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기념공원 65年만의 사후 안장 허용, 세계 유일의 UN묘지로
  •  국가보훈처는 11일 오전 10시 부산UN기념공원에서 영국참전용사 故(고) 로버트 스티드 홀먼 맥카터(Robert Steed Holman McCotter)씨의 안장식이 열린다고 밝혔다. 대한민국 정부가 주관하는 공식 유해봉환식과 안장식 거행하는 것은 로버트 맥카터氏가 처음이다. 

    로버트 맥카터(Robert McCotter)씨의 유해는 정부주관 유해봉환식을 갖고 같은 날 서울현충원 봉안당에 임시 안치됐다가 전우들이 잠들어 있는 부산UN공원에 안장된다.

    안장식에는 맥카터氏의 유가족으로 아들 부부와 국가보훈처장, 주한영국부대사 등 대사관 관계자, 재방한 참전용사 등 100여 명이 참석한다.

    정부는 인천공항 유해 봉환식에서부터 부산 유엔묘지 안장식을 최고의 예우로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로버트 맥카터氏 안장의 의미는 그동안 6.25전쟁 당시 사망했던 참전용사의 안장만을 허용하던 UN기념공원이 전쟁 사후(死後) 참전용사의 안장을 65년만에 허용함으로써 안장이 가능한 세계유일의 UN묘지로써 세계평화의 성지(聖地)로 거듭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볼 수 있다. 

    유엔참전용사들은 1975년부터 시행해온 보훈외교 차원의 유엔참전용사 재방한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을 방문하고 전우들이 안장돼 있는 부산 유엔기념공원에 안장되길 원했으나 사후(死後) 안장을 허용하지 않은 정책으로 그 뜻을 이루지 못했었다.

    로버트 맥카터(Robert McCotter)氏도 생존해 있을 때 부산UN공원에 묻힌 전우들을 간절히 보고 싶어 했으나, 건강이 여의치 않아 생전에 한국을 방문하지 못했다.

    맥카터는 1948년 입대해 1950년 당시 홍콩에서 복무하고 있었으나, 6․25전쟁이 발발하자 영국 최초 파병부대인 아가일 앤 서덜랜드 하이랜더스(Argyll and Sutherland Highlanders) 부대원으로 참전을 지원해 한국전쟁에 참전했다.

    맥카터는 1950년 9월, 낙동강 방어 전투에 참전해 고지를 점령하는 등 성과를 거두었으나, 이 전투로 한쪽 다리에 화상을 입어 일본으로 이송 돼 6주간 입원치료를 받은 후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참전하고, 1952년 8월 본국으로 귀환했다.

    국가보훈처는 "향후 유엔참전용사가 부산UN기념공원에 안장을 희망할 경우 적극적으로 지원해 국가차원의 최고의 예우를 받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부산 유엔기념공원은 1951년 1월 유엔군 사령부 묘지로 설치되었으나, 1955년 12월 유엔총회 의결에 따라 유엔 기념묘지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