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노계 "친노 재집권 막아야" 한목소리…반감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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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회의 도중 문재인 비대위원이 옆자리에 앉은 조정식 사무총장에게 무언가 말을 건네고 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회의 도중 문재인 비대위원이 옆자리에 앉은 조정식 사무총장에게 무언가 말을 건네고 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의 당권 경쟁이 시작부터 험준하다.

    오는 2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12일 첫 전대 준비위원회를 열었지만 예비후보들의 감정 다툼은 이미 갈 때까지 갔다.

    현재 친노(親盧·친노무현) 계열에서는 문재인 의원이, 비노(非盧·비노무현) 쪽에서는 범친노계 정세균 의원이 차기 당 대표 후보로 거론된다. 이밖에도 구민주당계 박지원 의원이 당 대표 출마에 시동을 걸고 있다. 비주류계 김영환, 조경태 의원 등도 전대 출마를 고려 중이다.
    사실상 모든 계파에서 각개약진을 준비하고 있다.

    '부글부글' 끓는 쪽은 비노계이다.

    지난 대선에 출마했던 친노계 문재인 의원이 사실상 당권 도전 뜻을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밝히자 “계속 함께 갈 수 있겠느냐”는 이야기가 공공연하게 나온다.

    당권-대권 분리 해야 한다며 문 의원을 겨냥한 발언이 잇따르는 것도 이러한 경계심이 반영된 내용이다.

    비노계를 중심으로 친노계를 향한 반감은 뿌리 깊게 자리하고 있다. 특히 지난 총선에서 공천권을 행사한 친노 지도부가 비례대표 및 지역구 가릴 것 없이 친노 인사들을 대거 앉히면서 '원칙'을 잃었다는 게 비노계의 주장이다.

    이번에도 친노 지도부가 들어설 경우, 친노 독식체제로 당이 흐를 것이라는 데 비노계의 이견은 없다.

     

  • ▲ 새정치연합 전당대회 출마를 준비 중인 박지원 의원은 "집권을 위해 (당권, 대권) 분리가 좋다"고 말했다. ⓒ 뉴데일리DB
    ▲ 새정치연합 전당대회 출마를 준비 중인 박지원 의원은 "집권을 위해 (당권, 대권) 분리가 좋다"고 말했다. ⓒ 뉴데일리DB

     

    그럴 바에는 '따로' 당을 차려 나가는 게 낫다는 주장이 비노계를 뒤흔들고 있다.
    친노계를 엄밀히 '호남의 적자'로 보기 어려운 점도 이러한 주장에 힘을 보태고 있다.

    비노 중진으로 전대 출마를 준비 중인 김영환 의원은 11일 "당이 전대를 잘못 치러 특정계파의 패권주의 내지 계파정치가 청산되지 않은 상태가 돼 (낮은) 지지율이 고착될 경우 총선 이전 또는 전대를 전후해 분당의 위기나 정계개편의 필요성이 부각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지원 의원도 "대권 주자가 당을 이끌면 손가락질을 받고 상처가 난다"면서 "집권을 위해선 (당권·대권) 분리가 좋다"며 문재인 의원을 겨눴다.

    원로 그룹에서도 분당론이 솔솔 제기되고 있다. 정대철 상임고문은 "지금의 당은 집권 희망이 없다"고 조언했다.

    지난 11일 <뉴데일리>와 만난 권노갑 상임고문도 "야당의 전통은 주류가 60%만 가져가는 것"이라며 "특정 계파가 독식을 하려한 것이 당 폐산의 시작이다. 당내 민주주의를 복원해야 한다"고 친노계의 자성을 촉구했다.

    권 고문은 최근 문재인 의원의 요청으로 가진 식사 자리에서도 이러한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의원은 묵묵히 권 고문의 조언을 청취한 것으로 전해졌다.

     

     

  • ▲ 오는 2월 전당대회 이후, 새정치연합 안철수 전 대표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 뉴데일리DB
    ▲ 오는 2월 전당대회 이후, 새정치연합 안철수 전 대표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 뉴데일리DB

     

    전당대회 이후 야권의 재편, 더 나아가 분당론이 힘을 받는 것도 기본적으로 친노에 대한 당내 신뢰 부족이 크다.

    사정이 그렇다 보니 지금은 한 껏 몸을 낮춘 안철수 전 대표나 박영선 전 원내대표의 역할론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친노계의 당권 장악이 신당 창당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문재인 의원에 대적할 만한 '간판'과 당의 원칙이 필요한 데 저 두 사람 만한 인물이 없다는 것이다.

    두 사람 각자 '새정치'의 꿈을 품고 한 번씩 좌절을 맛봤지만 '영원한 패배'가 없는 정치권에서 기회만 있다면 언제든 다시 일어설 내공과 능력을 갖췄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두 사람은 이번 전당대회에서 한 발짝 물러선 위치에 있어 향후 분당론에서 유리한 고지에 오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현 상태에서 분당론은 시기상조인 면이 있지만 그만큼 당내 불만이 높다고 보면 될 것"이라며 "친노에게 변화를 기대하는 당원들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