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충원 참배 뒤 "역대 대통령들 공과, 우리가 뛰어넘어야 할 과제"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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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이승만·박정희·김대중·김영삼 전 대통령의 묘역 참배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대권 행보를 시작했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구속 수감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첫 검찰 조사를 받기로 예정돼 있었다.

    문 후보는 4일 추미애 대표 등 당 지도부와 함께 서울 국립현충원을 찾아 전직 대통령들의 묘역과 무명용사 묘역을 참배한 뒤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서 대선에 임하면서 현충원을 참배하고 역대 대통령 묘역과 학도의용군 무명용사 묘역을 참배하면서 마음을 새로 가다듬는 시간을 가졌다"고 말했다.

    이날의 행보를 두고 정치권 일각에선 문 후보가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문 후보는 지난 2012년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 후보로 확정되자 현충원을 방문한 바 있다. 

    당시 문 후보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묘소와 제2 참전용사 묘역만 참배했을 뿐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참배하지 않았다. 

    '이번 대선에서 승리하려면 확장성 부족의 약점을 보완해야 한다'고 평가받는 문 후보가 중도 보수층과의 통합행보를 강조함으로써 '표의 확장성'을 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대목이다.

    문 후보는 지난달 25일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에 있는 백범 김구 선생 묘역을 참배하며 지지층 결집에 나선 바 있다.

    당시 문 후보는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의 묘역도 참배할 생각이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제가 당 후보가 되고 난 후에 해야 할 일인 것 같다"고 말했었다. "당 후보가 되면 이승만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참배하겠다"는 약속을 열흘 만에 지킨 셈이다.

    문 후보는 이날 무명용사 묘역 참배에 대해서는 "학도의용군 무명용사들이야말로 대한민국을 지켜주신 상징과 같은 분들로, 우리가 나라를 위해 한 몸을 희생하고 헌신한 분들을 제대로 기리는 것이 진정한 보훈이자 안보의 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대한민국은 건국 이후 역사에 많은 굴곡이 있었고 역대 대통령들은 공과가 있었지만 안아야 할 우리의 역사이고, 공과도 뛰어넘어야 할 우리의 과제"라며 "이제 공정과 정의의 토대에서 정의로운 국민통합을 이뤄야겠다고 다짐했다"고 주장했다.

    문 후보는 방명록에 '공정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라고 썼다.

    문재인 후보가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의 묘역을 공식적으로 참배한 것은 이번이 두번째다. 앞서 그는 2015년 2월 전당대회에서 당대표로 확정된 후 두 전직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