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대전 당시 버마 후방에서 日배후 노렸던 인도인 특수부대 명칭 그대로 사용
  • ▲ 태평양 전쟁 당시 버마에서 일본군 후방을 공격했던 제77여단의 실제 모습. ⓒ2차 대전 자료사진 블로그 캡쳐
    ▲ 태평양 전쟁 당시 버마에서 일본군 후방을 공격했던 제77여단의 실제 모습. ⓒ2차 대전 자료사진 블로그 캡쳐

    제77여단. 백과사전을 찾아보면 “2차 세계대전 당시 인도인들로 구성된 英공수부대로 제44공수사단 소속으로 버마 전선에서 활약했다”는 설명이 뜬다. 그런데 최근 영국에서 신개념의 ‘특수부대’를 창설하며 제77여단이라는 이름을 붙이기로 했다.

    BBC 등 영국 언론들은 31일(현지시간) 영국군이 ‘페이스북·트위터 심리전 전사’를 양성하기로 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英육군은 오는 4월 1,500여 명의 우수한 병사들을 선발, 버크셔 뉴버리 인근의 허미티지에다 특수 심리전 부대 ‘제77여단’을 창설할 계획이라고 한다.

    ‘제77여단’은 총칼로 무장한 부대가 아니라, SNS를 활용해 싸우는 ‘심리전 부대’라고 한다. 이들은 스마트폰과 ‘생생한 진짜 뉴스’로 무장하고 페이스북, 트위터 같은 SNS와 뉴스 ‘댓글’을 통해 활동할 예정이라고 한다. 주요 대상은 현지 민간인과 적이 포섭하려는 SNS 사용자들.

    英육군은 ‘제77여단’을 다른 영국군 부대처럼 현역과 예비역으로 구성할 예정이라고 한다. ‘제77여단’에 선발될 장병들은 저널리즘 기술과 자신의 생각을 SNS에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는 기술이 있어야 한다고.

    英육군 대변인은 최근 변화하는 전장(戰場)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제77여단’을 창설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테러조직과 적성국이 SNS를 통해 대중을 선전 선동하는 것이 새로운 안보 위협으로 대두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들의 활동 범위는 '플랫폼'에 따라 다를 뿐 국내외를 가리지 않게 될 것이라고 한다.

  • ▲ 지금까지 전 세계인에게 각인된, 英특수부대의 모습. 세계 최고의 엘리트 부대로 어디서든지 작전이 가능하다는 느낌을 줬다. 사진은 아프가니스탄 작전에서 포즈를 취한 英특수부대원. ⓒ엘리트 UK포스 인포 화면캡쳐
    ▲ 지금까지 전 세계인에게 각인된, 英특수부대의 모습. 세계 최고의 엘리트 부대로 어디서든지 작전이 가능하다는 느낌을 줬다. 사진은 아프가니스탄 작전에서 포즈를 취한 英특수부대원. ⓒ엘리트 UK포스 인포 화면캡쳐

    英언론들도 英육군의 설명에 수긍하는 모양새다. 2014년 있었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침공과 테러조직 ISIS의 이라크-시리아 침공, 그 이전에는 아프가니스탄 전쟁 등에서 적들은 SNS를 통한 선전선동으로 상당한 효과를 거뒀기 때문이다.

    실제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는 크림 반도에서 푸틴 대통령에 반대하는 여론을 조성하고자 노력한 적이 있고, 테러조직 ISIS는 전 세계에 자신들의 뜻을 지지하도록 여론을 선동하는 SNS 세력들을 갖고 있다.

    2014년 여름을 달궜던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교전 당시 양측은 이에 대해 보도하는 전 세계 언론사 뉴스 댓글란과 SNS에서 치열한 전투를 벌였다.

    英육군은 ‘댓글 심리전 부대’를 ‘제77여단’이라고 이름 붙인 것도 “2차 대전 당시 이 부대가 적 후방에서 작은 규모의 병력으로 적이 예상치 못하는 비정규전 전술을 구사하며, 적 지휘부의 전략을 뒤흔들었기 때문”이라고 설명, 이 ‘SNS 특수부대’에 상당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제77여단’의 신임 여단장은 나토(NATO) 특수전 사령부에서 근무했던 마셜 웹 중장이 맡을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마셜 웹 중장은 앞으로 러시아와 테러조직 ISIS에 큰 관심을 갖고 ‘작전’을 펼칠 것이라고 밝혀, 향후 전 세계 온라인에서 러시아 대 영국, ISIS 대 영국 간의 치열한 ‘댓글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고했다.

  • ▲ '키보드 워리어'. 지금까지는 부정적인 뜻으로 주로 사용됐다. 하지만 영국군이 제77여단을 창설하면서 그에 대한 어감이 달라질 수도 있어 보인다. 사진은 영국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재구성한 키보드 워리어 패러디. ⓒ英IRA 희생자 커뮤니티 화면 캡쳐
    ▲ '키보드 워리어'. 지금까지는 부정적인 뜻으로 주로 사용됐다. 하지만 영국군이 제77여단을 창설하면서 그에 대한 어감이 달라질 수도 있어 보인다. 사진은 영국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재구성한 키보드 워리어 패러디. ⓒ英IRA 희생자 커뮤니티 화면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