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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박근혜 대통령의 시정연설에서 야당 의원들이 지난해와는 달리 대통령에 대한 예의를 갖추는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야당 의원들은, 이날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 본회의장에 입장하고 퇴장할 때 자리에서 일어나 예의를 갖췄고, 일부 의원들은 시정연설 중간중간 박수를 치는 모습도 보였다.
1년 전 박 대통령의 시정연설 직후 퇴장 당시 대부분의 의원들의 자리에 앉아 있던 행태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반대와 비난]만을 외치던 야당이 드디어 국민적 여론을 살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대목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50% 이상의 지지율을 얻고 있고, 또 높은 국정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에 대한 예의를 저버리는 모습을 보이면, 오히려 자신들이 비판 도마 위에 오르게 된다는 계산이 깔린 셈이다.
실제로 이날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은 박 대통령의 시정연설에 앞서 당원들에 "기립을 하자"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여기에다 새정치민주연합의 합리파 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자성의 목소리'도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싱크탱크 역할을 하는 민주정책연구원은 최근 발행한 '박근혜 정치를 넘어서'란 제목의 보고서에서 "50% 가까운 대통령을 경멸하는 건 자기위안일 뿐, 도움이 안된다"며 자기 반성적인 대응 전략을 제시한 바 있다.전략홍보본부장을 역임한 민병두 의원은 "대통령을 독재자의 딸, 수첩공주 이런 공격을 통해서 대결의 정치로 야당의 위상을 찾으려고 할 것이 아니라 100% 통합의 정치로 가야 한다"며 구태를 벗어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
그동안 야당은 대통령 시정연설 때 기립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왔다.특히 지난해 11월 박근혜 대통령의 시정연설에서 야당 의원들은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의혹 사건에 항의하는 의미에서 기립박수 없이 냉랭한 반응을 보였다.
당시 기립한 야당 의원은 고작 두 명(조경태 최고위원, 박병석 의원)이었다.조경태 의원은 최근 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기립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박근혜 대통령은 국가원수다. 국가원수에 대한 예의를 표하는 것은 지극히 상식적이다. 당연히 해야 하는 기본적인 도리를 한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당시 조경태 의원은 '왜 다른 야당의원들은 일어나지 않았나'는 질문에 "주변 의원들의 눈치를 보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며 "상대방을 인정조차 하지 않으면서 어떻게 상대방에게 인정하라고 요구하는가? 예의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