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4·13 총선에서 다시 한 번 헛치면, 새정치도 타석에서 사라질듯"
  • ▲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최고위원(사진 가운데)이 오세훈 전 서울시장(오른쪽), 김성태 의원(왼쪽)과 함께 4·29 서울 관악을 보궐선거에 출마한 오신환 후보의 지원 유세를 하고 있다. ⓒ뉴데일리 정재훈 기자
    ▲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최고위원(사진 가운데)이 오세훈 전 서울시장(오른쪽), 김성태 의원(왼쪽)과 함께 4·29 서울 관악을 보궐선거에 출마한 오신환 후보의 지원 유세를 하고 있다. ⓒ뉴데일리 정재훈 기자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최고위원이 냅다 꽂은 두 번의 돌직구에 새정치민주연합이 삼진 직전의 위기에 몰렸다.

    지난해 7월 30일에는 15개 국회의원 선거구에서 재·보궐선거가 치러졌다. '미니 총선'이라고 불린 7·30 재보선은 세월호 사고의 여파가 가시지 않았던 때라, 직전 7·14 전당대회를 통해 갓 대표로 선출된 김무성 대표에게는 어려운 시험대였다.

    하지만 김무성 대표는 '지역일꾼론 대 정치철새'라는 프레임을 제시하며, 7·30 재보선을 정면 돌파했다. 결론은 대성공이었다. '세월호'와 '정권 심판'만 무한 반복한 새정치민주연합은 11대4로 완패했다.

    김무성 대표는 7·30 재보선을 통해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 체제를 무너뜨리고, 야권의 잠재적 대권 주자였던 손학규 전 대표와 김두관 전 경남도지사를 넉다운시켰다.

    초구부터 돌직구로 승부한 김무성 대표를 맞아 원 스트라이크를 잡힌 새정치연합은 혼란에 빠졌다. 박영선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에 취임했지만, 내홍을 거듭하더니 현직 비대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탈당까지 거론하는 '막장' 상황을 연출했다.

    역설적으로 이 시기가 7·30 재보선을 통해 마운드에 오른 김무성 대표에게는 곤란한 시기였다. 상대할 타자가 없었기 때문이다.

    박영선 원내대표가 당대표격인 비대위원장도 겸하고 있었지만, 기본적으로는 원내대표였기 때문에 카운터파트너는 이완구 원내대표일 수밖에 없었다. 꼬인 정국을 풀고 싶어도 담판을 지을 상대 당대표가 없는 상황에서 김무성 대표는 이렇다할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하다가 '오스트리아식 개헌 발언' 파문을 일으키는 등 스텝이 엉키기도 했다.


  • ▲ '사인 교환 중'?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최고위원이 4·29 재보궐선거 지원 유세 도중 나경원 서울시당위원장과 귓속말을 나누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사인 교환 중'?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최고위원이 4·29 재보궐선거 지원 유세 도중 나경원 서울시당위원장과 귓속말을 나누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혼란을 거듭하던 새정치연합이 이윽고 해를 넘겨 2·8 전당대회를 통해 문재인 대표를 선출하자, 카운터파트너가 생긴 김무성 대표는 다시 특유의 승부 근성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한동안 '유능한 경제·안보 정당'을 내세우며 "국민의 지갑을 지켜드리겠다"고 부르짖는 문재인 대표를 바라보는 김무성 대표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자신의 승부수를 문재인 대표가 '우클릭'으로 빼앗으려 달려오는 모양새였기 때문이다. 유승민 원내대표가 '좌클릭'으로 맞대응해보려 한 시도는 괜한 당내 혼란만 야기했다.

    그러나 '성완종 리스트' 파문이 터지자, 문재인 대표는 결국 다시 '정권심판론'의 함정 속으로 빠져들었다. 김무성 대표는 다시 한 번 자신의 승부구 '지역일꾼론'으로 문재인 대표의 '정권심판론'에 맞섰다.

    '지역일꾼론' 대 '정권심판론'은 김무성 대표로서는 자신 있는 승부다. 김 대표는 28일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몸통"이라며 '정권심판론'을 한 옥타브 올린 문재인 대표를 향해 "4대0으로 질 위기에 처하니 두려워서 정신을 잃은 것 같다"고 비아냥거리며 압승을 예고했다. 아니나다를까, 2·8 전당대회로 출범한 문재인 대표는 첫 시험대에서 크게 헛치며 참담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이제 투 스트라이크, 그리고 김무성 대표와 문재인 대표는 나란히 내년 총선의 지휘봉을 들게 된다. 4·13 총선에서 김무성 대표의 세 번째 돌직구를 문재인 대표가 헛치게 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삼진 아웃으로 끝장나게 된다.

    "누가 이길 수 있겠느냐"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내년 총선, 후년 대선을 승리로 이끌겠다며 등장한 문재인 대표가 총선을 그르치게 되면, 새정치연합도 그 역사적 소임을 다할 수밖에 없다.

    대선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당을 창조적 해체한 뒤 재창당 수준의 개혁을 해야 한다'는 둥 '빅텐트를 쳐서 범진보진영을 모두 끌어들여야 한다'는 둥 '제3지대에 가설정당을 만든 뒤 정권교체에 동의하는 세력을 집결해야 한다'는 둥 '페이퍼 정당을 만든 뒤 각개약진하자'는 둥 언젠가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목소리가 벌써부터 귓전에 들려오는 듯 하다.

    과연 새정치연합은 4·13 총선 때 예정된 삼진 아웃의 운명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까. 손에 익다는 이유로 고집하는 '정권심판론'이라는 배트를 얼마나 빨리 내려놓느냐가 관건이라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