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임 비대위원장 선임 D-15… 외부 정대철·권노갑도 거론
  • ▲ 국민의당 이상돈 의원(자료사진). ⓒ뉴데일리
    ▲ 국민의당 이상돈 의원(자료사진). ⓒ뉴데일리

    국민의당 '박지원 체제'가 마감을 보름 앞둔 가운데, 그동안 당이 사실상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의 '원맨쇼'로 운영됐음을 인정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상돈 의원은 13일 '지금 박지원 비대위원장밖에 보이지 않는다'는 관측에 "부정하지는 않겠다. 그런 부분도 분명히 있다"고 밝혔다. 

    이상돈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지난 4·13 총선에서 정당투표 결과를 보면 영남에서 굉장히 많은 표를 얻었다"며 "우리를 지지한 건 4년 전에 새누리당을 지지한 분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그런 지지했던 분들 상당수가 우리한테 실망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비상대책위원장이라는 것이 문자 그대로 비상한 사태에 대응하는 거니까 효율성을 강조하다보니 외부에서는 박지원 위원장만 보일 수가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6월 총선 홍보비 리베이트 파동으로 안철수·천정배 전 공동대표가 물러나면서 비대위원장에 오른 박지원 위원장은 '안보는 보수'라는 당의 슬로건과 정반대로 당을 이끌었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반대에 앞장서는 한편 최근까지도 대북 강경대응에는 강력히 반발하는 대신 북한에 쌀을 지원하고 외교와 대화를 하자고 주장하는 등 '안보 좌클릭'을 이어가는 중이다.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영원한 비서실장'이라고 불리는만큼 DJ의 정치적 계승자를 자처하는 박지원 위원장으로선 햇볕정책, 즉 '안보 좌파'에서 벗어나기 힘들었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상돈 의원은 당이 사드 반대를 당론으로 채택한 것에 대해 "지나치게 성급했다"고 거듭 강조하고는 "박지원 위원장의 경우는 아무래도 김대중 대통령의 비서실장도 지냈으니까 그런 개인적인 생각이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박지원 위원장의 임기는 이제 끝나가고, 다음번에 비대위원장, 그 다음번에 당대표 선출의 결과에 따라서 우리를 지지했다가 실망했던 유권자들을 다시 한 번 찾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후임 비대위원장 및 차기 당 대표는 박지원 위원장과는 적어도 안보 부분에서는 다른 방향으로 당을 이끌어가야할 것을 당부한 셈이다. 

    박지원 위원장이 당을 대표하는 비대위원장과 원내 사령탑인 원내대표를 겸직이 길어지면서 독단적 의사결정에 대한 당내 불만도 적지 않았다. 

    황주홍 의원은 지난 8월 박지원 위원장을 향해 "원맨쇼 그만하시라"고 쏘아붙였고, 박 위원장이 "너 인마 나가"라고 원색적인 발언으로 맞받아치며 갈등이 표출됐다. 

    지난 5일에는 박지원 위원장이 일정으로 의원총회에서 자리를 먼저 떠나자 "우리 당의 모든 결정권과 모든 논의가 그분 한 분에게 사실상 독점되어 있다시피 한데, 그 위치에 있는 분이 안 계시니, 여기서 얘기를 해 봐야 무슨 소용이 있겠나"고 직격하기도 했다. 

    사실 이같은 우려는 박지원 체제 출범 초기인 지난 8월부터 당내 호남 의원들 중심으로 제기됐다.

    주승용 의원은 "정기국회 문제가 있지만, 다른 당을 따라가려고만 하면 국민이 비웃는다"며 "최소한의 당헌·당규 개정을 하고 서울에서 '원샷'으로 대표를 빨리 뽑아서 대선 모드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성엽 의원은 "총선 직후 원내대표를 합의 추대한 것부터 잘못됐다"고 비판했고, 정인화 의원도 "전대가 늦으면 대선준비도 늦어지니 늦어도 10월 말에서 11월 초 사이엔 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한편 국민의당은 오는 24일 의총을 열고 후임 비대위원장 문제를 논의하고 28일에 최종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후임 비대위원장은 12월로 예정된 차기 전당대회까지 약 2개월간 당을 이끌게 된다.

    다만 후임 위원장을 당내 인사로 정할지 외부 인사로 정할지를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원내로는 조배숙·주승용 의원이, 원외에서는 권노갑·정대철 고문 등이 거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