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공화국' 언급… 劉의 헌법정치에 동참?
  • ▲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의원이 지난 4일 국회의원 회관에서 열린 한 포럼에 참석해
    ▲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의원이 지난 4일 국회의원 회관에서 열린 한 포럼에 참석해 "유승민 의원과 나는 공교롭게도 비슷한 처지"라고 말해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된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의원이 지난 4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포럼에서 "저와 유승민 의원이 공교롭게도 비슷한 처지"라고 토로했다.

    김 의원은 이날 '20대 총선과 한국 정치의 과제'라는 주제의 포럼 기조연설에서 "헌법 제1조는 대한민국이 민주공화국이라 적고 있다"며 "민주주의는 우리가 많이 말했지만 '공화국'이 뭔가, 함께 책임질 나라를 만들어가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각자 살아나가라고 한다면 그건 우리가 합의한 민주공화국이라 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

    김 의원은 "4.13 총선 결과에서 변화를 만든 것은 국민"이라며 "대구 시민이 종이 돌멩이를 던져 대한민국이 변해야 한다는 절박감을 전달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의원의 발언은 헌법을 인용하고 공화를 강조했다는 점에서 유승민 의원과 비슷한 구석이 있다. 유승민 의원은 지난해 7월 사퇴 기자회견에서 "평소 같았으면 진작에 던졌을 원내대표 자리를 끝내 던지지 않았던 것은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임을 천명한 우리 헌법 1조 1항의 지엄한 가치를 지키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유 의원은 지난달 31일 성균관대 강연에서 당시 기자회견에 대해 "우리 시대가 처한 문제를 해결하는데 가장 필요한 개념이 바로 공화"라면서 "민주는 조금 해봤지만, 공화는 별로 못했다"고 설명했다. 공화의 중요성을 강조한 셈이다.

    이 밖에도 김부겸 의원과 유승민 의원은 모두에 대구에서 당선됐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새누리당 강세 지역에서 김부겸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출신으로, 유승민 의원은 무소속으로 당선됐다.

    당내 입지도 비슷하다. 유승민 의원은 원내대표 취임 이후 박근혜 대통령과 각을 세우면서 정치적인 체급을 키웠지만, 그 결과 공천에서 탈락했다. 유 의원은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지만 20대 국회에서는 유승민계가 원내에 없는 데다 본인의 복당 여부마저 불투명한 상황이 됐다.

    김부겸 의원 역시 '지역주의 타파'를 내걸고 대구로 가서 어렵사리 당선됐지만, 더민주 내 주류인 친노와는 거리가 있다. PK와 호남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김 의원이 '유승민 의원과 비슷한 처지'를 말한 것을 두고 더불어민주당 내 김 의원의 입지를 빗대 친노패권주의를 비판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다른 분석으로는 그가 유승민 의원에 '러브콜'을 보냈다는 설명도 있다. 당내 비주류인 김 의원은 잠재적인 대선후보군으로 평가받지만 친문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더민주에서 현재스코어로는 내년 대선의 후보가 되기는 쉽지 않다.

    이런 때에 정의화 전 국회의장이 창당을 거론하는 등 지각변동이 예고되면서 당내 비주류인 김 의원이 유 의원을 끌어안는 제스쳐를 던졌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같은 자리에서 내년 대선에 대해 "야권 분열 속에서도 이길 수 있다는 교만한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 것이라 확신한다"며 "대선 준비과정에서 야권 지도자들이 무책임한 말을 하게 된다면 야권 내 지형변화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얼마 전 반기문 UN사무총장이 다녀간 뒤 지지율이 과거 새누리당 지지율을 웃돌고 있다"며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당이나 더민주에 어쩔 수 없이 찍었던 보수·합리파 표가 대선 때 어떻게 되겠냐"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