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시절 '기초연금 20만 원'도 실패, 야당은 30만 원 주자는데…
  • ▲ 새누리당 소속으로 서울 용산에서 3선을 지낸 진영 의원이 결국 20일 더불어민주당으로 이적을 결정했다. 진영 의원은 초심의 정치로 달려가겠다고 말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누리당 소속으로 서울 용산에서 3선을 지낸 진영 의원이 결국 20일 더불어민주당으로 이적을 결정했다. 진영 의원은 초심의 정치로 달려가겠다고 말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새누리당 소속으로 용산에서 3선을 한 진영 의원이 20일 더민주로 이적을 선언했다.

    더불어민주당 진영 의원은 이날 "초심의 정치로 달려가겠다"면서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진 의원은 "돌이켜 생각해보면 제가 추구한 '초심의 정치'는 완전히 좌초됐다"면서 "저 역시 권력정치에 휩싸였고, 계파정치에 가담했으며, 분열의 정치에 몸담았다"고 회상했다.

    이어 "저에게 정치는 출세도 권력도 영광도 아니었다. 꼭 지켜야 할 약속이고 희망이었다"면서 "저에게 지난 며칠은 가슴 아픈 나날이었다"고 설명했다.

    진 의원은 "그들은 통치를 정치라고 강변하면서 살벌한 배격도 정치로 미화했다. 저에게는 특정인의 지시로 움직이는 파당이 아닌 참된 정당정치가 소중하다"며 에둘러 친박계를 비판했다.

    나아가 "이 시대의 정당이야말로 실천적인 지도자의 실용적인 정책에 승부를 걸어야 할 때라고 확신한다"며 대한민국주의자로서 새 깃발을 함께 들 동지를 더불어민주당에서 찾았다. 권위주의에 맞서는 민주정치, 서민을 위한 민생정치, 통합의 정치를 이루는데 저의 마지막 힘을 보태겠다"고 주장했다.

    진영 의원은 전북 고창 출신으로 17회 사법시험에 합격했으며 2004년 한나라당 기획위원장을 지냈고, 2012년 18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부위원장을 역임한 원조 친박에 속한다.

    하지만 그는 2013년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내던 시절, 기초연금 정부 안에 반대하면서 청와대와 대립각을 세우면서 청와대로부터 멀어졌다.

    그는 기초연금과 국민연금을 연계하는 방안에 반대했다. 국민연금 가입 기간이 길어질수록 기초연금 지급액을 줄이는 연계방식이 국민연금 가입자들의 반발을 부른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대안으로 소득 하위 30%는 월 20만 원, 소득 하위 30~50%는 월 15만 원, 소득 하위 50~70%는 월 10만 원을 주는 방안을 마련했다.

    반면 청와대는 기초연금과 국민연금을 연계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했다. 국민연금 가입 기간이 길수록 수령액을 줄이는 방식으로 노후소득을 보장하자는 취지였다. 진 의원은 결국 "제가 반대해온 기초연금안에 대해 국회와 야당을 설득할 수 없다"며 보건복지부 장관을 사퇴했다.

    이후 탈박으로 분류되던 진 의원은 지난 17일 오는 20대 새누리당 공천에서 탈락하자 "오직 국민 편에서 일하겠다는 국민과 한 약속을 지키려 했던 지난날의 저의 선택이 저에게 이처럼 쓰라린 보복을 안겨줬다"면서 새누리당을 탈당했다.

    더민주로서는 진 의원이 가뭄에 단비처럼 반갑다는 반응이다. 진 의원이 내리 3선을 하면서 강해진 여당 세 탓에 용산에 마땅한 적수를 찾지 못하던 더민주는 현역 국회의원이 넘어오자 두 팔 벌려 환영하는 모양새다.

    더민주 김종인 대표는 "진영 의원이 더불어민주당에는 매우 큰 힘이 될 것이라는 점을 확신한다"며 "함께 민주주의를 더욱 더 성취할 수 있는 길을 택하신 것에 대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더민주는 입당 기자회견 직후 그를 용산에 전략공천하는 한편, 공동선대위원장직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근혜 대통령 입장에서는 진영 의원이나 김종인 대표 모두 '배신'한 인물들인데, 이들이 이번 총선에서 반(反) 박근혜 연대를 맺을 공산이 커 보인다. 특히 더민주로서는 일여다야(一與多野) 구도가 전개됨에 따라 인해 불리해 보였던 수도권 판세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조응천 전 청와대 비서관에 이어 탈박인사들로 총선에서 반박근혜 프레임을 이어나간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진영 의원과 김종인 대표 간 경제를 보는 시각차가 커 반박근혜 프레임을 위한 조건 없는 공생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앞서 더민주 김종인 대표는 기초연금 30만 원을 노인공약으로 내걸고 출산율 상승을 위해 국민연금을 공공부문에 투자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진영 의원이 박근혜 대통령에 반대하면서 기초연금안으로 제시한 부분과는 큰 괴리가 있는 방안이다. 더군다나 더민주는 현행 기초연금제도마저도 "박 대통령이 대선공약을 이행하지 않았다"고 공격하는 상황이다. 국민의당 역시 "진영의원이 더불어민주당에 가봐야 비노로 분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더민주는 진영의원 외에도 서울 중구성동을에 이지수 경제민주화·기업지배구조 전문가, 서울 은평갑에 박주민 변호사, 서울 동작갑에 김병기 전 국정원 인사처장, 서울 송파을에 최명길 전 MBC 유럽지사장, 전북 익산을에 한병도 전 의원을 전략공천자로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