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좌파성향 매체들 “종교 모욕하는 자유 허용할 수 없다” 무슬림 옹호
  • ▲ 프란치스코 교황. '예수회' 소속이며 무슬림, 불교 등에 대해서도 호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유튜브 관련 영상 캡쳐
    ▲ 프란치스코 교황. '예수회' 소속이며 무슬림, 불교 등에 대해서도 호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유튜브 관련 영상 캡쳐

    ‘예수회’ 소속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스리랑카 방문을 마치고 필리핀으로 향하는 길에 “표현의 자유에는 한계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비슷한 시기, 프랑스에서는 “나는 샤를리가 아니다(Je ne suis pas Charlie)”라는 구호가  SNS에서 확산되는 분위기다.

    CNN 등 외신들은 ‘예수회’ 소속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 15일(현지시간), 스리랑카 순방을 마치고 필리핀으로 향하는 길에 이 같은 말을 했다고 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 자리에서 “종교를 이유로 타인을 살해하거나 전쟁을 벌이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신의 이름을 내세워 누군가를 살해하는 것은 정도에서 크게 벗어난 행위”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하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은 “그러나 표현의 자유에도 반드시 한계가 있어야 한다”고 말해 세상의 이목을 끌었다.

    “표현의 자유를 지키는 것은 중요하지만 다른 사람의 종교와 관련해서는 한계가 있다. 누구도 다른 사람의 신앙을 공격해서는 안 된다. 누구에게도 다른 사람의 종교를 모욕하거나 조롱할 권리는 없다.”


    외신들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샤를리 엡도 테러’나 풍자만화로 인한 테러를 언급하지는 않았다”고 전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발언이 ‘샤를리 엡도 테러’와 연관된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 ▲ 현재 SNS를 통해 확산되고 있는 구호 “나는 샤를리가 아니다(Je ne suis pas Charlie)”. 일각에서는 '샤를리 엡도'를 비난하는 무슬림들이 만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구글 검색
    ▲ 현재 SNS를 통해 확산되고 있는 구호 “나는 샤를리가 아니다(Je ne suis pas Charlie)”. 일각에서는 '샤를리 엡도'를 비난하는 무슬림들이 만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구글 검색

    한편 “표현의 자유에도 한계가 있어야 한다”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발언이 언급될 무렵 프랑스에서는 좌파 성향 매체들을 중심으로 “나는 샤를리가 아니다(Je ne suis pas Charlie)”라는 구호가 확산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프랑스 일간지 ‘르몽드’는 15일(현지시간), “나는 무슬림이 아니라서 ‘내가 샤를리다’라고 말할 수 있지만, 무슬림 친구들은 이를 모욕적으로 느끼고 있다”는 파리 거주 한 고교생의 인터뷰를 전하기도 했다.

    이 고교생은 인터뷰에서 “무슬림 친구들은 테러로 충격을 받았지만, 그들은 ‘내가 무함마드다’라고 말하고 싶어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르몽드와 인터뷰를 한 여대생 또한 “신성한 영역을 건드리면 상처를 주게 된다”며 “표현의 자유는 절대적인 것이 아니며 규제돼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르몽드는 이 같은 인터뷰를 전한 뒤 “샤를리 엡도 테러 이후 프랑스 사회에서는 표현의 자유에도 한계가 있다는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프랑스 현지 언론들은 ‘나는 샤를리가 아니다(Je ne suis pas Charlie)’라는 구호가 주로 SNS를 통해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나는 샤를리가 아니다(Je ne suis pas Charlie)’라는 구호를 사용하는 SNS 이용자들은 “테러는 반대하지만 표현의 자유가 무한하다는 데는 찬성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 ▲ '샤를리 엡도' 테러 이후 서방 진영에서는 '표현의 자유'를 공격한 무슬림 테러조직에 대한 비난이 거세지면서 역풍도 불고 있다. 일부 잡지는 사진처럼 "내가 샤를리다"라고 외치는 이들을 십자군에 빗대 풍자하기도 했다. ⓒCNN 관련 보도 캡쳐
    ▲ '샤를리 엡도' 테러 이후 서방 진영에서는 '표현의 자유'를 공격한 무슬림 테러조직에 대한 비난이 거세지면서 역풍도 불고 있다. 일부 잡지는 사진처럼 "내가 샤를리다"라고 외치는 이들을 십자군에 빗대 풍자하기도 했다. ⓒCNN 관련 보도 캡쳐

    ‘나는 샤를리가 아니다(Je ne suis pas Charlie)’라는 구호가 확산되는 분위기에 대해 일각에서는 샤를리 엡도 테러 직후 일부 무슬림들이 ‘내가 아흐메드’라는 구호를 사용하던 것이 변형된 것으로 보기도 한다.

    아흐메드는 샤를리 엡도 테러 당시 테러리스트에게 살해당한 무슬림 경찰의 이름이다. 테러 이후 일부 무슬림들은 “테러리스트와 이슬람, 무슬림은 관련이 없다”며 이 같은 구호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샤를리 엡도’ 테러 이후 프랑스 정부가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항모 ‘샤를 드 골’호를 걸프 지역으로 파견한 직후, 프랑스 웹사이트 2만여 개가 무슬림 세력들에 의해 해킹을 당한 뒤 이 같은 구호가 확산되기 시작하자, 해외 언론들은 “프랑스 사회가 표현의 자유와 무슬림의 종교적 신념 때문에 분열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프랑스는 유럽에서 무슬림 인구가 가장 많은 나라다. 6,600만 명의 전체 인구 가운데 무슬림은 500만 명(8%) 가량으로 추정된다. 이들 대부분은 북아프리카와 서남아시아에서 이주해 간 사람과 그 자녀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