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기관사 "속도 떨어지면 심적부담".."정상 속도 유지해달라" 요구서울메트로 "데이터수치, 변경 전 값으로 복구..비상시 경보음 강화" 대책 마련
  • ▲ 서울메트로가 '상왕십리역 열차 추돌 사고' 와 관련해 신호 계통 이상을 알았지만 운행을 강행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연합뉴스
    ▲ 서울메트로가 '상왕십리역 열차 추돌 사고' 와 관련해 신호 계통 이상을 알았지만 운행을 강행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연합뉴스


    서울메트로가 서울지하철 2호선 추돌사고와 관련해 ‘신호체계의 오류를 인지했음에도 별 다른 조치 취하지 않았다’는 의혹에 대해서 입을 열었다.

    서울메트로는 그동안 전동차가 속도 전환기를 사이에 두고 내선과 외선 열차가 마주올 경우, 먼저 신호를 받는 열차는 정상운행을 하고, 받지 못한 차량은 정상적인 속도에서 25km 정도 서행하도록 데이터 값 수치를 입력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 같은 시스템에 대해 기관사들은 ‘속도가 갑자기 떨어지면 거기에 따른 조치와 심적 부담이 있다’며 서울 메트로 측에 변경건의를 수시로 해왔다. 

    이에 서울메트로는 기관사들의 요청을 받아들여 지난달 29일 시범적으로 을지로입구~왕십리 구간의 데이터 값 수치를 '속도가 저하되지 않게' 변경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메트로는 신호연동장치의 데이터 값 수치를 변경한 다음날인 지난달 30일 데이터 값 수정으로 인해 신호연동장치에 '오류'가 발생, 신호 계통에 문제가 있음을 발견했다. 

    하지만 서울메트로는 실제 신호시스템에는 아무 이상이 일어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열차 운행을 멈추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메트로 김경호 홍보실 팀장은 6일 “사고 발생 전 4일간은 정상적인 신호체계가 나왔었다. 그래서 인지를 못하고 있었다. 사고는 상황이 갑자기 나온 상황”이라며 “현재는 신호 연동장치 데이터 값 수치를 변경 전 값으로 되돌려진 상태”라고 밝혔다.

    정상인 상태에서 신호등은 노란불·빨간불·빨간불로 표시되지만, 사고 당시 신호등은 파란불·파란불·빨간불로 표시됐다. 

    이에 대해 김경호 팀장은 “빨간불은 사고지점에서 갑자기 표시된 것이고 사고지점이 곡선구간이라 사고를 막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충돌한 앞 열차도 출발준비 상태였기 때문에 앞 신호등도 정상적으로 나왔을 것”이라며 “이렇다보니 관제소에서도 충돌상황이라는 표시가 없어서 강제를 못한 것 같다. 실거리가 나왔다면 인지를 했을 텐데 그렇게까지는 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전동차 간 개별교신은 불가능하며, 관제소에서는 전동차 움직임을 시간대별 200m 단위로 밖에 알 수 없는 상태다. 따라서 실시간 전동차의 움직임을 관제소가 파악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시스템 상황은 45%정도로 서행운행 중이며 앞 열차가 해당 역을 출발하지 못할 시, 관제소에서 '뒷 열차' 승무원에게 열차위치와 주의사항을 통보하고 있다.

    서울메트로는 향후 비상시 경보음 발생 부분을 강화하고 열차 운행에 대한 모니터도 기관사가 확인 가능한 위치에 설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