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레짐작' 한다더니 닷새 만에 핵실험 강행
  • “미국과 적대세력이 핵실험을 한다고 지레짐작하고 있다.”
         - 북한 <통일신보>


    북한은 지난 8일 통일신보 보도를 통해 핵실험 가능성을 일축했다.
    한국을 비롯한 세계각국이 연일 핵실험을 규탄하는 목소리를 높이자 이를 근거없는 ‘지레짐작’으로 몰아갔다. 그러곤 닷새 뒤에 핵실험을 강행했다.

    정부 당국자는 12일 “북한은 핵실험을 위한 택일을 빠르게 끝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과 같은 폐쇄적인 체제에서 일찌감치 ‘디데이’를 잡아 두고 일종의 교란전술을 폈을 것이란 분석도 뒤따른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이후, 제 3차 핵실험 가능성이 대두돼 왔다.
    지난 8일 이후에는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인력과 장비를 철수하는 움직임이 포착되면서 정부와 군 당국은 핵실험이 사실상 임박한 것으로 보고 경계를 강화해왔다.

    한 관계자는 “핵실험장에서 인력과 장비가 철수하면 그것도 핵실험이 임박했다는 징후로 볼 수 있다”고 했다.

  • ▲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의 지난해 12월 2일(현지시간) 디지털글로브사 위성사진. 터널 입구(오른쪽 제일 위쪽 화살표 방향)와 남쪽 지원시설 건물(오른쪽 아래)로 향하는 차량으로 눈이 녹은 우회도로(가운데)가 검게 찍혀 있다. ⓒ 연합뉴스
    ▲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의 지난해 12월 2일(현지시간) 디지털글로브사 위성사진. 터널 입구(오른쪽 제일 위쪽 화살표 방향)와 남쪽 지원시설 건물(오른쪽 아래)로 향하는 차량으로 눈이 녹은 우회도로(가운데)가 검게 찍혀 있다. ⓒ 연합뉴스

    북한 입장에서는 날짜가 갖는 상징적인은 굉장히 크다. 
    북한은 줄곧 디데이를 선택할 때 주적인 미국과 한국에 확고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고심해 왔다. 줄곧  미국 공휴일이나 한국의 주요 정치 일정에 맞춰 결정했다.
    동시에 북한 주민들에게 ‘자부심’을 안길 날로 택일했다.

    우리정부와 미국은 북한의 핵실험 ‘타이밍’을 이번 주로 점쳐왔다.

    이번주에는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연두교서 발표 (13일, 이하 한국시간), 김정일 생일 (16일), 미국 대통령의 날 (18일) 등 굵직한 행사가 밀집해 있다.

    또 새 정부가 출범하는 25일 전에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높았다. 적어도 이명박 정부 체제에서 핵 실험을 단행해야 새 정부와 관계개선의 여지를 열어둘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북한은 결국 12일을 택했다.

    이번 도발의 타깃이 주적인 미국에 있음을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연두교서 발표를 하루 앞두고 압박을 가함과 동시에 국제사회의 이목을 한 번에 잡아 끌겠다는 전략이다.

    당초, 북한의 내부 결속을 위해 김정일 생일을 목전에 두고 실시하는 방안도 거론됐으나 체제공고화보다 목적은 '미국'에 있었다.

    핵실험 강행은 미국 등으로부터 핵보유 용인을 이끌어 내기 위한 '카드'라는 분석도 더해지고 있다.

    기술적으론 핵탄수 소형화 등의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필연적 요소와 정치·외교적으로 핵보유를 인정받을 지 여부를 택하도록 압박하는 것이라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