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3년동안 돌아오지 못한 아버지, 지금 찾으러 갑니다”

    역대 정부도 잊었고 국민들도 잊어버린 사건, 1969년 북한의 KAL기 납치사건을 오늘의 문제로 살려내 피납자 구출운동을 벌이는 대학생들이 있다.


  • 포항 소재 한동대 국제법률대학원의 LANK(북한인권-개발법학회, 대표 김아영) 회원 학생들은 16일 서울 소재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유엔 및 국제인권보호 메커니즘을 통한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포럼을 열고, <KAL기 피납자 구출을 위한 민간사절단(GFT:Good Friends for the Taken)을 발족시켰다.

    “우리는 대한민국 국민의 인권을 침해하는 어떤 시도에도 맞서, 피해자들과 가족들의 아픔을 나의 아픔으로 여기며, 피납자 송환 캠페인을 전개하여, 북한정부의 반인류적 범죄행위를 규탄하는 세계인들과 국제연대를 구성, 조속한 귀환을 위해 모든 노력을 강구한다.”

    전원 학생들로 구성된 사절단 선언문을 박병웅, 양진아 두 학생이 낭독했다.

    1969년 12월 11일 낮12시25분경, 강릉발 김포행 대한항공기는 이륙직후 승객47명 승무원4명이 북한에 납치되어 함경도 원산에 착륙했다. 범인은 고정간첩 채헌덕과 조창희로 발표되었다. 정부와 적십자사의 노력으로 이듬해 1970년 2월 15일 39명은 송환되고 나머지 11명은 북한이 억류, 지금까지 생사조차 알려주지 않고 있는 상태다.

  • ▲ 43년전 3살때 아버지 황원씨를 북한에 납치당한 황인철씨.ⓒ뉴데일리
    ▲ 43년전 3살때 아버지 황원씨를 북한에 납치당한 황인철씨.ⓒ뉴데일리


    “3살 때 헤어진 아버지가 살았거나 돌아가셨거나 북한에 계실텐데 북한이 모른다는 게 말이 됩니까? 반드시 생사를 확인하고 반드시 만날 것입니다. 유골이라도...”

    당시 방송인 황원(MBC PD) 씨의 아들 황인철(47, 가족회 대표) 씨는 송환운동 과정을 설명하면서 결의를 다짐했다.

    ‘사건은 끝나지 않았다’(구아름) ‘사건의 개요와 경과’(최진혁) ‘유엔 인권보호 메커니즘의 내용 및 역할’(인지연)등 발표에 이어,  ‘국제법적 해결방안과 한계’에 대하여 조정현씨(통일연구원 연구위원)가 상세한 자료와 방안을 제시했다.

    유엔 인권이사회의 ‘북한 인권결의안“에 각국 참여가 늘었고  ’통영의 딸‘ 문제에 북한의 답변을 얻어냈듯이 국제인권 메커니즘을 다양하게 활용해야 한다는 조씨는 ”계속 이슈화하면 승리하는 게임“이라고 자신했다.

  • ▲ 앞줄왼쪽부터, 양진아 학생, 인지연 학생, 구아름 학생, 김석우 전통일원차관, 요안나 호사냑 북한인권시민연대 국제팀장, 최진혁 학생, 박병웅 학생, 뒷줄 오른쪽부터 김성영 인권위원, 이정훈 세이브엔케이 대표, 에릭 엔로우 한동대법률대학원장, 한사람건너 박은범 국제인도법연구회대표.ⓒ뉴데일리
    ▲ 앞줄왼쪽부터, 양진아 학생, 인지연 학생, 구아름 학생, 김석우 전통일원차관, 요안나 호사냑 북한인권시민연대 국제팀장, 최진혁 학생, 박병웅 학생, 뒷줄 오른쪽부터 김성영 인권위원, 이정훈 세이브엔케이 대표, 에릭 엔로우 한동대법률대학원장, 한사람건너 박은범 국제인도법연구회대표.ⓒ뉴데일리


    토론에 나선 김석우씨(전 통일원 차관)는 “비밀외교, 조용한 외교가 능사 아니다. 인도적 지원이라는 햇볕정책도 ‘인권 지렛대’가 반드시 필요했던 것이며, 학생들이 이렇게 나섰는데 정부가 앞장서야 하는 것이 국가의무 아닌가” 라고 정부노력을 다그쳤다.

    폴란드 출신 요안나 호사냑씨(북한인권시민연대 국제팀장)는 “북한이 무관심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 문제는 남한이다. 도대체 한국정부에서 한 일이 무엇인가?”고 반문했다.

    “부끄럽습니다. 이런 세미나에 장소만 제공하는 입장이 정말 부끄럽습니다. 젊은 청년들의 용기와 노력에 감사합니다.”

    김성영씨(국가인권위원회위원)는 거듭 부끄럽다고 말했다.

    이날 한동대 법률대학원 에릭 엔로우(Eric G. Enlow) 원장은 개막 인삿말에서 “이산가족의 슬픔은 2차대전중 나도 겪었다. 이 운동은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