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펜하겐 주택가 ‘크루트퇸덴 문화센터’, 유대인 교회 대상 테러…“만평가 노린 듯”
  • ▲ 덴마크 코펜하겐 테러 직후 현장의 모습. ⓒ美폭스뉴스 보도화면 캡쳐
    ▲ 덴마크 코펜하겐 테러 직후 현장의 모습. ⓒ美폭스뉴스 보도화면 캡쳐

    인구 560만 명의 작은 나라 덴마크도 무슬림 테러를 피하지 못했다. AP 통신 등 주요 외신들은 14일(현지시간) 덴마크 코펜하겐의 주택가에서 무차별 총격 테러가 연쇄적으로 발생, 2명이 숨지고 경찰관 3명을 포함, 5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현지 경찰이 밝힌 바에 따르면, 14일 오후 4시(현지시간) 코펜하겐의 주택가에 있는 ‘크루트퇸덴 문화센터’에서 첫 번째 테러가 발생했다.

    당시 크루트퇸덴 문화센터에서는 ‘예술, 신성모독, 그리고 표현의 자유’를 주제로 한 토론회가 막 열리고 있었다. 이 토론회에는 스웨덴 예술가 라르스 빌크스(68세)가 주요 발표자로 참석하고 있었다.

    현지 경찰은 “토론회에서 개회사가 시작될 때 센터 바깥에 검은 옷을 입고 복면을 한 채 서 있던 젊은 남성이 총기를 무차별 난사했다”고 설명했다.

    이 남성은 들고 있던 자동소총으로 40~50여 발의 총격을 가해, 토론회를 보러 간 55세의 남성이 숨지고 경찰관 3명이 부상을 입었다. 다른 참석자들은 총소리를 듣자마자 일제히 바닥에 엎드리거나 테이블 밑으로 기어들어가 화를 면했다.

    덴마크 국민들은 만평가를 노리고 토론회를 향해 무차별 총격을 가한 ‘테러’에 경악했다. 하지만 불과 몇 시간 뒤 두 번째 테러가 일어났다.

    15일 자정 무렵(현지시간), 코펜하겐 시내에 있던 유대교 교회(시나고그) 인근에서 다시 무차별 총격이 발생했다. 이 총격으로 1명이 숨지고 2명이 부상을 입었다.

    경찰은 토론회를 향해 총격 테러를 가한 괴한이 25~30세 가량의 남성이라고 보고 현재 추적 중이다. 괴한이 탔던 폭스바겐 폴로 차량은 사건 현장 몇 킬로미터 밖에서 발견됐다.

    경찰은 유대인 교회에 총격 테러를 저지른 범인을 잡기 위해서 인근 기차역에 대피령을 내리고 코펜하겐 주요 지역에 봉쇄령과 검문검색령을 내린 상태라고 한다.

  • ▲ 이번 테러 목표가 된 토론회에는 예술가 라르스 빌크스도 나왔다. 라르스 빌크스는 아래 만평 때문에 암살 위협을 수십 차례 받았다. ⓒ라르스 빌크스 관련 보도화면 캡쳐
    ▲ 이번 테러 목표가 된 토론회에는 예술가 라르스 빌크스도 나왔다. 라르스 빌크스는 아래 만평 때문에 암살 위협을 수십 차례 받았다. ⓒ라르스 빌크스 관련 보도화면 캡쳐

    덴마크 테러가 알려지자 국내 언론들은 “두 사건의 연관성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면서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이 스웨덴 만평가를 노린 것 같다”고 전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해석은 부분적으로만 맞는 말이다.

    스웨덴 예술가 라르스 빌크스는 원래 평범한 예술가였다. 하지만 2007년 이슬람 선지자 무함마드의 머리에 개의 몸통을 한 만평을 내놓으면서, 북유럽 전체를 뒤흔들었다.

    라르스 빌크스의 만평은 스웨덴 신문에도 실린 적이 있다. 이후 그의 만평이 유럽 곳곳으로 퍼진 뒤 이집트,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요르단, 이란 등에서는 그를 처형해야 한다는 비난 시위가 열렸고, 알 카에다는 그를 암살하라는 지시를, 알 샤밥은 그에게 협박 메시지를 담은 비디오를 보냈다. 

    2009년에는 미국인 여성이 그를 암살하려다 체포됐으며, 2010년 5월에는 라르스 빌크스가 강의하던 스웨덴 웁살라 대학에서 무슬림들에게 폭행을 당하기도 했다.

  • ▲ 라르스 빌크스가 웁살라 대학에서 '표현의 자유'라는 강의를 하던 도중 이에 반발한 무슬림 학생들에게 얻어맞는 장면. ⓒ유튜브 관련 영상 캡쳐
    ▲ 라르스 빌크스가 웁살라 대학에서 '표현의 자유'라는 강의를 하던 도중 이에 반발한 무슬림 학생들에게 얻어맞는 장면. ⓒ유튜브 관련 영상 캡쳐

    2010년 5월 당시, 라르스 빌크스는 ‘표현의 자유’라는 과목을 강의했는데, 이때 수강생들에게 동성연애자의 섹스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동영상을 틀었다가 무슬림 학생들에게 집단폭행을 당했다.

    이를 보면 이번 덴마크 테러가 라르스 빌크스를 노린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현재 덴마크가 처한 상황을 보면, 조금 다르게 보인다.

    인구 561만여 명인 덴마크에 사는 무슬림 인구는 공식적으로는 38만여 명. 하지만 무슬림 단체들에서는 실제로는 70만 명에 이를 것이라고 주장한다. 때문에 무슬림 근본주의 세력들은 “유럽에서 가장 먼저 이슬람화가 될 나라는 덴마크”라고 꼽고 있다.

    이 말은 “곧 덴마크를 이슬람 율법(샤리아)을 통해 지배 하겠다”는 뜻이다.

    반면 기존 덴마크 사람들의 성향은 상당히 개방적이고 자유분방하다. 종교에도 집착하지 않고 자유로운 생활을 즐기는 편이다. 때문에 덴마크에서는 어떤 종교에 대해서는 자유롭게 비판할 수 있고 풍자도 할 수 있다.

    이런 자유로운 분위기 때문인지 덴마크 언론 ‘윌란스 포스텐’은 2005년 9월, 이슬람 선지자 무함마드가 폭탄으로 된 터번을 쓰고 있는 만평을 내보낸 바 있다.

  • ▲ 타인을 풍자하는 것은 괜찮지만 이슬람 풍자는 범죄라는 '이중잣대'를 풍자한 해외 웹툰. 이 또한 협박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릴리져스 닷컴 화면 캡쳐
    ▲ 타인을 풍자하는 것은 괜찮지만 이슬람 풍자는 범죄라는 '이중잣대'를 풍자한 해외 웹툰. 이 또한 협박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릴리져스 닷컴 화면 캡쳐

    덴마크는 물론 유럽 국민들은 이를 그저 ‘만평’으로 받아들였다. 하지만 무슬림들은 이를 자신들을 향한 공격으로 생각, 덴마크 곳곳에서 시위를 벌였고, 중동과 아프리카의 무슬림 국가에서는 덴마크 재외공관을 습격해 불을 지르는 등 공격을 시작했다. 결국 덴마크 정부는 4개의 재외공관을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무슬림이 ‘신앙’을 이유로 유럽 각국에서 테러와 살인, 방화를 저지른 것은 덴마크뿐만이 아니다. 네델란드 영화감독 살해, 영국 작가 살만 루시디 처형 선고, 유대인 가게와 교회 공격 및 방화 등 지난 30년 사이에 유럽 전역에서 비일비재했다.

    이번에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일어난 테러의 경우 이 같은 무슬림 세력의 ‘비관용’과 ‘폭력성’이 바탕이 되고, 해외 테러조직들이 지원해 일어난 테러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