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A, 말레이시아 美-北회담 참석 ‘대북유화론자’ 주장, 반대 주장도 전해
  • ▲ 존 케리 美국무장관이 최근 북한 핵문제에 대해 근본적 해결이 아니라 '핵개발 동결'을 대안으로 삼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이 되고 있다고 '미국의 소리'가 보도했다. ⓒ美국무부 공개사진
    ▲ 존 케리 美국무장관이 최근 북한 핵문제에 대해 근본적 해결이 아니라 '핵개발 동결'을 대안으로 삼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이 되고 있다고 '미국의 소리'가 보도했다. ⓒ美국무부 공개사진


    오바마 정권의 대북 강경대응은 결국 ‘쇼’에 불과했던 것일까. 최근 존 케리 美국무장관이 연이어 북한 핵문제 해결방식을 ‘비핵화’가 아니라 ‘핵무기 개발 동결’이라는 식으로 말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은 3일 존 케리 美국무장관이 북한에게는 유화적 제스처로 보일 수 있는 ‘핵동결’과 ‘평화’라는 표현을 사용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소리’ 방송은 “지난 9월 18일 북한이 즉각 취해야 할 조치로 ‘핵동결’을 언급한 데 이어 지난 10월 19일에는 북한을 향해 ‘새 평화방안과 외교 정상화’라는 당근을 제시했다”면서 “동맹국들과 단호한 대북제재 공조를 다짐하는 자리에서 이런 발언이 나와 美정부의 대북협상 의지를 반연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소리’ 방송은 지난 9월과 10월, 존 케리 美국무장관의 발언에 이어 美정보기관 고위 관계자가 “북한의 비핵화는 사실 가망성이 없는 목표”라고 말한 것이 이어지면서 큰 파장이 일었다고 지적했다.

    이는 제임스 클래퍼 美국가정보장(DNI)이 CFR 주최 세미나에서 “북한은 핵무기를 생존 티켓으로 여기며, 그나마 바랄 수 있는 최대치는 북한 핵무기 능력의 제한일 것”이라고 한 발언을 의미한다.

    ‘미국의 소리’ 방송은 “제임스 클래퍼 美국가정보장의 발언은 공교롭게도 말레이시아에서 北외교 당국자들을 만나고 돌아온 리언 시걸 美사회과학원 동북아 안보협력 프로젝트 국장의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다”면서 美정부가 북핵문제에 대한 태도를 바꿔 ‘대화’를 하려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소리’ 방송은 이어 말레이시아에서 北외무성 관리들과 만난 미국의 ‘대북유화론자’들의 주장을 정리했다. 북한 관리들이 2006년 9.19 합의를 근거로 미국과의 외교 정상화를 요구하고 있으며, 여기에 대한 반대급부로 북한의 비핵화가 아닌 북한 핵무기 개발 동결을 두고 협상할 여지가 있다는 소리였다.

    ‘미국의 소리’ 방송에 따르면, 北외무성 관리를 만난 미국의 ‘대북유화론자’들은 2017년 1월 출범할 새 행정부에 관련 내용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고 한다.

    ‘미국의 소리’ 방송은 “문제는 미국과 북한이 ‘핵동결’을 각자 다르게 해석할 수 있다”면서, 미국은 ‘핵동결’을 비핵화 전 단계로 보는 반면, 북한은 최종 목표인 ‘핵보유국 지위’를 얻기 위한 일보 후퇴 정도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었다. 즉 북한은 언제든 다시 핵무기 개발에 나설 자원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뜻이다.

    ‘미국의 소리’ 방송은 이 같은 문제를 들어 ‘대북유화론자’들이 주장하는, ‘핵동결과 美-北 외교정상화 맞교대’라는 협상에 반대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도 전했다.

    북한이라는 믿을 수 없는 상대를 대상으로 대화를 한다는 것은 ‘신기루’나 마찬가지며, 북한과의 협상 과정에서 생길 국제사회의 피로감 때문에 결국에는 美정부의 의도를 관철시키지 못하고, 한국, 일본의 불안감만 고조 시킬 것이라는 주장이었다.

    만약 ‘미국의 소리’ 방송이 전한대로 존 케리 美국무장관을 비롯한 오바마 정권의 지도부가 북한 핵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이 아니라 ‘협상을 통한 임시방편’을 내세워 김정은 집단과 ‘협상’을 시작할 경우 한국은 1994년 당시 ‘제네바 합의’ 때와 같이, 돈은 돈대로 부담하면서 북한에게 이로운 일만 하는 ‘멍청한 대북전략’을 답습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