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A 소식통들 “치솟는 식량값 문제 무마하려는 당국의 임시방편” 비판
  • ▲ 최근 북한 당국이 김정일 생일을 맞아 식량 배급을 실시했지만 북한 주민들은 이를 장마당에서 식량가격이 치솟는 문제를 무마하려는 꼼수로 보고 있다고 한다. 사진은 북한 장마당 관련 보도. ⓒ채널Y 장마당 관련보도 화면캡쳐.
    ▲ 최근 북한 당국이 김정일 생일을 맞아 식량 배급을 실시했지만 북한 주민들은 이를 장마당에서 식량가격이 치솟는 문제를 무마하려는 꼼수로 보고 있다고 한다. 사진은 북한 장마당 관련 보도. ⓒ채널Y 장마당 관련보도 화면캡쳐.
    북한이 지난 2월 16일 김정일 생일(광명성절)에 ‘명절 식량’을 배급했는데 오히려 북한 주민들의 불만만 더 샀다는 주장이 나왔다. 치솟는 식량 가격을 한 번 잡아보려는 김정은 정권의 꼼수라는 폄하가 많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 22일 북한 소식통들을 인용해 김정일 생일 때 식량 배급 이후 현지 분위기를 소개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양강도 소식통은 “노동당 중앙의 지시에 따라 각 기관들에서 자체적으로 식량을 마련해 세대 인원 수에 맞춰 이틀 분의 식량을 배급했다”면서 “배급된 식량의 양은 4인 가족 기준으로 3kg에 불과해 보잘 것 없지만 1990년대 중반 배급제가 사라진 뒤 전국적으로 일시에 배급한 것은 나름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고 한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원래 배급 제도대로 하면 각 기관은 소속 근로자의 출근 일수를 따져 발행한 배급표에 맞춰 식량을 배급했었다고 한다. 그러나 1990년대 초반부터 식량 배급이 몇 개월이나 1년 이상 밀리다가 1990년대 중반에는 완전히 사라졌다고 한다.

    소식통은 “당시 국가경제가 파탄이 나자 당국은 더 이상 배급제를 유지할 수 없었다”며 “새로운 대안으로 각 기관이 자체적으로 일거리와 자금을 마련해 생산을 하고 종업원의 식량을 마련해 배급해주는 ‘8.3 독립채산제’라는 것이 생겨났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소식통은 “이처럼 주민들조차 포기한 국가 단위 배급이 이번 김정일 생일을 계기로 다시 시작되자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는 ‘당국이 뭔가 속셈이 있어 배급을 준 것’이라고 의심하고 있다”고 전했다고 한다.

    소식통은 이번 식량 배급이 중국의 대북제재 강화로 장마당 식량 값이 치솟자 기관들에게 식량 배급을 지시해 주민들의 원성을 무마해보려는 의도가 숨은 게 아니냐는 비판이 많다고 전했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함경북도 소식통은 “주민들은 군량미니 지원 식량이니 온갖 구실로 식량을 뺏아가더니 갑자기 웬 생색을 내느냐며 당국의 저의를 의심하고 있다”면서 “이번에 어쩌다 식량 배급을 주었지만 주민들은 이를 계기로 오히려 당국에 불만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고 한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2018년 1월까지 장마당에서 쌀 1kg 가격은 북한 돈 4,000원대였다고 한다. 그런데 2월이 되자 5,500원까지 급격히 올랐다고 한다. 때문에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는 앞으로 식량 가격이 더 오를까 매우 불안해 하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당국이 오랜만에 식량을 배급해줬지만 장마당의 식량 값은 내릴 조짐이 없다”면서 “사법 기관과 군부대도 제대로 배급을 못하면서 겨우 이틀 분 식량을 배급해준 것으로 주민들의 불만을 잠재울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 소식통들이 전한 이야기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가시적인 성과를 나타내고 있음을 의미한다.

    김정은 정권은 2017년 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와 미국, 일본, EU 등의 대북제재가 한층 강화되자 수출용 상품과 석탄, 비축용 식량 등을 장마당에 내다 팔기 시작했다. 덕분에 북한 주민들은 따뜻한 겨울을 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비축해 놓은 물자들이 바닥을 보이고 중국과의 무역이 어려워지면서 식량과 연료, 생필품 확보가 어려워진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2018년 들어 북한 내 연료 가격과 식량 가격의 폭등을 그 근거로 꼽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