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수 전문가들 "구조하러 가는 거 맞나?"
  • 이종인 알파잠수공사 대표가 (주)한국수중기술에서 빌려온 바지선에 자신이 2000년에 만든 다이빙벨을 싣고 29일 새벽 5시 팽목항에서 세월호가 침몰한 사고 해역으로 출항한다. 지난 25일 실종자 가족들의 요구로 해양경찰청이 팽목항으로 이종인 대표를 부른지 5일만이다. 

    이종인 대표는 팽목항에 도착한 후 구조 작업에 참가하기 위해 많은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출발 전날인 28일까지 다이빙벨을 타고 사고 현장으로 내려갈 잠수사들은 고작 3명에 불과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종인 대표는 기자들에게 4명이라고 발표했지만 <뉴데일리> 취재 결과 실제 투입 가능 잠수사는 3명이었다. 

    이종인 대표는 "다이빙벨을 이용해서 잠수를 한다고 해도 잠수사들의 감압을 위해서는 물 밖으로 나와야 한다. 그리고 한 번 잠수를 한 잠수사들은 최소한 4시간의 휴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종인 대표의 말에 따르면 20시간에 연속 교대 작업을 위해서는 최소 11명 이상이 필요하다. 결국 이 대표의 다이빙벨에 탈 3명의 잠수사로는 20시간 연속 잠수를 할 수 없다. 

    이종인 대표가 호언장담한 20시간 연속 교대 작업을 성공적으로 실시하기 위해서는 3명의 잠수사가 다이빙벨에서 감압을 실시하고 올라온 뒤 바로 바다에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다. 감압 후 휴식을 취하지 않으면 잠수사들의 몸속에 용해된 질소가 축적된다. 이는 잠수사들의 안전을 위협한다.

    전문 산업 잠수사들은 "해외 기준에 따르면 심해 잠수를 1시간 이상 할 경우, 아무리 감압을 잘 한다고 해도 잠수 후 몇 일은 쉬어야 한다"며 "하루에 2회 이내로 잠수를 제한하고 있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종인 대표의 다이빙벨에 탑승하는 2인의 잠수사와 공기주입을 위해 바지선 위에서 작업하는 1명까지 총 3명의 잠수사들은 무리한 일정을 감행할 수 밖에 없다. 이 대표는 "약 수심 30m에서 50분 작업을 한 잠수사들은 감압을 위해 10분 이상 수심 10m 언저리에서 감압을 위해서 머물러야 한다"고 말했다. 

    이종인 대표의 말에 따르면 총 1시간 이상 물 속에서 작업을 한 잠수사 3명은 20시간 연속 잠수를 하기 위해 하루에 20회 잠수를 하면서도 단 1분도 휴식할 수 없다.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의 마지막 희망으로 떠오른 이종인 대표의 다이빙벨이 투입은 되지만 과연 3명의 잠수사로 20시간 연속 작업을 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한편, 이종인 대표는 다이빙벨을 실은 바지선에 언론사 기자 21명 이상을 태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기자 없이는 안 나가"라고 말하며 실제로 일 할 잠수사보다는 기자들을 더 챙기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일부 전문 잠수사들은 "정부나 청해진 해운에 단 1원도 받지 않고 순수하게 사비로 구조작업에 들어가는 순수한 마음은 높이 사야 하지만, 구조 목적으로 떠나는 게 맞는지 의심스럽다"는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뉴데일리 윤희성·유경표 기자 ndy@new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