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김두관 민주통합당 경선후보 안보특보…“문제의 그림, 패러디 아니라 성희롱”
  • ▲ 심동보 예비역 제독이 2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그림 '더러운 잠'을 철거할 당시 모습. 이를 두고 일부 언론은 심 제독을 '박근혜 지지자' 또는 '보수단체 회원'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사실과 달랐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심동보 예비역 제독이 2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그림 '더러운 잠'을 철거할 당시 모습. 이를 두고 일부 언론은 심 제독을 '박근혜 지지자' 또는 '보수단체 회원'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사실과 달랐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난 24일 국회 의원회관 1층 로비에 걸려 있던 ‘더러운 잠’이라는 패러디 그림이 한 노신사에 의해 철거됐다. 문제의 그림은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지난 20일부터 주최한 ‘시국풍자 전시회-곧, BYE!’의 작품 가운데 하나였다.

    ‘더러운 잠’이라는 그림은 프랑스 화가 에두아르 마네의 그림 ‘올랭피아’에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씨의 얼굴을 끼워 넣고, 곳곳에 ‘패러디’를 삽입한 그림이었다. 하지만 이 그림을 본 사람들은 ‘패러디’라고 생각하기 보다는 ‘모욕’과 ‘성희롱’으로 받아들였다고 한다.

    결국 지난 24일 국회 의원회관에 들렀던 한 노신사가 ‘더러운 잠’이라는 그림을 철거해버렸다. 관련 내용은 언론을 통해 바로 보도됐다. 하지만 틀린 내용들이 상당히 많았다.

    ‘더러운 잠’이라는 그림을 철거한 노신사는 심동보 예비역 해군제독이었다. 해군사관학교 31기로 최윤희 前해군참모총장의 동기인 심동보 제독은 “언론들의 오보를 바로 잡아달라”고 당부했다. 

    심동보 제독은 24일 ‘더러운 잠’ 그림 철거 당시 몰려든 기자들에게 “내가 의원회관 민원실 입구에서 그 그림을 떼어 부순 사람이다. 나는 어느 단체, 정당 소속도 아니다, 박근혜 대통령 지지자도 아니다, 일반 시민이다”라고 밝혔다고 한다.

    심동보 제독은 “기자들이 생각할 때 ‘일반 시민’이라고 하고, 이름도 모르고 모양새도 안 나고 쓸 게 없으니까 그렇게 한 것 같다”고 추측했다.

    심동보 제독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한 우파시민단체 출범식에 초청을 받아 갔다가 평소 잘 아는 의원들에게 인사를 하려고 의원회관에 들렀다가 ‘더러운 잠’이라는 그림을 보고, 참지 못해 그대로 철거해 버렸다고 한다. 심동보 제독은 “평소에도 국방·안보 이슈 때문에 의원회관에 자주 간다”고 설명했다. 

    심동보 제독은 이로 인해 국회 경비대에 ‘재물손괴’ 현행범으로 연행돼 여의도 지구대와 영등포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은 뒤 유치장에서 하루밤을 보내고 25일 오전 11시에 풀려나왔다고 한다.

    심동보 제독은 해당 그림의 작가와 일부 좌익매체들이 ‘표현의 자유’라고 주장하는데 대해서도 조목조목 반박했다.

  • ▲ 심동보 제독이 철거한 그림 '더러운 잠'. 이게 과연 '예술적 패러디'일까. ⓒ뉴데일리 DB
    ▲ 심동보 제독이 철거한 그림 '더러운 잠'. 이게 과연 '예술적 패러디'일까. ⓒ뉴데일리 DB


    심동보 제독은 “저는 평소 표현의 자유, 예술가들의 다양한 창작욕 등을 인정하고 존중하는데 이 그림은 완전히 도를 넘어선 것”이라고 비판했다.

    심동보 제독은 “현장에서 그림을 보니까, 박근혜 대통령의 표정을 마약에 취한 사람처럼 몽롱하게 그려놓았고, 그 옆의 최순실은 바구니 속에 마약주사처럼 보이는 주사기를 가득 담아 들고 있었다. 대통령의 손에 들고 있는 것은 얼핏 남성 성기처럼 보이는데 자세히 보면 ‘사드(THAAD)’라고 적힌 미사일”이라고 묘사했다.

    심동보 제독은 “박근혜 대통령이 지금 국회 탄핵안 가결에 따라 헌법재판소 심판을 받고 있다고는 하나 엄연히 국가원수”라면서 “국가원수, 그것도 여성 대통령을 완전히 발가벗겨 놓은 그림에다 마약에 취한 사람처럼 묘사한 그림을 보니 내가 발가벗겨진 느낌이 들었다”고 비판했다.

    심동보 제독은 “현재 우리나라 법에서는 ‘피해자가 수치심을 느끼면 성희롱’이라고 규정하는데, 내가 볼 때 이 그림(더러운 잠)은 박근혜 대통령뿐만 아니라 전 국민을 대상으로 성희롱을 한 셈”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더러운 잠’에 대한 심동보 제독의 비판은 계속됐다. 그는 “예술이라면 뭔가 목적이 있을텐데 이 그림의 목적은 대체 뭐냐, 국민의 민의를 대표하고 반영한다는 국회, 그것도 의원회관 입구 정면에 이런 그림이 걸려 있다는게 말이 되느냐”고 되물었다.

    심동보 제독은 “24일 오전, 표창원 의원이 속한 더불어민주당에서 이 문제를 징계위원회에 회부하겠다고 밝혔고, 문재인 前대표도 ‘민망하고 잘못됐다’고 지적했고, 다른 정당 모두가 표창원 의원을 국회 윤리위원회에 회부하겠다고 밝혔는데도 문제의 그림이 오후까지 계속 걸려 있었다”면서 “그 수많은 국회의원들은 왜 이걸 무시했느냐, 나는 도저히 이해가 안 돼 처벌을 받을 걸 감수하고 철거한 것”이라고 밝혔다.

  • ▲ 그림 '더러운 잠'을 철거한 심동보 제독은 군사안보 전문가로 정치적 성향은 전무하다. ⓒ2016년 국군방송 '전설의 전우' 출연 당시 모습. ⓒ국군방송TV 관련화면 캡쳐
    ▲ 그림 '더러운 잠'을 철거한 심동보 제독은 군사안보 전문가로 정치적 성향은 전무하다. ⓒ2016년 국군방송 '전설의 전우' 출연 당시 모습. ⓒ국군방송TV 관련화면 캡쳐


    심동보 제독은 일부 언론이 보도한 것과는 달리 정치 성향이 없으며, 국가안보 문제에만 관심을 가진 예비역 해군제독이었다.

    심 제독은 2012년 대선 당시 김두관 민주통합당 경선 후보의 안보특보를 맡기도 했고, 같은 해 8월에는 ‘징병제 폐지를 위한 모병제 추진 TF’에서 활동하기도 했다. 이후로는 국군TV와 YTN, 참깨방송 등 이념이나 정당을 불문하고 ‘국가안보’를 이슈로 다루는 데는 적극 참여했다. 방송 출연만 70여 회에 달한다.

    심 제독은 호위함 충남함 함장으로 근무한 바 있다. 심 제독은 2002년 1월 말 합동참모본부 지휘통제작전과장으로 부임, 같은 해 4월 한국군에서는 처음으로 ‘정보작전(Information Operation)’과로 개편시킨 바 있다. ‘미래전쟁’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정보작전을 잘 해야 한다는 주장을 관철시켰다고 한다.

    해군 내에서는 후배와 부하들이 잘 따르는 지휘관으로 유명해 2016년에는 국군TV에 출연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