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공화당 대선주자 미트 롬니, 트럼프 ‘세금’ 문제 비난
  • ▲ 2015년 8월 美워싱턴포스트, ABC뉴스 등은 "도널드 트럼프와 클린턴 前대통령 부부가 매우 가까운 친구이며, 트럼프는 공화당 경선 출마 전 빌 클린턴과 수 차례 전화통화를 했다"고 폭로했다. ⓒ당시 美 ABC뉴스 보도화면 캡쳐
    ▲ 2015년 8월 美워싱턴포스트, ABC뉴스 등은 "도널드 트럼프와 클린턴 前대통령 부부가 매우 가까운 친구이며, 트럼프는 공화당 경선 출마 전 빌 클린턴과 수 차례 전화통화를 했다"고 폭로했다. ⓒ당시 美 ABC뉴스 보도화면 캡쳐

    도널드 트럼프가 美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3연승을 올리며 대권에 성큼 다가섰다. 다른 후보들은 트럼프 비판에 날을 세우고 있지만 그의 인기를 따라잡을 것 같지는 않다. 트럼프가 2016년 美대선에서 승리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한국은 어떻게 될까.

    최근 대선후보 경선을 놓고 美공화당에서 일어난 일들을 보면, 2016년 대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그리 높아보이지는 않는다.

    지난 25일(현지시간) 美언론들은 2012년 대선 당시 공화당 후보였던 ‘미트 롬니’의 주장을 일제히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에게는 사업 등 여러 가지 부분에서 ‘세금 불성실 납부’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었다.

    이에 트럼프는 미트 롬니를 가리켜 “사상 최악의 멍청한 대선후보”라고 비난하면서 그의 비판에 끄덕도 않겠다는 태도를 취했지만, 논란은 계속 커지고 있다.

    美현지 언론들은 공화당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는 소식도 전하고 있다. 트럼프를 비판하던 목소리가 빗발쳤던 美공화당 내에서는 이제 우려와 기대 섞인 목소리, 당원들의 ‘줄서기’ 행진이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지난 24일(현지시간) 현역 하원의원인 크리스 콜린스(뉴욕, 공화당), 던컨 헌터(캘리포니아, 공화당)가 트럼프 지지를 공식 선언했다.

    현역 하원의원들의 트럼프 지지 선언을 전한 美언론들은 “아직 큰 움직임(Rush)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당 내부에서도 기존의 대선 경선 후보들에 대한 압력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테드 크루즈,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에게 ‘코커스’에서 트럼프를 이기겠다며 서로에게 상처를 주기 보다는 차라리 트럼프의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로 나서라는 여론이 커지고 있는 것이었다. 오는 3월 1일(현지시간) 美13개 주에서 동시에 경선을 치르는 ‘슈퍼 화요일’을 지나면, 경선은 의미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공화당 내에 팽배해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더 이상 같은 당끼리 ‘의미 없는 싸움’을 하기 보다는 트럼프의 ‘러닝메이트’로 붙어, 그의 상품성을 높이고 공화당의 정통성을 지켜야 한다는 주장도 상당한 설득력을 얻고 있다고 한다.

    트럼프의 인기를 놓고 우려의 목소리가 높던 美공화당 내부 분위기가 이처럼 급격히 바뀐 것은 지역 경선에서 나타난 그의 인기 때문. 앞서 4번의 경선 가운데 3번을 승리했고, 45% 이상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뒤 따르는 후보들을 거의 2배 차이로 따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테드 크루즈,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이 ‘슈퍼 화요일’ 경선까지는 치르겠지만, 그 후에는 두 사람이 후보 단일화를 할 가능성이 있다는 예측도 내놓고 있다고 한다.

    美공화당이 가장 우려하는 시나리오는 대선 경선 후보들이 결국 단일화를 하지도, 트럼프의 ‘러닝메이트’로 참여하지도 않고 끝까지 경선에 참가, 당내 여론이 사분오열되고 결국 대선에서 민주당에 패배하는 것이다.

    트럼프가 대선에서 승리해도 공화당 입장에서는 걱정이다. 미국의 이익을 함께 지킬 우방국과의 군사동맹이 깨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트럼프는 이미 몇몇 우방국을 향해 강한 비판의 목소리를 낸 바 있다. 멕시코와의 국경에는 거대한 장벽을 세우고, 중남미와 중동, 아프리카에서 몰려오는 불법체류자와 무슬림 난민들을 모조리 쫓아내겠다고 밝혔고,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를 향해서는 ‘안보 무임 승차자’라고 비난을 퍼부었다. 특히 핵심 목표는 한국이다.

    美CNN에 따르면, 트럼프는 지난 25일(현지시간)에는 텍사스州 휴스턴에서 열린 TV공개토론에 참석해 “한국, 독일, 일본 등은 우리로부터 막대한 돈을 벌어들이면서도 자신들의 안보 문제를 미국에 기대고 있다”면서 “더 이상 우리가 이들을 보호해줄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TV공개토론에 참석한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은 “한국은 매년 8억 달러(한화 약 9,800억 원)의 방위 분담금을 내고 있고 일본 또한 마찬가지”라고 반박했지만 트럼프의 인기에 눌려버렸다고 한다.

    트럼프는 또한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F-35 스텔스 전투기와 같이 거액이 소요되는 무기 개발 계획을 모조리 취소할 것이라고 호언장담하기도 했다.

    트럼프가 경선 과정에서 보인 동맹국에 대한 홀대와 비판, 국방력 강화에 대한 부정적인 태도의 원인은 사실 그가 내놓은 ‘포퓰리즘 공약’을 지키기 위해서다.

    트럼프는 저소득층 수백만 명에게 연방 세금을 감면하고, 최고 소득계층에게 부과하는 소득세율 또한 현행 30%에서 25%로 대폭 낮추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상속세, 법인세 또한 폐지하거나 대폭 낮추겠다고 밝혔었다. ‘오바마 케어’로 불리는 건강보험제도를 즉각 폐지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택스 폴리시 센터’ 등 민간 연구기관들은 “트럼프가 공약을 이행할 경우 美연방정부 재정적자가 현재보다 최대 9.5조 달러 늘어날 것”이라는 연구 결과를 내놓으며 그를 비판하기도 했다. 하지만 트럼프는 자신의 공약을 물를 생각이 없어 보인다.

    다른 부분에서의 문제도 있다. 트럼프와 클린턴 부부 간의 관계다. 2015년 8월 美워싱턴 포스트는 “트럼프가 공화당 경선 출마를 공식선언하기 전인 6월에 빌 클린턴 前대통령과 수 차례 전화 통화를 했다”고 보도했다. 이후 클린턴 前대통령 부부가 트럼프의 세 번째 결혼식에 참석해 찍은 사진, 이들이 함께 골프를 치는 사진 등이 美언론에 공개가 됐다.

    힐러리 클린턴의 경우 2012년 9월 11일(현지시간) 리비아 벵가지 폭동을 전후로 美연방정부의 기밀을 개인 이메일을 사용해 주고받은 것이 2015년 3월에 드러나 지금도 곤욕을 치르고 있다. 또한 클린턴 前대통령 부부는 ‘클린턴 재단’의 공금을 개인적으로 유용했다는 비판을 받은 적도 있다.

    이런 클린턴 前대통령 부부와 트럼프가 ‘절친’이라는 점 때문에 美공화당 일각에서는 트럼프가 클린턴 前대통령 부부가 내세운 ‘트로이의 목마’가 아닌가 의심했다. 그런데 이 ‘트로이의 목마’가 대선 경선 내내 단독 선두를 지키고 있으니, 공화당 입장에서는 환장할 노릇인 것이다.

    美국민이 아닌, 동맹국의 입장에서도 美대선에서 누가 승리할 것인가는 중요한 문제다. 2016년 美대선의 경우 ‘비정상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트럼프와 사회주의자 샌더스, 여러 가지 의혹이 제기돼 정직성에 대해 의심을 받는 힐러리가 ‘삼강 체제’를 구축하면서 동맹국들 또한 美정치권 만큼이나 곤혹스러운 상황이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