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추가 탈당 막을 방법, '친박 후퇴'와 '보수 정책대결'
  • ▲ 새누리당 인명진 신임 비대위원장 내정자. 왼쪽으로 정우택 원내대표가 보인다. ⓒ뉴시스 DB
    ▲ 새누리당 인명진 신임 비대위원장 내정자. 왼쪽으로 정우택 원내대표가 보인다. ⓒ뉴시스 DB

    새누리당 의원 중 29명의 의원이 1차 탈당을 하면서 추가 탈당 여부가 정치권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추가 탈당의 주요 변수인 인명진 비대위원장 내정자의 향후 행보에 대해 정치권 일각에서는 새누리당이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대표의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새누리당은 관계자는 28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현재 새누리당에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전 대표 같은 사람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김종인 대표가 지난 19대 국회 말에 영입돼 친노패권주의를 청산하는 모습을 보여줬듯이 인명진 비대위원장 역시 비슷한 모습을 보여줘야 새누리당이 살아날 수 있다는 의미다.

    새누리당은 탄핵정국으로 이정현 대표가 물러난 뒤, 당 혁신을 위해 인명진 비대위원장을 내정하고 오는 29일 전국위원회 추인을 앞두고 있다. 당은 인명진 비대위원장 추인과 동시에 당 혁신의 속도를 끌어올려 추가 탈당을 막고 위기를 수습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양당으로 갈라진 여권은 새누리당과 개혁보수신당 모두 핵심 인사 몇 명이 패권을 장악하는 구도로 나뉘는 모양새다. 새누리당은 서청원·최경환 의원 등 친박계 핵심인사가 당을 장악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으며, 비박계 신당인 개혁보수신당은 김무성·유승민 의원이 구심점 역할을 하는 모습이다.

    유력한 대선주자가 없는 양 당은 모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행보에 기대를 걸고 있다. 오는 12월 31일 임기를 마치고 귀국할 반기문 총장이 어느 당과 손을 잡는지에 따라 주도권의 향방이 엇갈릴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새누리당으로서는 반 총장의 귀국에 앞서 사당화 이미지를 빨리 벗어던지고 정책대결을 통해 선명한 보수색을 드러내는 것이 주요 과제로 꼽힌다. 비박계와의 '정통보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민주적인 정당의 모습을 먼저 갖춰야 승산이 높다는 이야기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인적청산'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새누리당의 신임 인명진 비대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 김종인과 비슷한 역할을 해내야 한다는 설명이다.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대표는 지난 19대 국회 막판에 영입돼 이해찬 전 총리를 내보내는 등 일부 의원들을 축출하면서 친노패권주의를 약화시키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 과정에서 그의 거침없는 행보가 당내에서 구설에 오르긴 했지만, 결과적으로 더민주는 20대 국회에서 친문(親文·친 문재인)으로 뭉치며 더욱 공고해진 전례가 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은 '문재인'이라는 대선후보가 있다는 점에서 도로 '친문'으로 뭉쳤지만, 친박계의 경우 아직 특정 대선 후보가 없다는 점에서 '수술' 결과에 따라 무늬만 혁신이 아닌 실제로 친박계 해체의 효과를 낼 수 있다. 특유의 조직력을 살리면서도 매스를 들이대려면 지금이 적기라는 설명도 뒤따른다.

    이 관계자는 "정우택 원내대표가 여러 차례 인명진 비대위원장 내정자와 사전 조율을 했다고 밝혔고, 인 내정자가 내정 직후부터 인적청산을 외친 것을 보면 단순 돌발행위라 보기는 어렵다"면서 "현재로써는 친박계 핵심 인사들이 어느 정도까지 창피를 당해줄 것인가가 관건일 수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한편, 새누리당의 비주류 의원이었던 김무성·유승민 의원 등 29명은 지난 27일 탈당했다. 나경원 의원 등 최소 6명의 의원이 2차 탈당을 저울질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