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출연, "김무성 스타일대로 공천 어려울 것" 전망이원집정부제 개헌 가정 등 무리한 분석이라는 비판도
  • ▲ 새누리당 김문수 보수혁신특별위원장(사진)의 대구 수성갑 출마에 대해 이상돈 중앙대학교 명예교수는 가능성을 낮게 점쳤다. ⓒ뉴데일리 정재훈 기자
    ▲ 새누리당 김문수 보수혁신특별위원장(사진)의 대구 수성갑 출마에 대해 이상돈 중앙대학교 명예교수는 가능성을 낮게 점쳤다. ⓒ뉴데일리 정재훈 기자

    이상돈 중앙대학교 명예교수가 대구 수성갑 출마를 선언한 새누리당 김문수 전 보수혁신특별위원장이 여당의 공천을 받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총선을 앞두고 여당 내 계파 갈등을 촉발시키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분석도 함께 나오고 있다.

    이상돈 교수는 17일 YTN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박근혜 대통령이 김문수 전 지사를 어떻게 보는지 아는 사람은 다 안다"며 김문수 전 위원장의 공천가능성을 낮게 점쳤다.

    2012년 대선을 앞둔 새누리당의 비상대책위원을 지낸 것으로 유명한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는 박근혜 대통령의 의중을 이리저리 넘겨짚으며 내년 총선이 김무성 대표의 구상대로 하기 어렵다는 전망을 내놨다.

    이 교수는 "(청와대가) 처음부터 김무성 대표를 탐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며 "김무성 대표 스타일로 총선을 맡겨서는 안되겠다는 것이 확실한 생각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박근혜 대통령이 대구를 방문할 때 지역의원들을 부르지 않고 출신 비서관들과 동행한 사건에 대해 "대구 경북에서 초선의원은 사실상 박근혜 대통령이 임명한 사람"이라며 "대통령 입장에서 볼 때는 내가 공천해서 된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경북 의원들 중에서도 대통령이 보기에는 탐탁하게 생각하지 않는 의원들도 상당히 많이 있다"며 "김문수 지사는 대구 수성갑에서 공천받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특히 2012년 대통령 선거 후보 경선 때 당시 김문수 경선후보가 박근혜 대통령에게 퍼부은 인신공격은 제가 볼 때 도의를 넘은 것"이라며 "경기 서쪽이 원래 정치적 고향이던 김문수 위원장이 별안간 대구에 내려온 것도 그렇고, 이런 결정이 청와대와 관계 없이 김무성 대표와의 결정된 것이라 박 대통령은 좋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나아가 "대통령이 좋게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공천이 순탄하지 않을 것"이라며 "오픈프라이머리는 처음부터 안되는 것이고, 당헌·당규상에 공천제도를 그렇게 명기하는 것도 상당히 어렵다고 본다"고 했다.

    더불어 "영남 공천도 김무성 대표가 자기 구상대로 하기는 어렵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이 교수는 앞서 "박 대통령은 상세한 대화를 하지 않고 의중을 알 수 있는 말을 흘리거나 한다"며 "그러면 주변의 보좌관들이 종합해서 추측을 하고 대개 들어맞는다"고 설명했다. 자신의 추측이 신빙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이상돈 교수의 추측이 다소 무리가 있다는 반론도 나온다.

    최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행보가 유승민 전 원내대표 사퇴 이후부터 청와대와 적절히 발을 맞춰가는 것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김무성 대표는 줄곧 "박근혜 정부의 성공이 곧 새누리당의 성공"이라며 박 대통령과 거리를 좁히기 위해 애썼다. 지난 달 열린 새누리당 연찬회에서는 "4대 개혁의 성공이 바로 박근혜 정부의 성공이자, 우리 19대 국회의 성공이자 또 우리 국민의 성공"이라고 까지 했다.

    실제로 새누리당은 박근혜 정부가 내세운 4대 개혁을 착실히 돕고 있다. 박근혜 정부가 하반기 최우선 국정 과제로 선정한 노동개혁 역시 지난 16일 새누리당이 소속의원 전원의 이름으로 당론 발의하며 적극 호응하고 있다. 

    또한 윤상현 의원이 "내년 총선으로 4선이 될 친박의원중에서 차기 대선에 도전할 분이 있다"고 한 말에 대한 이상돈 교수의 풀이 역시 다소 지나치다는 비판이 뒤따른다.

    이상돈 교수는 "친박에서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을 외교대통령으로 하는 이원집정부제의 분권형 개헌 같은 더 큰 포석을 그리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그렇게 하면 이원집정부제의 총리감은 있다는 정도로 이해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정작 이원집정부제를 주장한 사람은 김무성 대표였다. 그는 작년 10월 중국 방문때 오스트리아식 개헌을 주장 했고, 여기에 박근혜 대통령은 반대의사를 표명했었다.

    정치권 관계자는 "친박이냐 비박이냐는 결국 총선에서 우선 승리해야 의미가 있는 것 아니냐"면서 "이상돈 교수의 지적대로 박근혜 대통령이 자신의 정치적 고향을 대구에서 놓치고 싶어하지 않는다면, 현실적으로 김부겸 전 의원을 이길 수 있는 김문수 전 위원장을 더더욱 공천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