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위원장, 소속 교사 폭력 사과하며 책임은 떠넘겨"체벌에 대한 보수교육계 사고가 조합원 일부에 남았다"
  • ▲ 전교조가 2일 서울 서대문구 전교조 사무실에서 '세월호 참사 2차 교사선언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정훈 위원장이 마이크를 잡고 발언하고 있다. 2014.07.02 ⓒ 뉴데일리 DB
    ▲ 전교조가 2일 서울 서대문구 전교조 사무실에서 '세월호 참사 2차 교사선언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정훈 위원장이 마이크를 잡고 발언하고 있다. 2014.07.02 ⓒ 뉴데일리 DB

    "상당수 보수적인 교육관을 가진 교원단체나 그리고 보수 기득권층이 아직도 학생을 체벌로 다스려야한다는 사고가 아직도 있습니다. 그러한 사고가 조합원 일부에까지 남아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소속 교사가 가혹한 간접 체벌로 한 학생에게 생명이 위독할 정도의 장기손상을 일으킨 데 대해 전교조 김정훈 위원장이 2일 '보수 교육계'에 책임을 떠넘기는 발언을 해 논란이 일 전망이다.

    김정훈 위원장은 이날 서울 서대문구 전교조 사무실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2차 교사선언 기자회견'에서 소속 교사의 체벌 문제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특정 집단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적으로 학생을 동등한 인격체란 인식이 확산되지 않은 결과 중 하나"라며 이같이 답했다.

    앞서 전교조 서울지부도 사건 발생 직후, 성명을 내고 모든 책임을 교육부와 서울교육청, 그리고 보수교육계에 떠넘겼다.

    곽노현 전 교육감과 자신들이 주장해 온 학생인권조례를 무시해, 이런 일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반면 전교조 서울지부는 소속 조합원이 가해교사라는 사실은 철저히 함구했다.

    다만 이날 김정훈 위원장은 "전교조는 (교사의 체벌) 사건을 예방하고 학생인권을 어떻게 보장할 것인지에 대해 최선을 다해왔지만 조합원 한 분에 의해 그런 일이 일어났다는 것에 대해 깊은 사과를 드린다"며 가해교사가 전교조 소속 교사라는 점을 인정했다.

    고교 수학교사가 숙제를 하지 않은 학생들에게 극심한 체벌을 가해, 해당 학생에게 영구적 장기손상 수준의 상해를 입힌 사건은, 서울 강서구의 한 고등학교에서 일어났다.

    가해교사는 두 쪽 분량의 숙제를 해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학생 8명을 교실 앞으로 불러내 앉았다 일어서기 800회를 시켰다.

    문제는 단순히 800회 얼차려만 명령한 것이 아니라, 1초에 1회씩 할 것을 강요하고, 속도가 느려지자 처음부터 다시 얼차려를 하도록 하는 등 ‘학대’ 수준의 폭력을 가했다는 사실이다.

    이로 인해 피해 학생 중 한 명인 조모 군은 체벌 이틀이 지난 주말, 근육 파열, 간 및 신장 손상으로 생명이 위독한 위급한 상황을 맞았다.

    병원의 응급처치로 위기는 넘겼으나 간과 신장 손상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가 발생한지 일주일 가량이 지났지만, 전교조 서울지부 홈페이지에서 이번 사건과 관련된 사과표시를 찾아볼 수는 없었다. 대신 전교조 법외노조 판결 무력화를 위한 투쟁기금 50억을 모금한다는 배너가 홈페이지 한 가운데를 차지하고 있었다.

    이에 대해 학부모시민단체인 <공교육살리기시민연합>과 <공교육살리기학부모연합>(이하 공학연)은 지난 1일 성명을 통해 전교조가 겉 다르고 속 다른 비열한 실체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교조가 소속 교사들이 저지른 만행 사실은 철저히 함구하면서, 오히려 그 책임을 교육부와 서울교육청에 돌리는 행위는 용서할 수 없다"고 지적한 것이다.

    공학연에 따르면 사건이 발생한 학교 학생부장은 곽노현 공대위 위원장까지 맡았던 전교조 핵심 활동가다. 체벌사고가 벌어진 학교도 전교조 교사 비중이 상당히 높은 학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