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 청구동 자택 예방하기도… "새누리당의 쇄신 노력 방향" 고견 들어
  • ▲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간담회 도중 참석자들의 발언을 메모하다가 뭔가 골똘히 생각에 잠겨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간담회 도중 참석자들의 발언을 메모하다가 뭔가 골똘히 생각에 잠겨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당대표 선출 2주차를 맞이하는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의 스타일이 점차 분명해지고 있다. 충분히 경청하되 결정해야 할 일이 있으면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실무적으로 의결하겠다는 자세가 새누리당에 혁신의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는 17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간담회에서 파격적으로 50여 분에 걸친 간담회 전체를 언론에 공개했다. 자신의 모두발언은 최소화하고, 참석한 중진의원 및 최고위원 전원의 발언을 경청하는데 주력했다.

    이 덕에 5선의 심재철 국회부의장·정갑윤 전국위의장으로부터 유창수 청년최고위원까지 참석자 전원이 돌아가면서 발언을 했다. 참석한 중진의원·최고위원들의 발언을 꼼꼼히 메모하면서 들은 이정현 대표는 마지막에 다시 돌아온 마이크를 잡고 일일이 의견을 밝혔다.

    심재철 부의장이 제기한 저출산·고령화 대책기구 설립의 문제, 나경원 의원이 제기한 교육용 전기료 인하 문제, 강석호 최고위원이 제기한 농어촌 선거구 대책 문제 등에 대해 일일이 답변하면서 "레토릭으로 하는 말이 아니고, 진심으로 대표의 부족함을 채워준다는 생각으로 회의석상이 아니더라도 늘 이끌어달라"고 부탁했다.

    이는 최고위원회의를 대하는 자세와는 사뭇 대조적이라 주목된다. 이정현 대표는 취임 이후 처음 열린 1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고위원회의는 당무에 관한 의결기구인데 현안에 관해 논평하는 식으로 40~50분을 쓰니, 정작 토론하고 의결하는 시간은 10~20분밖에 안 된다"며 공개 모두발언을 전부 철폐한 바 있다.

    이는 '불통' 논란을 야기함과 동시에, 정치권과 언론 일각에서는 '비박(非朴) 계파의 언로(言路)를 봉쇄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야기하기도 했다. 하필이면 같은날 강석호 최고위원이 이른바 친박(親朴) 계파의 공천 협박 녹취록 파문을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던터라 더욱 그러한 오해를 촉발한 감도 있다.

    의원외교가 집중되는 시기인데다 휴가철까지 겹쳐 많은 중진의원들이 참석하지 못했는데도 이날 서둘러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간담회를 잡고, 모든 참석자에게 공개 발언의 기회를 부여하면서 전 과정을 언론에 공개한 것은 이같은 '언로 봉쇄' 논란을 차단하려는 의도도 일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즉, 매주 월·목에 열리는 최고위원회의는 철저하게 당무 토론 및 협의·의결 중심의 실무형 회의체로 가져가고, 대신 수요일에 열리는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간담회에서 자유롭게 백화제방(百花齊放)식으로 당내의 여러 목소리가 분출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정현 의원은 이날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간담회를 마치고 당사를 떠나기에 앞서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도 "최고위원회의는 의결체로 말그대로의 '회의'를 하는 곳"이라며 "최고·중진회의는 당헌·당규에 없는 자문을 구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얼마든지 공개하고 의견을 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부분 휴가 중이고 외국에 있는 분들도 많아 다음에 (최고·중진 간담회를) 열자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그런 게 문제가 아니라 그냥 빨리 만나고 싶더라"며 "사람 다 채울 필요 없이 두 번 세 번이라도 만나면 되는 것이 아니냐"고 되물었다.

    한편 이정현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간담회와 오후의 원외당협위원장총회에서 당내의 목소리를 들은 뒤에도 보폭을 넓혀 경청 행보를 이어갔다.

    이정현 대표는 이날 '충청권의 맹주'이자 살아 있는 한국현대정치사 그 자체인 김종필 전 국무총리(JP)를 예방했다. 이 자리에서 이정현 대표는 "새누리당이 앞으로 민심을 되찾고 민생을 되살리기 위해 어떤 노력과 쇄신이 필요하겠느냐"고 자문을 구했고, 이에 김종필 전 총리는 다양한 견해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