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격 인터뷰> "상대방 존중 않는 야권연대, 어림없어""지역민 사소한 것까지 챙길 수 있는 정치인 되고파"
  • ▲ 기자가 동대문구갑을 취재하던 도중 정의당 오정빈 후보를 우연히 만났다. 즉석 인터뷰 요청에 오 후보는 흔쾌히 승낙했다. ⓒ오정빈 후보 측 제공
    ▲ 기자가 동대문구갑을 취재하던 도중 정의당 오정빈 후보를 우연히 만났다. 즉석 인터뷰 요청에 오 후보는 흔쾌히 승낙했다. ⓒ오정빈 후보 측 제공

    "더불어민주당은 논의 중에 있는 걸 합의됐다고 발표한 것인데, 이것은 당연히 상대방에 대한 존중이 없는 거죠. 큰 힘을 가진 정당이 소수정당이라고 무시하는 것도 아니고…"

    정의당 오정빈 후보는 3일 〈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침착하게 말을 이어갔지만, 더불어민주당의 패권적 행태를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오 후보는 격전지로 분류되는 서울 동대문구갑에 정의당 후보로 출마했다. 동대문구 갑은 현재 새누리당 허용범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안규백 후보의 양강구도 속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때문에 이 지역은 야권연대가 선거의 승패를 가를 중요한 이슈로 떠올랐다. 후보자 간 연대 논의에 어느 정도 성과도 있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달 22일, 더민주 안규백 후보와 정의당 오정빈 후보 사이에 야권연대가 성사됐다고 밝혔다. 다음날에는 동대문 구의회에서 단일화 합의를 공식 발표할 것이라는 구체적인 내용도 제시됐다.

    그러나 오정빈 후보는 '단일화 사건은 명백히 오보'라고 지적했다. 지역 차원에서 논의가 되고 있을 뿐, 중앙당과의 협의 및 승인 등 두 가지 절차가 남았는데도 먼저 합의가 완료된 것처럼 보도자료를 냈다는 설명이다.

    오 후보는 이에 대해 "정당을 떠나 상대방을 존중하지 않는 태도를 보이면 당연히 안되는 것"이라며 "존중이 없는 행태는 소수정당이라고 무시하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이어 "당시 야권 연대가 논의되고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연대를 하려면 우리 공약도 들어줘야 하지 않느냐. 어떤 정책공약을 협상할 것인지 이제 막 테이블에 올려놓는 시점에서 단일화가 됐다고 발표됐다"고 울분을 토해냈다.

    오 후보는 진정성 있는 야권연대의 방법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합당과 통합은 억지로 선거에서 이기려고 합치는 것이다. 이런 형태는 진보진영에서 여러 차례 시도했지만 성공한 적이 없다"며 "선거를 앞두고 사전 단일화를 해야 한다. 어차피 단일화하는 과정을 거칠 거라면 선거에 들어가기 전에 사전 단일화를 해서 야권이 서로 신뢰를 쌓아가면서 이뤄져야 정권을 잡아갈 수 있지 않겠느냐"고 비판했다.

    나아가 "그래서 예비후보 기간에 합의를 하자고 심상정, 문재인 대표가 만났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남들이 사소하다고 느낄지라도 주민들이 크다고 느끼면 그것을 느끼고 해결하는 것이 정치라 생각한다"면서 "멋있어 보이는 것을 좇기보다 원하는 것을 해결해주는 진짜 정치인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밝혔다.


  • ▲ 오정빈 후보는 지역 주민들의 사소한 것을 들어주는 정치인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오정빈 후보 측 제공
    ▲ 오정빈 후보는 지역 주민들의 사소한 것을 들어주는 정치인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오정빈 후보 측 제공

    다음은 오정빈 후보와 1문 1답.

    - 출마의 변에 대해서.

    ▶ 대학 때부터 왜 조금씩 사회가 각박해질까 이런 것에 대한 문제 인식이 있었다. 왜 조금씩 사회가 각박해질까 이런 것에 대한 문제 인식이 있었다. 가만히 보니 빈부 격차 발생이 심해지면 개인들이 각박해지는 것을 느꼈다. 서민들이 느낄 수 있는 작은 정치를 하고 싶어 출마하게 됐다.

    정의당을 선택한 것은 복지정책 모델을 추구하는데 정의당이 사민 정책 방향을 추구하다 보니 맞아서 선택하게 됐다. 정의당은 청년 정치인에 대한 지원도 풍족한 편이다.


    - 정의당에 대해서 생소한 유권자들이 많을 것 같다.

    ▶ 진보정당도 많은 실패를 거듭하면서 왔다. 진보 전당 계열 중 통합진보당 사태가 계파 갈등이라기 보다는 패권주의에 따른 문제라고 본다. 통합과 분열을 거듭한 끝에 깨달은 것은 "우리만의 생각을 고집하지 말자"였다. 자기들만 옳은걸 증명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패권을 쥐었지만, 선거에서는 철저하게 깨져온 게 진보의 역사였다.

    정의당은 진보는 진보지만 자기들만 옳다는 것을 내세우는 정당이 아닌 사람의 이야기를 담고 싶은 정당이다. 생각과 이념보다는 사람에게 와 닿는 게 무엇인가를 고민하는 단계다.

    예전에는 NL PD 논쟁이 치열했지만, 젊은 우리 세대에게는 그런 논쟁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고 생각한다. (오정빈 후보는 88년생 만 27세다)


    - 더민주 안규백 의원과 야권연대 발표가 났다가 취소되는 헤프닝이 있었다.

    ▶ 굳이 강하게 이야기할 이유가 없다. 논의 중에 있는 걸 합의됐다고 깨면 어떻게 하느냐. 당연히 존중이 없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소수정당이라고 무시하는 것이라고 밖엔…

  • ▲ 오정빈 후보는 지역 주민들의 사소한 것을 들어주는 정치인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오정빈 후보 측 제공

    - 지역 공약을 듣고 싶다.

    ▶나는 정치가 진짜 올드하고 와 닿지 않는다고 느껴지는 부분이 조직들이 너무 크다는 점이다. 큰 게 나쁘다는 것은 아니고, 와 닿지 않는 정책들이 많은 것 같다. GTX 등 스케일 큰 사업들을 공약으로 꺼낸 후보들이 많은데, 그런 것보다는 지역 주민들이 원하는 것은 따로 있을 수 있다.

    일 예로 제가 이문동에서 쓰레기 줍는 봉사활동을 했을 때 주민들이 좋아하셨다. 다른 지역 같으면 쓰레기 줍는 게 뭐 그렇게 와 닿는 정치냐고 하실 수도 있지만, 여기는 너무 심각하니까 굉장히 좋아하신다. 그런 와 닿는 정책이 설정돼야 한다고 느낀다. 사소한 것도 정치 일부고, 주민들이 크다고 느끼면 해결 하는 게 정치라고 생각한다.


    - 청년 정치인으로서 어려운 점은 없는지.

    ▶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이 청년을 챙긴다고 하지만, 다 나가떨어졌다고 본다. 반면 정의당은 지역구에 8명이 경선에서 살아남았다. 후보를 전체 지역구에 60여 명 낸 정의당으로서는 엄청나게 살아남은 숫자다. 당에서 그만큼 재정지원을 해준 것이다. 기탁금도 내주고 인건비도 내주고.

    저는 이런 게 정의당의 진정성이라고 생각한다. 정의당은 군소정당이기 때문에 모두가 어렵다. 당에서 재정이 쪼들린 가운데 일부를 떼서 청년에게 지원하고 이런 것이 청년 정치인을 키우는 걸로 본다.


    - 정의당이 군소정당이라 어려운 점은 없는지…당의 비전을 설명하자면.

    ▶ 스웨덴의 사민당도 국민에게 인정받는데 30년이 넘게 걸렸다. 굉장히 오랜 기간에 치열한 경쟁이 있었다고 본다. 대한민국 역사에 정의당이라는 정당은 나온 지 2년, 3년밖에 되지 않았다. 꾸준히 인정받고 기반을 마련해야 개혁이 가능하다. 반사이익만 잡으면 금방 무너진다고 생각한다. 기본부터 탄탄한 정당이 돼서 제대로 이끌고 가는 수권정당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