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중 하차' 리스크 제거… 당무감사·조강특위·제2혁신위 '고삐죄기'
  • ▲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22일 오후 대법원에서 무죄 확정판결을 받은 직후, 당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웃음 가득한 표정으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사진DB
    ▲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22일 오후 대법원에서 무죄 확정판결을 받은 직후, 당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웃음 가득한 표정으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사진DB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대법원에서 무죄 확정판결을 받음에 따라, 당내 의원들 사이에서도 친홍(친홍준표)으로의 '줄서기'가 본격화되면서, 친홍정당으로의 탈바꿈이 완성 단계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지난 7·3 전당대회에서 당대표로 선출된 이래 △박근혜 전 대통령 출당(黜黨) △서청원·최경환 의원 징계 시도 △당무감사 단행 △조강특위 구성 등 구(舊) 친박(친박근혜)계를 겨냥한 인적 쇄신 작업을 펼쳤다.

    아울러 △지명직 최고위원에 측근 임명 △바른정당 통합파 의원들의 복당 수용 △주요 당직에 복당파 등 범홍(汎洪)계 전진 배치 △원내대표 경선에 관여해 범홍계 선출 등 당내 장악력을 높이기 위한 작업도 단계를 밟아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대표 선출 반 년이 다 돼가는 지금까지 홍준표 대표의 이러한 작업들은 일정 부분 한계를 가지고 있었다.

    가장 중요한 의원들 사이에서 홍준표 대표의 영(令)이 겉도는 현상이 있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당대표라기보다는 원외(院外)대표로 머물고 있었다.

    홍준표 대표 본인도 지난 5일 관훈토론에서 "친홍이라지만, 소위 계파라고 할만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며 "예산안 등 (원내의 일)에는 관여하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오랫동안 여당 생활을 해온 한국당 의원들은 권력의 풍향에 민감하다. 당대 권력의 동향에 따라 의원들은 새롭게 줄을 서는 분위기에 익숙하다.

    그런데 당대표 선출 반 년이 다 돼가는 연말까지 의원단에서 '줄서기' 현상이 제대로 목격되지 않은 이유는 '홍준표 체제가 언제까지 이어질까' 하는 회의감 때문이었다. 가까이 보면 대법원 판결, 멀리 보면 지방선거가 리스크였다.

    만일 22일 대법원 판결에서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이 이뤄졌더라면, 홍준표 대표가 당대표직을 고수할 수 있을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지난 2011년 말에 본인이 연루되지도 않은 중앙선관위 홈페이지 디도스(DDos) 공격 의혹으로도 한나라당 대표최고위원에서 물러날 수밖에 없었는데, 본인이 결부된 사건에서 유죄 취지 판결이 나온다면 견뎌내기 어렵다.

    하지만 이날 무죄 판결로 이러한 리스크는 깨끗이 사라지게 됐다. 물론 지방선거 참패로 인한 지도부 붕괴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지만, 이는 기본적으로 정치적 책임의 문제라 사법적 책임처럼 명료하지가 않다. 홍준표 대표가 임기를 채울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 것이다.

    2020년 총선이 최대 관심사인 의원들에게 있어서, 총선 약 9개월 전까지 당대표로 임기를 수행할 홍준표 대표의 '말빨'이 더욱 큰 무게감을 갖게 됐다. 본격적으로 의원들이 홍준표 대표의 눈치를 보며 '줄서기'에 나설 수밖에 없는 여건이 드디어 조성됐다는 평가다.

    홍준표 대표도 이날 대법원의 무죄 확정판결 직후,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제2혁신위 구성 등을 발판으로 당 장악력을 높이는데 속도감을 더하겠다는 의중을 드러냈다.

    이날 당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홍준표 대표는 "나를 둘러싼 음해와 질곡에서 벗어났다"며 "이제 한국 보수우파의 중심으로 이 나라 자유대한민국을 지키는데 전력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사자후를 토했다.

    아울러 "조강특위를 통해 조직혁신을 마무리짓고, 정책혁신을 통해 자유한국당의 새로운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며 "최고위원들과 협의해 제2혁신위를 구성해서 정책혁신의 중심으로 만들 생각"이라는 뜻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