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세느강 수중보도 철거하라고 하라!"
  • 요 며칠 사이 그나마 무더위가 한결 꺾였다해도 올 여름은 유난히도 더웠습니다. 폭염으로 인해 지금까지 사망자가 14명입니다. 6명이 사망했던 지난 해의 두배를 넘었다고 합니다. 한낮의 최고온도가 33도를 넘으면 발효되는 폭염특보가 대구지방은 22일째 발효되었고 서울지역의 열대야도 14일째인데 최대폭염에 시달렸다고 하는 1994년 여름의 14일 열대야 기록과 동일하다고 하니 올해 폭염의 정도가 얼마나 심각했는지를 가늠해 보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닐 것입니다.

    100년만의 가뭄이라고 하는 극심한 가뭄 끝에 곧바로 찾아온 폭염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시원한 소나기라도 퍼부어 무더위를 식혀주었으면 좋겠습니다.

    가뭄 끝의 폭염으로 인해 낙동강을 비롯하여 여러 곳에서 발생한 녹조로 강물이 퍼렇게 변해버렸습니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4대강공사가 부른 재앙이라며 4대강 보 탓으로 돌리고 있습니다. 4대강에 설치된 보가 물의 흐름을 방해하여 유속이 느려져서 녹조가 발생했다고 하는데, 설득력이 많이 부족해 보입니다.

    전문가들의 말에 따르면 녹조발생은 수온과 햇볕과 조류의 먹이인 인(P.燐)에 의해서 영향을 받는다고 합니다. 부영양화된 물이 올해 같이 가뭄 끝에 닥친 폭염으로 극심한 녹조현상을 가져왔다는 분석이 더 설득력이 있어 보입니다.

    4대강 공사를 전혀 하지 않은 북한강에서 녹조가 발생한 것은 무엇으로 설명을 해야 하는지 묻고 싶구요, 4대강 공사를 하고 보를 3개씩이나 설치한 남한강에서는 녹조 현상이 나타나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한 답변도 있어야 할 것입니다.

    최고의 폭염이었다고 하는 1994년에도 낙동강에는 심각한 녹조현상이 나타났었습니다. 그때는 4대강 보도 없던 시절이었습니다.

    또한 남해안에는 적조현상이 나타났다고 합니다. 설마 바다에까지 4대강 공사를 하고 보를 설치하지는 않았겠지요?

    백두산 천지의 물은 고여 있는 물인데도 썩지도 않고 녹조도 없고 그냥 마셔도 된다고 합니다. 물이 고여 있으면 썩는다는 얘기는 작은 웅덩이 얘기지 큰물에는 해당이 되지 않는 것인가 봅니다.

    백두산천지까지 갈 것도 없이 산골짜기 마다 있는 저수지 물도 항상 고여 있지만 썩기는커녕 물속 까지 훤히 들여다보입니다.

    보나마나 오염물질이 없기 때문에 고여 있어도 청정함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겠지요. 극심한 녹조를 4대강 공사와 보를 설치했기 때문이라며 선동을 하기 전에 오염물질의 유입을 어떻게 줄여나갈 것인가에 몰두하고 여기에다가 에너지를 쏟아 부어야 할 판에 이렇게 엉뚱한 것에 매달려 비난이나 해대면 환경 보존이 되겠는지요?

    녹조 걱정을 하면서 바로 물가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양수리 두물머리 비닐하우스는 그대로 놔두어야 한다는게 이들의 주장입니다. 물의 부영양화를 가져오는 주 원인인 유기물과 비료가 이들 비닐하우스에서 바로 강물로 들어갑니다. 이런 이중성을 보여서는 진정한 환경을 염려하는 사람들이라 할 수 없지요.

    4대강에 설치된 보로 인해서 유속이 느려지다 보면 녹조현상이 진행되는데 영향을 미칠 수는 있겠지만, 그게 녹조의 주요 원인은 아니라는 환경부와 여러 학자들의 설명이 있는데도 마치 예전의 광우병 괴담처럼 근거 없는 괴소문이 번지고 있습니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4대강 공사를 전혀 하지 않은 북한강에서 녹조가 발생하고 4대강 정비공사를 하고 보도 3개씩이나 설치한 남한강에서는 아직 녹조현상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보가 녹조현상을 부르는 주요 요인이 아니라는 것을 입증해 주는 것입니다.

    환경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은 4대강정비사업만 물고 늘어지지 말고 어떻게 하면 지류에서 본류로 유입되는 오염물질을 줄이고 막을 것인가에 몰두하는 것이 환경을 진정으로 위하는 길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가져보길 권유합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파리의 세느강, 독일의 라인강, 런던의 템즈강, 뉴욕의 허드슨강 등 대도시를 흐르는 강에는 예외 없이 수중보가 설치되어 안정적인 수량과 수위를 확보하고 있다고 합니다. 파리에 가서 환경 보호를 위해 세느강에 설치돼 있는 10여개에 달하는 수중보를 철거하자고 하면 아마도 정신이상자 소릴 듣고 쫒겨나게 될 것입니다.

    수중보도 유속을 느리게 하는 것입니다. 4대강 보가 유속을 느리게 하는 것과 다름이 없습니다. 그러므로 4대강에 설치된 보가 녹조를 유발했다는 주장을 수중보에도 동일하게 대입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수중보가 설치된 세계적으로 유명한 강들에서는 녹조가 심하게 발생하지 않습니다. 보나 수중보가 녹조를 불러왔다는 불합리한 주장은 이제라도 거두고 진정 무엇이 환경을 위하는 길인가를 깊이 생각해 봐야 할 것입니다.

    4대강 정비를 하면서 설치한 보는 고작 16개에 불과한데 비해 기존에 우리나라에 설치된 크고 작은 보가 무려 1만7천여개에 달한다는 것도 애써 외면해서는 아니 될 것입니다.

    4대강 보가 유속을 느리게 하여 녹조 발생에 미미한 영향을 끼쳤을지 모르겠지만, 그 주된 요인은 가뭄으로 적어진 수량과 부영양화된 물이 수온 상승과 맞물려 발생된 것입니다. 그러므로 애꿎은 4대강 보만 탓하지 말고 어떻게 하면 강으로 유입되는 오염물질을 줄여나갈 수 있는가를 먼저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강물의 부영양화를 줄일 수 있는 대책이나 방안, 예산 확보 등에 온 국민의 관심을 집중시키는 것이 진정으로 환경을 위하는 길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