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셉 버뮤데즈 ‘ASA’ 선임분석관 “위성 사진 보면 발사 다음날 신포항에 바지선 정박”
  • ▲ 북한은 지난 8일 수중에 있는 잠수함에서 탄도탄(SLBM) 발사 시험을 실시,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北조선중앙통신 보도화면 캡쳐
    ▲ 북한은 지난 8일 수중에 있는 잠수함에서 탄도탄(SLBM) 발사 시험을 실시,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北조선중앙통신 보도화면 캡쳐

    지난 8일 북한이 수중의 잠수함에서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밝힌 SLBM(잠수함 발사 탄도탄)을 놓고 한국과 미국이 뚜렷한 시각 차이를 보이고 있다.

    한국 정부는 북한이 SLBM 발사 시험을 공개한 뒤 대통령까지 나서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반면 美정보기관과 북한 전문가들은 “아무래도 ‘포토샵’으로 조작한 것 같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美해병대 정보기관 분석관을 지낸 조셉 버뮤데즈 ‘올소스 애널리시스’ 선임분석관은 美존스홉킨스大 부설 북한전문매체 ‘38노스’가 주최한 ‘컨퍼런스 콜(Conferrance Call)’에서 “북한이 공개한 사진 속의 SLBM이 진짜 잠수함에서 발사한 것인지에 대해 회의적”이라고 지적하며 “아무래도 수심 몇 m 아래에 잠겨 있던 바지선에서 미사일 사출시험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조셉 버뮤데즈 선임분석관은 그 증거로 지난 10일 美상업위성업체 ‘디지털 글로브’가 북한 신포항 남쪽 조선소를 촬영한 사진을 제시했다. 이 사진을 보면, 조선소 부두에는 잠수함과 함께 길이 22m, 폭 10m의 바지선이 정박돼 있다. 

    이 사진 속의 잠수함 마스트에는 SLBM 발사관이 보이지만, 실제 시험에는 사용되지 않았다는 것이 그의 분석이었다.

    조셉 버뮤데즈 선임분석관은 “2014년 10월 진수한 잠수함을 이용해, 불과 6~7개월 만에 탄도탄의 수중발사 시험까지 성공시킨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잠수함 수중에서 탄도탄 발사시험에 성공했다는 북한의 주장은, 그들의 현 단계 기술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히려 수중 몇 m 아래의 바지선이나 수중 컨테이너에서 탄도탄 사출 및 발사시험을 하는 것이 통상적인 SLBM 개발 과정이라는 설명이었다.

    조셉 버뮤데즈 선임분석관은 “북한은 위장, 은폐, 기만에 능하다”면서, 북한 노동신문에 게재된 사진의 경우에도 수중 발사시험의 위력을 과장하기 위해 ‘포토샵’으로 합성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지적은 9일 북한의 SLBM 발사 시험 사실이 알려진 뒤 국내 군사연구가들 사이에서도 제기된 바 있다.

    조셉 버뮤데즈 선임분석관의 주장을 요약하면 “수중에 있는 잠수함에서 SLBM 발사에 성공했다는 북한의 주장은 거짓”이라는 뜻이다. 이 같은 주장은 현재 美정보기관, 북한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연이어 나오고 있다.

  • ▲ 한미 北전문가들 사이에서 '포토샵 합성'이라는 평가가 나왔던 사진. ⓒ北선전매체 화면캡쳐
    ▲ 한미 北전문가들 사이에서 '포토샵 합성'이라는 평가가 나왔던 사진. ⓒ北선전매체 화면캡쳐

    ‘38노스’ 운영자인 조엘 위트 연구원은 “북한이 SLBM 개발을 완료하려면 최소한 5년 이상 걸릴 것”이라며, 설령 북한이 SLBM 개발에 성공해도 美본토를 위협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美블룸버그 통신은 美정보기관 관계자를 인용, “이번 SLBM 발사시험으로 알려진 것은 실은 북한이 잠수함에서 탄도탄을 발사할 때 필요한 ‘압축가스 사출시스템’을 시험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전했다. 즉 SLBM 개발의 초기 단계라는 의미였다.

    美블룸버그 통신과 이메일로 인터뷰를 진행한 그레그 틸먼 前국무부 전략무기 비확산담당 국장 또한 “북한이 잠수함 발사 탄도탄으로 美본토를 위협할 수 있다는 주장은 의심스럽다”면서 북한이 SLBM 개발을 완료했을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美우파매체 ‘워싱턴 프리비컨’ 또한 美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美정보기관들은 북한의 이번 SLBM 시험이 해저 발사대에서 지상으로 쏘아올린 것이지 잠수함에서 발사한 것이라고는 보지 않는다”고 전했다.

    美정보기관과 북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북한 당국이 수중의 잠수함에서 SLBM을 발사하는 데 성공했다고 주장하지만, 실제 개발을 완료하는 데는 최소한 5년 이상이 걸릴 것이므로, 당장의 위협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美정보기관과 북한 전문가들의 이 같은 분석은 북한이 90년대 舊소련제 잠수함과 R-27(SS-N-6) SLBM을 몰래 도입했고, 이미 개발이 완료된 제품들을 다시 개조하는 과정에 있다는 점은 거의 설명하지 않았다.

    북한은 2014년 11월 함경남도 신포 조선소 지상 시험장, 2015년 1월 23일 신포 인근 해상기지, 2015년 4월 22일 신포 조선소 일대에서 SLBM 사출 시험을 진행했다. 

    조셉 버뮤데즈 선임분석관 또한 이번 ‘컨퍼런스 콜’에서 “북한 당국이 SLBM 개발을 위해 막대한 자원을 투입하고 있다”는 사실은 부정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