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또 다시 등장한 백낙청 주도 '원탁회의', 안철수 압박

    "정권교체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새 정치도 불가능한 것"

    金泌材     
           

  • ■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주도의 從北-左派연대 핵심 모임으로 알려진 ‘희망2013-승리2012 원탁회의’(이하 원탁회의)가 4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철수 前 대선후보 측에 적극적인 문재인 민주당 대선후보 지원을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원탁회의는 “우리는 안철수 캠프 인원이 독자적인 새 정치 운동을 추진하면서 정권교체에 적극적으로 이바지하는 방법도 나쁘지 않다고 판단한다. 각자 자기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면서 연대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고 창의적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어쨌든 정권교체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새 정치도 불가능한 것”이라며 安 전 후보를 압박했다.

    원탁회의는 “선거 구도는 크게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의 양자대결로 정리된 상태다. 대다수 국민이 바라던 1대1 구도”라며 “여기까지 오는 데에 무소속 후보로 나섰던 안철수 씨의 기여가 컸음을 우리는 기억한다”고 언급해 마치 安 전 후보의 등장이 文후보 중심의 단일화를 위한 하나의 과정이었음을 시사 하는 듯 한 발언을 했다.

    원탁회의는 文후보 측에 대해 “정치혁신에 대한 확고한 비전과 실현방안을 한참 더 내놓을 것을 국민들은 요구하고 있으며, 당장 실현할 부분에 대해서는 실행에 착수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 국민들이 ‘이만하면 됐다’고 하기에는 아직 멀었다”면서 정치혁신을 주문했다.

    앞서 安 전 후보는 3일 서울 공평동에서 가진 선거캠프 해단식에서 “지난 23일 사퇴 선언에서 ‘정권교체를 위해서 백의종군하겠다. 이제 단일 후보인 문재인 후보를 성원해 달라’고 말씀 드렸다. 저와 함께 새 정치와 정권교체의 희망을 만들어 오신 지지자 여러분께서 이제 큰마음으로 제 뜻을 받아 주실 것으로 믿는다”면서 文후보 지지 의사를 재확인했다.

    그러나 安 전 후보의 발언은 文후보 측의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오자 이날 오후 9시 “정권교체를 위해 백의종군하겠다고 말씀드렸다. 또한 단일후보인 文후보를 성원해달라고 말씀드렸다. 새 정치와 정권교체의 희망을 만들어 오신 지지자 여러분께서 이제 큰마음으로 저의 뜻을 받아주실 것으로 믿는다”는 글을 자신의 트위터(하단사진)에 남겼다. 
  •  ■ 원탁회의는 지난해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등 左派 인사 21명이 ‘2012년에 선거에서 이겨 2013년에 정권을 교체하자’면서 조직했다.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 명예대표인 白교수는 올해 초 자신의 저서인 《2012년 체제 만들기》를 발간한 뒤, 지난 2월14일 김대중 도서관에서 ‘2013년 체제’의 핵심과 관련된 소위 ‘북토크쇼’(Book Talk show)를 가졌다. 

    당시 행사에는 현재 문재인 민통당 대선후보 캠프에서 활동 중인 이종석 前 통일부장관, 임동원 前 통일부 장관, 문정인 연세대 교수와 함께 김만복 前 국정원장, 간첩사건 연루자인 김낙중 씨 등 50여 명의 인사들이 참석했다. 

    白교수는 2013년 체제의 핵심은 ‘민주, 평화, 복지’라고 밝힌 뒤,  “다음번 대통령이 될 사람은 1971년 김대중 후보가 제시한 깜짝 놀랄 정도의 공약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당시 김대중 후보는 향토예비군 폐지, 4대국 안전보장론, 남북대화 등 정말 충격적인 정책을 제시했다. 이번에 나올 지도자는 그 정도는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註: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는 지난 7월 대담집《안철수의 생각》에서 “‘정의로운 복지국가’ 혹은 ‘공정한 복지국가’를 건설해야 한다”면서 “복지와 정의는 평화가 전제되지 않고는 달성될 수 없다”며 ‘정의’, ‘복지’, ‘평화’를 3대 키워드로 제시했다. 安후보가 밝힌 3대 키워드는 백 교수가 언급한 2013년 체제의 핵심 키워드인 ‘민주, 평화, 복지’에서 ‘평화’와 ‘복지’가 동일하다.)

    白교수는 또 “국민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충분히 고민하고 반대 세력의 역풍을 견뎌낼 만반의 준비를 한 후, 구체적인 정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올해 12월 대선에서 당선되는 대통령은 내년에 새 정부를 꾸린 후 대북정책을 잘 이끌어 나간다면 임기 중에 ‘남북연합’을 선포할 수도 있다”고 白교수는 덧붙였다. 

    ■ 白교수는 지난 6월14일 김대중-김정일 회담(남북정상회담) 12돌 기념식에서 ‘2013년 체제’의 핵심 사안에 대해 보다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그는 “(2013년 체제는) 6.15/10.4공동선언이 열어준 남북화해와 평화선언의 역사를 복권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면서 “2013년 체제에서 6.15공동선언은 핵심적 위치를 차지한다”고 말했다.

    白교수는 당시 강연에서 “김대중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 9주년 기념식에서 정치적 유언을 남기듯 간곡히, 피맺힌 마음으로 ‘행동하는 양심이 되자’고 호소했다”면서 “이명박 정부가 지금과 같은 길로 나가면 국민도 불행하고 이명박 정부도 불행하다는 것을 확신을 가지고 말씀드린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이 대통령은 충언과 경고를 줄곧 무시해왔다”면서 “6.15공동선언으로 돌아가기는커녕 2010년에는 천안함 침몰을 빌미로 5.24 조치를 발표해 노태우 정부 이래 꾸준히 진행된 민족화해 흐름을 뒤집고 남북교류를 완전히 차단하고자 했다”고 주장했다.

    김필재 spooner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