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북한의 산림 황폐화를 보여주는 위성사진 [사진: 김성일 서울대 교수 제공]
    ▲ 북한의 산림 황폐화를 보여주는 위성사진 [사진: 김성일 서울대 교수 제공]

    북한은 산림 황폐화 때문에
    장마철이 되면 홍수가 나고, 평소에는 비가 잘 내리지 않는다.
    올해에도 북한은 심각한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

    이에 김정은 정권은
    “온 나라가 총동원돼 가물 피해를 극복하자”며 주민들을 독려하고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0일 사설을 통해
    “올해 알곡 고지를 기어이 점령하자”고 독려했다.

    “예년에 없는 지속적인 가물 현상이 한창 자라는 곡식들을 위협하고 있다.
    지금은 하늘을 쳐다보며 비가 내리기를 기다리고 있을 때가 아니다.
    모두가 죽으나 사나 올해 농사를 잘 짓겠다는
    사상적 각오를 가지고 떨쳐나서면 가뭄을 능히 극복할 수 있다.”


    노동신문은 “땅 속에는 물이 흐른다”며
    주민들에게 지하수 개발을 독려하기도 했다.

    “강에 물이 흐르지 않는다고 해도 땅속으로는 물이 흐르기 마련이다.
    지난 시기 경험을 살려 굴포(관수용 보조수원지)와 우물을 파고 쫄짱(펌프)을 박아
    지하수를 퍼올려야 한다.

    10m 깊이의 우물을 파서 물이 안 나오면 더 깊이 파서라도
    끝장을 볼 각오로 달라붙어 자기가 담당한 포전(논밭)에 물을 보장해야 한다.”


    조선중앙통신도
    “초봄부터 시작된 올해 가물은 2001년 이후 가장 심각하다”며
    북한의 가뭄이 평소 수준이 아니라고 털어놨다.

    조선중앙통신은 북한 대부분 지역에서 이상 고온현상이 나타나
    가뭄이 더 심해지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김정은 정권의 관영매체들은
    이처럼 지하수까지 파서라도 가뭄을 극복해야 한다고 떠들지만,
    실현 가능성은 매우 적다.
    북한 가뭄의 근본적인 원인은 산림 파괴이기 때문이다.

  • ▲ 황해도에서 살수차를 동원해 밭에 물을 대는 주민들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황해도에서 살수차를 동원해 밭에 물을 대는 주민들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하수는 지상의 산림이 얼마나 많은가에 따라 유량(流量)이 결정된다.
    지질층이 암반이 아니라 해도
    산림이 풍부하면 나무뿌리가 물이 지하로 스며드는 속도를 늦추기 때문에
    사시사철 지하수가 흐른다.

    하지만 북한은 90년대 ‘고난의 행군’을 거치면서,
    모든 지역의 산림을 파괴해 버려 비가 내린 뒤에는
    그대로 바다로 흘러가거나 흙속으로 스며든다.

    산림파괴는 이상고온이나 가뭄에도 영향을 준다.
    황폐화된 산림과 유사한 환경을 가진 곳이 빌딩숲이다.
    여름철 빌딩숲을 거닐어 보면 복사열 때문에 다른 곳보다 더 덥게 느껴진다.
    산림이 없는 지역은 이와 유사한 기온변화를 보여준다. 

    때문에 세계 각국 대도시에서는 옥상에 나무를 심는 운동을 벌이고 있다.
    여름철 복사열을 줄이고, 도심의 전반적인 기온을 낮추는 데
    나무만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김정은 정권이 가뭄 때문에 고민하고 있지만,
    북한 산림을 제대로 복원하기 전까지는
    가뭄과 이상고온을 해결하는 것은 요원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