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대표팀 엔트리 짤 시간에 '신흥 부촌' 땅 보러 다녀


  • 월드컵 경기에 애(愛)제자들을 중용하는 '의리 축구'로 화제를 모은 홍명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이번엔 부동산 업자와의 '진한 의리(?)'를 과시해 주목된다.

    홍명보 감독은 국가대표팀 훈련이 시작된 지난 5월 15일, 분당 소재 부동산 업자에게 약속한 토지대금을 완납하고 소유권 이전 등기를 마친 것으로 드러났다.

    7일 이투데이에 따르면 홍명보 감독은 성남시 분당구 운중동 일대 토지를 구입하기 위해 4월 초부터 가족들과 함께 수 차례 현장을 찾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운중동 인근 복수의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월드컵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홍명보 감독이 가족과 함께 직접 찾아와 깜짝 놀랐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 관계자는 "평당 2,000만원에 형성된 토지부터 차례로 보여줬는데 홍명보 감독이 '생각보다 비싸다'며 중심에서 벗어난 평당 1,400만원짜리 토지를 보고 다른 중개업소를 통해 매입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명보 감독은 대표팀 엔트리 발표 약 3주전인 지난 4월 18일 토지대금(11억원)의 10%인 1억1,000만원을 계약금으로 건넨 뒤, 대표팀 소집과 훈련이 동시에 진행되던 지난 5월 15일 잔금 9억9,000만원을 완납한 것으로 드러났다.

    홍명보 감독이 매입한 땅은 운중동 XX번지 토지 78.35평으로, 평당 1,400만원~2,000만원 가량에 거래되는 '투자 유망지'로 알려졌다.

    고급 주택들이 즐비한 운중동 일대는 저명 인사들이 모여 사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배우 신하균과 권상우 등이 이 곳에 터전을 닦은지 오래며, '원조 의리파' 김보성과 만화가 허영만도 운중동 단독 주택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 인사 중에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서판교 인근에 둥지를 틀었으며, 골프스타 박인비도 판교의 한 아파트에 거주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일각에선 홍명보 감독이 서판교 일대에 뚜렷한 연고가 없다는 점을 들어 '투기성 매입'이라는 주장을 제기하기도.

    홍명보 감독은 현재 초고층 주상복합형 아파트인 강남 도곡동 타워팰리스에 거주 중이다. 홍 감독은 2002년 한일월드컵 직후 타워팰리스 3차 전용 53평형을 선분양 받은 뒤 2004년께 입주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동산 관계자에 따르면 이곳의 시세는 1평당 약 5,600만원으로, 12년 새 5배 가량 뛰어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수익가치가 높은 아파트의 '거주민'이 또 다시 아무런 연고도 없는 땅을 기웃거린다는 것은 '투기 목적'일 가능성이 높다는 논리다.

    물론 홍명보 감독이 땅을 구입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개인의 '취사 선택'일 뿐, 위법-탈법과는 거리가 멀다. 그러나 엔트리 선발에 고심해야 할 시점부터 가족과 함께 서판교 땅을 보러다녔다는 것은 그의 마음이 (월드컵이 아닌)콩밭에 가 있었을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홍명보 감독이 국가적인 경기를 앞두고 투자 가치가 높은 땅을 매입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온라인상에선 이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일부 네티즌은 "개인이 땅을 사고 파는 행위와 대표팀 경기를 결부시키는 발상 자체가 네거티브 공격"이라는 주장을 제기하기도. 그러나 다수의 네티즌은 "동네 축구도 아니고 월드컵 대표팀 감독을 맡은 자가 경기 목전, 땅을 보러다녔다는 사실은 감독 스스로 정신력이 해이해졌음을 방증하는 일례"라고 꼬집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