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인트라롯’ 2007년 한국 로또 사업참여…2013년 3기 로또에는 '컨설팅'만
  • ▲ 최근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퍼지고 있는, 2015년 8월 세르비아 로또 추첨 영상. ⓒ유튜브 영상 캡쳐
    ▲ 최근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퍼지고 있는, 2015년 8월 세르비아 로또 추첨 영상. ⓒ유튜브 영상 캡쳐

    2015년 7월 말, 동유럽 국가 ‘세르비아’에서는 난리가 났다. 정부가 운영하는 로또 시스템 생중계 방송에서 황당한 일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당시 중계방송이 게재된 유튜브 영상을 보면, 6개의 숫자 가운데 4번, 33번, 12번의 공은 이미 뽑힌 상태였다. 네 번째 당첨번호를 뽑는 과정에서 공이 바깥으로 나온 직후 화면에 뜬 숫자는 21번이었다. 하지만 생중계 되는 카메라 속에 비친 당첨된 공의 번호는 27번이었다.

    당황한 진행자는 여기서 황당한 말실수를 한다. “다음 공은 21번이 나올 겁니다.” 그런데 그 실수가 ‘사실’이 됐다. 실제로 다섯 번째 당첨번호로 21번이 나온 것이다.

    이 내용은 순식간에 유럽 전역으로 전파됐다. ‘로또 조작’ 가능성이 농후했기 때문이다. 세르비아 정부는 관련 내용을 두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이처럼 이미 1년이 다 되어가는 동유럽의 ‘로또 사건’이 최근 한국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이유는 한국에서도 '로또 조작 의혹'이 여러 차례 제기된 바 있어서다. 

    2007년 7월 13일 정부 조달청은 제2기 로또 운영사업자로 ‘나눔로또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NH농협과 유진기업, LG CNS, 그리스의 로또 시스템 업체인 ‘인트라롯(Intralot)’이 모인 컨소시엄이었다. 그리스 업체인 ‘인트라롯’은 세계 3대 로또 시스템 업체로 알려져 있어 큰 기대를 모았다.

    ‘나눔로또 컨소시엄’은 2007년 12월 2일부터 로또 시스템을 운영했다.

    ‘나눔로또 컨소시엄’은 2013년 9월 3기 운영사업자에도 선정됐다. 컨소시엄 구성원은 유진기업과 NH농협은 그대로이고, 대우정보통신시스템, 윈디플랜 등이 새로 참여했다.

    확인 결과 LG CNS는 3기 사업에 참여하지 않았다. 인트라롯의 경우에는 로또 시스템을 운영하는데 필요한 노하우 등을 전수하는 '컨설팅'만을 제공하고 있다고 한다.

    언론 보도 등에 따르면 3기 로또부터는 국내 업체가 자체 개발한 로또 시스템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그 사이 ‘로또 조작 의혹’도 불거졌다. 2008년 9월 진수희 당시 한나라당 의원이 “로또 시스템에 오류가 있을 가능성이 높으며 조작 의혹까지 있다”면서 문제를 제기했고, 이에 ‘인트라롯’ 측은 “소송하겠다”며 강경하게 맞서기도 했다. 결국 감사원 등이 감사를 벌였고 별 다른 문제를 찾아내지 못하면서 조용해졌다.

    세르비아 로또 조작 의혹이 새삼 거론되고, 한국 로또에 대한 의혹이 나오자 ‘인트라롯’ 측은 "세르비아 로또와 한국 나눔로또 관련해 알려진 내용이 사실과 매우 다르다"고 지적했다.

    ‘인트라롯’ 측에 따르면, 세르비아에는 2004년 이후 로또 시스템이나 운영 컨설팅을 제공한 적이 없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