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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060 유권자는 잘 속지



    "50대는 일단 의심하는 버릇이 있기 때문에 어설픈 공약에 속아넘어가지 않는다."

    18대 대통령 선거 결과를 놓고 이러저러한 해설이 많이 나오는데, 한 50대 유권자는 이렇게 말했다.

    의심이 많아 속지 않는다고.

    앞으로 국회의원 선거이든, 대통령 선거이든 속임수 정책이나 어설픈 정책을 들고 나오면 설 땅이 좁아진다. 경험많고 전문지식도 풍부한 50~60대의 날카로운 현실감각을 피해갈 수 없다.

    18대 대통령 선거에서 50~60대의 역할이 핵심적인 역할을 한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 이들은 전체 유권자의 40%를 차지했다. 20대 30대 40대에서는 모두 문재인 지지율이 높았다. 이에 비해 50대는 89.9%가 투표하고 이중 62.5%가 박근혜를 지지했다. 60대는 78.8%가 투표하고 72.3%가 박근혜를 지지했다.

    이것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앞으로 국회의원 선거이든, 대통령 선거이든, 비현실적인 공약은 먹히지 않는다는 뜻이다.

    50대는 아직도 정열과 전문지식은 풍부한데, 나름대로 경험이 많다 보니 웬만해서는 안 속아 넘어간다.

    50대가 되기 까지 인생을 살면서 서너 번은 속아 넘어간 경험이 있을 것이고 몇 번은 배신의 아픔을 느꼈을 것이다. 자신이 의도했건 의도하지 않았건, 남에게 피해를 주기도 했고, 실수로 피눈물을 흘리기도 했을 것이다. 인생이 만만하지 않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안다.

    이번 선거에서 50대가 선거판에 뛰쳐 나온 이유 중엔 안보나 이념 문제도 적지 않았다. 그와 함께 문재인 후보의 경제 복지 부분에서의 설익은 공약에 낮은 점수를 줬다.

    문재인 후보는 재벌개혁으로 경제정의를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신규순환출자 금지에 출자총액제한제 재도입, 지주회사의 부채비율 상한축소 등이다. 원자재 가격·납품단가 연동제, 이익 공유제 등의 정책도 내놓았다. 이런 정책에 대해 한 50대는 이런 의견을 내세웠다.

     

     “재벌을 약화시키면 한국 경제는 누가 이끌어 가겠는가? 좋은 이야기처럼 들릴 지 모르지만, 사회경험이 많은 50대들은 일단 의심하는 버릇이 있기 때문에 어설픈 공약에 속아 넘어가지 않는다.”


    복지제도에 대해서도 비슷한 의견이다. 연간 환자 본인 부담을 100만원 이내로 줄이는 100만원 상한제나, 12세 미만 아동에게 월 10만원의 아동수당을 지급한다는 내용이 50대 유권자들에게 공감을 얻지 못했다.

    다음 선거 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인기만을 노리는 임시방편의 비현실적인 정책은 유권자들의 날카로운 평가를 비켜갈 수 없다.
    이런 과정을 거쳐, 선거는 점점 성숙해가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