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장 당시 대부분 의원 기립..1년 전과는 사뭇 다른 모습
  • ▲ 박근혜 대통령이 29일 국회에서 새해 예산안 시정연설을 마친 뒤 퇴장하고 있다. 여야 의원 대부분이 기립해 박 대통령의 퇴장을 지켜보고 있다. ⓒ뉴데일리 김현중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이 29일 국회에서 새해 예산안 시정연설을 마친 뒤 퇴장하고 있다. 여야 의원 대부분이 기립해 박 대통령의 퇴장을 지켜보고 있다. ⓒ뉴데일리 김현중 기자


    29일 박근혜 대통령의 시정연설에서 야당 의원들이 지난해와는 달리 대통령에 대한 예의를 갖추는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야당 의원들은, 이날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 본회의장에 입장하고 퇴장할 때 자리에서 일어나 예의를 갖췄고, 일부 의원들은 시정연설 중간중간 박수를 치는 모습도 보였다. 

    1년 전 박 대통령의 시정연설 직후 퇴장 당시 대부분의 의원들의 자리에 앉아 있던 행태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반대와 비난]만을 외치던 야당이 드디어 국민적 여론을 살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대목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50% 이상의 지지율을 얻고 있고, 또 높은 국정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에 대한 예의를 저버리는 모습을 보이면, 오히려 자신들이 비판 도마 위에 오르게 된다는 계산이 깔린 셈이다. 

    실제로 이날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은 박 대통령의 시정연설에
     앞서 당원들에 "기립을 하자"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다 새정치민주연합의 합리파 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자성의 목소리'도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싱크탱크 역할을 하는 민주정책연구원은 최근 발행한 '박근혜 정치를 넘어서'란 제목의 보고서에서 "50% 가까운 대통령을 경멸하는 건 자기위안일 뿐, 도움이 안된다"며 자기 반성적인 대응 전략을 제시한 바 있다. 

    전략홍보본부장을 역임한 민병두 의원은 "대통령을 독재자의 딸, 수첩공주 이런 공격을 통해서 대결의 정치로 야당의 위상을 찾으려고 할 것이 아니라 100% 통합의 정치로 가야 한다"며 구태를 벗어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 ▲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18일 국회에서 시정연설을 마치고 퇴장하자 민주당 조경태 최고위원과 박병석 국회부의장이 기립하고 있는 반면 김한길 대표 등은 자리에 앉아 있다.ⓒ연합뉴스
    ▲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18일 국회에서 시정연설을 마치고 퇴장하자 민주당 조경태 최고위원과 박병석 국회부의장이 기립하고 있는 반면 김한길 대표 등은 자리에 앉아 있다.ⓒ연합뉴스



    그동안 야당은 대통령 시정연설 때 기립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왔다.  

    특히 지난해 11월 박근혜 대통령의 시정연설에서 야당 의원들은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의혹 사건에 항의하는 의미에서 기립박수 없이 냉랭한 반응을 보였다. 

    당시 기립한 야당 의원은 고작 두 명(조경태 최고위원, 박병석 의원)이었다. 

    조경태 의원은 최근 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기립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박근혜 대통령은 국가원수다. 국가원수에 대한 예의를 표하는 것은 지극히 상식적이다. 당연히 해야 하는 기본적인 도리를 한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당시 조경태 의원은 '왜 다른 야당의원들은 일어나지 않았나'는 질문에 "주변 의원들의 눈치를 보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며 "상대방을 인정조차 하지 않으면서 어떻게 상대방에게 인정하라고 요구하는가? 예의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