 위한 정부의 고뇌는 이해하지만,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강행, 김여정 방남 중 '주인 행세', 천안함 폭침 주범 김영철 폐막식 참석 등은 국민 정서와 남북관계의 현주소를 고려치 않은 무리한 이벤트 기획"이라고 지적했다.

    연맹은 정부의 이런 행보가 국민적 반발심은 물론 국제 사회로부터 올림픽 정신을 정치적으로 훼손했다는 비판을 초래할 수 있다며, "대북 정책을 보다 신중하고 차분한 방향으로 이끄는 반면교사로 삼아 달라"고 정부에 조언했다.

    연맹은 1914년 12월 25일 1차 세계대전을 치르던 영국군과 독일군의 '크리스마스 휴전'이 일회성에 그쳤다는 사실을 지적하면서, "냉엄한 국제정치와 전쟁의 역사를 상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영철 방남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여론이 확산되자, 정부가 "천안함 폭침의 배후를 김영철이라고 특정할 수는 없다"며 마치 북한의 입장을 두둔하는 듯한 태도를 보인 사실에 대해서도, 연맹은 우려를 표했다. 

    연맹은 "시류에 편승해 한 목소리로 천안함 주범 김영철의 죄과를 감싸주고 '물타기'한 통일부·국방부·국정원의 '영혼 없는 공무원' 행태를 강력 규탄하며, 누구 하나 자리를 걸고 충언을 올리는 관료가 없는 이 시국에 깊은 우려와 탄식을 금할 수 없다"고 했다.

    북한 정찰총국(2009년 통합 이전 정찰국)은, 2010년 천안함 폭침·연평도 포격을 주도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1968년 울진·삼척 무장공비 남파·반공 소년 이승복 살해, 1983년 버마 아웅산 테러, 1997년 김정일 처조카 이한영 암살, 2010년 황장엽 암살 시도, 2017년 김정남 암살 등의 배후에 정찰총국이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25일 내려온 김영철은 2010년 당시 정찰총국장을 지냈다. 

    연맹은 "이 조직의 수괴 김영철의 경호를 위해 군사 도로와 특별 KTX 기차 편까지 제공한 정부의 저자세로 인해 남북 화해·교류라는 대의에도 불구, 천안함을 비롯한 대남 도발 희생자와 유가족이 깊은 상처를 입은 사실에 유감을 표한다"며, "정부는 이들 유가족을 즉각 청와대로 초청해 각별히 예우하고 진심으로 위로해 달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