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 대선주자들 “오바마의 ‘전략적 인내’ 실패로 드러났다”…민주 “중국이 북한 통제”
  • ▲ 2016년 美대선주자들도 북한의 4차 핵실험과 관련해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사진은 2015년 5월 당시 미국의 소리(VOA) 방송이 꼽은 주요 대선주자들. 2016년 현재 민주당 후보는 그대로지만 공화당에서는 일부가 빠진 상태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 보도화면 캡쳐
    ▲ 2016년 美대선주자들도 북한의 4차 핵실험과 관련해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사진은 2015년 5월 당시 미국의 소리(VOA) 방송이 꼽은 주요 대선주자들. 2016년 현재 민주당 후보는 그대로지만 공화당에서는 일부가 빠진 상태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 보도화면 캡쳐

    지난 6일 북한의 4차 핵실험이 2016년 미국 대선에서 주요 쟁점이 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美대선주자들이 북한의 4차 핵실험을 두고 ‘민주당 정권 책임론’과 ‘중국 개입 종용론’을 내세우며 입씨름을 벌이고 있다고 美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美공화당은 대선후보와 정치인 모두 북한이 4차 핵실험을 벌일 수 있게 된 것이 오바마 정부의 ‘전략적 인내 전략’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텍사스, 공화당)은 지난 6일(현지시간) 아이오와 유세 중 기자들을 만나 “이번 일(북한의 4차 핵실험)은 우리가 직면한 위협을 다시 한 번 보여줬다”면서 “김정은 일가가 죽음과 자살까지 열렬히 찬양하는 광신도 집단 ‘이란’만큼 위험하지는 않다고 해도 자신들의 호전적 행동에 대한 대가를 더 치르도록 역내 동맹국과 공조해 더욱 고립시켜야 한다”고 역설했다.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은 또한 북한이 4차 핵실험까지 실시한 이유가 민주당에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빌 클린턴 정권 때문에 오늘날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게 됐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면서 “(90년대 북한 핵협상) 당시 웬디 셔먼이 협상을 망쳤는데 ‘오바마-힐러리 정권’은 그런 사람을 이란 핵협상에도 기용했다. 클린턴 정권의 실패한 정책이 오바마 정권을 거쳐 힐러리에게까지 이어진다면 같은 실수를 반복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플로리다, 공화당)은 자신의 트위터에다 “나는 오바마 대통령이 (북한 핵문제와 관련해) 아무 것도 안 하는 동안 북한에서는 미치광이가 핵무기를 증강하려 한다는 사실을 유세 기간 내내 강조했었다”면서 “북한의 핵실험이 수소폭탄으로 확인된다면 이는 오바마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前국무장관의 외교정책이 실패했음을 보여주는 가장 최근의 사례가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젭 부시 前플로리다 주지사(공화당) 또한 트위터에다 “북한의 이번 핵실험은 ‘오바마-클린턴 정권’의 무책임한 외교정책이 얼마나 위험한지 잘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다른 주요 공화당 인사들도 북한의 4차 핵실험이 오바마 정권의 무력하고 잘못된 대북정책 탓이라고 지적했다.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공화당)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핵실험은 지난 7년 동안 오바마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前국무장관이 북한을 무르게 대했다는 데 있다”고 비판했고, 한 때 공화당 대선 주자로 거론되던 칼리 피오리나 前HP CEO는 “북한의 핵개발 야욕은 힐러리 클린턴 前국무장관의 전략이 실패했음을 보여주는 또 다른 사례”라고 비판했다.

    공화당 측의 비난이 빗발치자 민주당 대선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前국무장관은 오히려 “내가 북한 문제를 다룰 적임자”라고 주장했다.

    지난 6일(현지시간) 힐러리 클린턴 前국무장관은 성명을 통해 “북한의 목표는 세계를 협박해 불량정권에 가해진 압박을 풀려는 것인 만큼 우리는 이런 깡패 짓에 놀아나거나 굴복해서는 안 된다”면서 “핵무기를 앞세운 벼랑 끝 전술이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는 확고한 메시지를 북한에 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힐러리 클린턴 前국무장관은 또한 “대통령 임기 첫날부터 북한을 다룰 수 있는 경험과 판단을 지닌 대통령이 필요하다”면서 “우리와 동맹국인 한국, 일본을 방어하기 위해 필요한 어떤 조치라도 북한을 상대로 취해야 하는 것에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 미국과 유엔은 즉각 추가 대북제재를 하고 미사일 방어망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클린턴 부부와의 ‘밀약설’이 나왔던 도널드 트럼프는 공화당의 목소리로 포장한 美민주당의 친중파와 유사한 주장을 북핵 대응 방안으로 내세웠다.

    도널드 트럼프는 美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핵 문제는 내가 오랫동안 거론했던 것”이라면서 “이 미치광이가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는데도 그동안 누구도 그와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데니스 로드먼이 그와 이야기한 게 전부”라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는 “중국이 북한에 대해 완전한 통제권을 갖고 있다” “현 시점에서 북한이 핵무기를 갖고 있을 수는 있지만 운반수단이 없다”는 등의 주장을 펼치면서 “중국이 북핵 문제에 본격적으로 개입해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도널드 트럼프는 하지만 북한의 4차 핵실험으로 中공산당 지도부가 ‘뒤통수’를 맞았다는 이야기는 제대로 하지 않았다.

    지금까지 공화-민주 양당 대선주자들의 주장을 종합하면, 공화당은 북한에 대한 ‘실질적이고 확실한 제재’를 통해 김정은 정권을 압박할 것을 주장하고 있고, 민주당은 오바마 정권의 ‘전략적 인내 전략’을 계속 유지하면서, 中공산당을 ‘지렛대’로 활용해 북한을 6자 회담과 같은 ‘대화 테이블’로 끌고 나와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아무튼, 이처럼 2016년 대선에 출마한 공화-민주 양당의 주요 주자들이 북한 핵실험 문제와 북핵 해결을 주요 쟁점으로 들고 나오면서, 올해 美대선에서는 중동 문제와 한반도 문제, 테러 문제 등이 핵심 이슈로 떠오를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