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필 거부 서울대-연고대 교수 중, 실체 필진 참여 교수 없어
  • ▲ 현행 검인정 한국사교과서들. ⓒ MBN 캡처
    ▲ 현행 검인정 한국사교과서들. ⓒ MBN 캡처

    중학교 ‘역사’ 및 고교 ‘한국사’ 교과서에 대한 정부의 국정 전환 방침에 반발해, 주요 대학 역사 전공 교수들이 국정 한국사교과서 집필진으로의 참여를 거부하고 나섰지만, 지금까지 집필 거부선언에 동참한 교수 중 실제 한국사교과서 집필진은 불과 3명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국정 한국사교과서 집필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서울대와 연세대, 고려대, 이화여대 역사 전공 교수 중 현행 검인정 교과서 집필진은 한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친북-좌편향적 서술로 논란을 빚고 있는 현행 검인정 한국사교과서 8종의 근현대사 부분을 집필한 교수 및 교사는 모두 37명이며, 이 중 대학교수는 10명이다.

    근대사를 제외한 현대사 부분 집필자를 보면, 8종 교과서의 절반인 4개 출판사가 현직 교사들만으로 필진을 구성했다.

    뉴데일리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금까지 국정 한국사교과서 집필을 거부한 대학 교수 가운데, 검인정 한국사교과서 8종 근현대사 집필진은 3명으로, 여호규 한국외대 사학과 교수(금성), 정재정 서울시립대 국사학과 교수(지학사), 한철호 동국대 역사교육과 교수(한국근현대사학회 감사, 미래엔) 등이다.

    상황의 변화에 따라, 현행 검인정 교과서 집필진 가운데 국정 교과서 집필 거부 의사를 밝히는 경우가 늘어날 수는 있지만, 마치 대학 역사전공 교수의 절대 다수가 국정화에 반대하는 것처럼 비춰지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 왜곡이다.

    국정화 방침에 대한 지식인 사회의 반응은 좌파매체와 야당 성향 누리꾼들이 SNS를 통해 전하는 상황과는 분명히 온도차가 있다.

    좌파매체는 역사전공 교수를 비롯한 한국의 지식인 사회 전체가, 정부의 국정 전환 방침을 거부하는 것처럼 묘사하고 있지만, 사실은 전혀 다르다.

    지난 16일 100명이 넘는 교수들이 정부의 한국사교과서 국정 전환 방침을 지지하는 기자회견을 연 것은, 이번 논란을 바라보는 지식인 사회의 단면을 보여준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나승일 서울대 교수와 양정호 성균관대 교수 등은, 일부 역사 전공 교수들의 반발에 쓴소리를 냈다.

  • ▲ 올바른 역사교과서를 지지하는 교수 모임이 16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왼쪽부터)양정호 성균관대 교수, 나승일 전 교육부 차관, 김희조 신라대학교 교수. ⓒ뉴시스
    ▲ 올바른 역사교과서를 지지하는 교수 모임이 16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왼쪽부터)양정호 성균관대 교수, 나승일 전 교육부 차관, 김희조 신라대학교 교수. ⓒ뉴시스

    이들은 “진정한 역사교육 발전을 도모하고자 한다면, 폐쇄적인 집단행동이 아닌 논의와 협력을 중시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교수사회 일각에서 퍼지고 있는 국정 교과서 집필거부 선언 행태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16일 한국사교과서 국정화 지지 기자회견에 이름을 올린 교수들은 “역사교육 발전 방향을 공론화하고, 그 논의를 이끄는 것이, 이 시대 지성인의 진정한 역할이자 소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정호 교수는 “교과서는 중립적인 위치에 있어야 하는 만큼, 정치에 휘둘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여야 정치인들이 혼란을 부추기는 것은 생산적이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양정호 교수는 “현재까지 102명의 교수가 교과서 국정화를 지지하고 있지만, 참여의사를 밝히는 분들이 늘고 있다”며, “전문가들이 카르텔을 형성해 국정화 반대에만 집중한다면 본인들이 가진 기득권에 대한 비판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새정치민주연합을 비롯한 야당, 속칭 진보교육계와 역사학계가 ‘친일·독재 미화’하는 자극적인 문구를 앞세워, 태어나지도 않은 국정 한국사교과서를 비하하는 상황이 계속되면서, 이에 반발하는 지식인 사회의 움직임도 본격화되고 있다.

    19일 오전에는 학계, 교육계 인사들이 서울 광화문광장에 모여, 한국사교과서 국정 전환지지 기자회견을 연다.

    ‘좋은 교과서, 정직한 교과서, 올바른 교과서를 지지하는 지식인 500인 선언’으로 이름 붙은 19일 기자회견은, 이날 오전 11시 광화문광장 이순신장군 동상 앞에서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