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정부 시절 장관-UN사무총장까지 섣불리 웃어넘기기 어려워
  • ▲ 노무현 전 대통령과 당시 비서실장이었던 문재인 의원.ⓒ뉴데일리DB
    ▲ 노무현 전 대통령과 당시 비서실장이었던 문재인 의원.ⓒ뉴데일리DB

    문재인까지 반기문 지지율 올라타기에 가세했다.

    최근 새정치민주연합 내부 동교동계가 시작한 '반기문은 우리편' 주장에 친노 좌장인 문재인 의원까지 동참한 것이다.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전면에서 물러난 이후 대권주자로서 입지를 확실히 굳히겠다는 속내가 엿보인다.

    문 의원은 최근 일부 언론과 인터뷰를 통해 "반기문 UN사무총장이 임기를 마친 뒤에 정치를 한다면 우리와 하는 게 DNA가 더 맞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그 분이 (UN사무)총장으로 선출되도록 참여정부가 엄청난 외교적 노력을 기울였다"며 "의리상 우리와 함께 (정치를)하는게 맞다"고 했다.

    참여정부 대통령 비서실장을 거친 핵심실세인 문 의원이 '의리'라는 단어까지 꺼내며 반기문 러브콜을 시작한 것은 의미가 적지 않다.

    반기문 총장은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4년 외교부 장관을 역임했다. UN 사무총장도 2006년 당선됐다.

    문 의원이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의리'를 말한다면 반 총장도 섣불리 웃어넘기기 어렵다는 얘기다.

    갑자기 반기문을 입에 올린 문 의원의 속내도 궁금증을 키운다.

    동교동계가 당내 친노세력에 맞서 정치적 입지를 키우기 위한 움직임이었다면, 문 의원은 반기문을 발판삼아 자신의 대권가도에 가속도를 내겠다는 의미라는 게 정치권의 해석이다.

    야당의 지지율이 20% 선을 넘지 못하는 현재 분위기에서, 2017년 대선에서 새누리당을 꺽기 위해서는 거물급 경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야당 한 중진 의원은 "현재의 문재인-안철수-박원순 세 사람의 경쟁만으로는 식상함을 느낀 여론의 주목을 이끌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친노계 수장인 문 의원에게는 매머드급 경선과정이 치러지는 것이 유리하다 판단할 공산이 크다.

    안철수-박원순에 비해 단단한 계파 조직력과 응집력이 문 의원에게는 가장 큰 무기이기 때문이다.

    과거 친이계 한 고위 관계자는 "2007년 대선때도 이명박-박근혜 경선을 치르면서 야당의 경선을 국민들의 시야에서 사라지게 만든 효과를 문 의원이 노리는 게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