親中 정세현類 친문패권 정세관에 일침… 국론분열 조장 행태도 비판
  • ▲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대표가 214일 간의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생활을 마무리하는 기자간담회에서 친문패권세력을 향해 마지막 쓴소리를 남겼다.

    친중사대(親中事大)와 함께 국론분열을 조장하고 있는 패권친문을 비판하면서 비대위 대표에서 물러나더라도 '역할'을 계속하겠다고 밝혀, 모종의 정계개편 가능성을 바라보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김종인 대표는 21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반도 평화는 한미동맹을 통해 유지되고 있음을 냉정히 시인해야 한다"며 "한미동맹은 한반도 안보와 생존의 문제"라고 밝혔다.

    이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로 충돌하는 중국과의 전략적 중요성도 잘 알고 있다"면서도 "중국과의 관계는 경제의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궁극적으로는 "핵 개발로 위협하는 북한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더불어민주당은 국익의 우선순위를 따져 현명한 판단을 내릴 수 있어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는 친문패권계파의 수장인 문재인 전 대표를 향해 쓴소리를 남긴 것으로 해석된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지난달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드 배치 결정의 재검토와 공론화를 요구한다"는 메시지를 남긴 이래로 지난 8일에는 매국방중(賣國訪中) 논란을 일으킨 초선 의원 6인을 두둔하는 내용의 글을 올리는 등 사드 비판의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이에 발맞춰 노무현정권에서 통일부장관을 지냈던 정세현 전 장관은 16일 국회에서 열린 특강에서 "(사드 배치 철회로) 미국이 경제 보복을 한다면 중국과 더 손을 잡아야 한다"며 "(중국과의 관계만 유지한다면) 굶어죽을 걱정은 없다"고 했다. 이는 전형적인 친문패권적 국제정세관을 보여주는 특강이었다는 지적이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김종인 대표는 "지금 이 나라 국민이 처한 가장 큰 위기는 분열"이라며 "우리의 공통 목표는 분열과 싸우는 것이 돼야 한다"고 했다.

    나아가 "우리 당의 정권교체가 분열이 돼서는 안 된다"며 "집권을 위해 분열을 조장해서도 안 된다"고도 강조했다.

  • ▲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지난 18일 김대중 전 대통령의 7주기를 맞이해 묘역에서 분향하고 있는 가운데, 뒷쪽에 서 있는 문재인 전 대표가 다른 곳을 응시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지난 18일 김대중 전 대통령의 7주기를 맞이해 묘역에서 분향하고 있는 가운데, 뒷쪽에 서 있는 문재인 전 대표가 다른 곳을 응시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이 역시 국론분열을 통한 국민 상호 간의 증오와 반목의 정치를 조장하고 있는 문재인 전 대표의 행보를 나무라는 것으로 풀이된다.

    문재인 전 대표는 15일 지난 대선에서 본인이 당선되지 못한 탓을 하는지 "우리는 아직 민주공화국을 완성하지 못했고 국민주권을 실현하지 못했다"고 규정한데 이어 19일에는 "지금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는 거꾸로 가고 있어서 정말 안타깝다"고 정의하는 등 분열과 증오의 정치를 일삼고 있다.

    이렇듯 김종인 대표가 문재인 전 대표를 향해 연일 나무라는 것과는 반대로 더민주 내에서 전개되는 8·27 전당대회 당권 레이스 과정에서는 패권친문 세력이 시·도당위원장 경선에서 연전연승하며 패권을 공고히 하고 있다.

    '김종인 비대위 체제'에서 4·13 총선 승리를 통해 여소야대 정국을 기껏 만들었건만, 문재인 전 대표를 위시한 친문패권세력은 수권정당의 길과는 역주행을 하고 있는 셈이다.

    이 때문인지 지난 18일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에서 열린 김대중 전 대통령 7주기 추도식에서 김종인 대표는 문재인 전 대표가 "안녕하신가"라고 인사를 건넸으나 대꾸도 하지 않으며 불쾌한 심경을 여과 없이 표출했다. 김종인 대표는 향후 문재인 전 대표와 따로 만날 가능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도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미 두 사람의 관계가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넜다는 것이 야권 관계자들의 관측이다.

    이 때문에 김종인 대표가 패권친문을 향해 연일 쓴소리를 하는 것은 조만간 도래할 야권발 정계개편을 바라보고 모종의 '복선'을 까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최근 김종인 대표는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새누리당은 친박으로, 더민주는 친문으로 계속 가고 있다"며 "양 극단이 기승을 부리면 여야 모두에서 견디지 못한 세력들이 나와 중간에서 헤쳐모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를 내다본 김종인 대표가 정계개편 과정에서 안보는 '사드 배치 찬성' 등 보수로, 경제는 '경제민주화' 등 진보로 내달리는 역할을 자처하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많은 정치권 관계자들은 현재의 정치 지형상 '블루오션'이 '안보는 보수, 경제는 진보'의 영역에 있다고 보는데, 이 영역을 노리고 신당 창당을 바라보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김종인 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경제민주화는 내게 주어진 천명"이라며 "어떠한 역할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 '어떠한 역할'에 탈당 및 신당 창당까지 포함되는 것인지 김종인 대표의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