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출연, “애국가 거부 세력, 어떤 경우에도…”구당권파 집권=대선 약점 “4.11 총선 실수 다시는”
  • 박지원 민주통합당 원내대표가 통합진보당을 향한 쇄신 요구에 더욱 힘을 싣고 있다.

    “어떤 경우에도 애국가를 거부하는 세력과는 함께 할 수 없다.”

    박 원내대표는 26일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 같이 말했다.

    “애국가는 국가가 아니다”고 발언해 종북 논란을 일으켰던 이석기 의원을 비롯해 구당권파를 직접적으로 겨냥한 것이다.

    더불어 그는 거듭 이석기·김재연 의원의 자진 사퇴를 촉구하는 한편, 강기갑 혁신비대위 체제에 힘을 실어줬다.

    “이석기 의원이나 김재연 의원은 민주적 절차, 즉 비례 경선 규정이 있다면 자격심사의 요건이 된다. 또 그렇게 되면 여러 가지 파장이 있기 때문에 두 분이 사퇴를 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우리는 통합진보당과 연합·연대의 대상이기 때문에 국민 눈높이에 맞는, 국민이 이해하는 통합진보당이 돼 주길 바라는 것이다.”

    “지금 두 분의 의원(이석기 김재연)과 애국가 등 여러 문제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국민 앞에 밝혀서 국민이 ‘저 정도 되면 괜찮다’고 했을 때 야권연대가 가능할 것.”

    만약 구당권파인 강병기 후보가 당권을 쥐게 된다면 야권연대를 파기할 수도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앞서 그는 “강기갑 비대위원장이 새 대표로 당선되지 않으면 야권연대는 성립되기 어렵다”는 노골적인 말로 통합진보당 구당권파인 강병기 후보측의 항의를 받기도 했다.

  • ▲ 이해찬 민주통합당 대표와 박지원 원내대표 ⓒ 연합뉴스
    ▲ 이해찬 민주통합당 대표와 박지원 원내대표 ⓒ 연합뉴스

    박 원내대표의 이 같은 신당권파 지지에는 대선 구도에서 구당권파의 ‘속내’를 미리 파악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는 분석이 나온다.

    표면적으로는 종북 논란에서 민주통합당이 빠져나오기 위한 것을 내세우지만, 속으로는 결코 구당권파가 대선에서의 ‘야권 연대’에 참여하지 않을 것을 파악했다는 얘기다.

    실제로 구당권파가 주류였던 민주노동당 시절에는 모든 선거에 후보를 내세워 선거를 완주했다. 박빙이 예상되는 18대 대선에서 선거마다 3~4%씩 가져갔던 통합진보당 후보가 또다시 나온다면 민주통합당이 구상하는 ‘야권 단일 후보’ 계획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반면 신당권파가 당권을 쥐게 될 경우 예상되는 유시민 전 대표의 경우 얼마든지 ‘연대’가 가능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열린우리당 시절부터 함께해온 정치적 동지인데다, 유 전 대표는 그동안 선거마다 야권 연대에 긍정적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민주통합당 호남지역 한 의원의 말이다.

    “15대 대선에서의 이인제 16대 때의 정몽준 효과를 이제는 우리 민주당에서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민주노동당 시절 권영길 후보가 끝까지 대선을 완주했다는 점은 이번 18대 대선에서는 야권의 치명적 약점이 될 수 있다.

    안철수라는 커다란 변수가 있는 상황에서 분란을 거듭하는 통합진보당에게 이롭게 작용하는 지난 4·11총선에서의 실수를 또다시 저지르지 않겠다는 생각이다.”

    이 국회의원의 말처럼 박 원내대표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 대해서도 이해찬 대표와의 시각차를 나타내고 있다.

    “7월 20일까지 입당여부를 밝히든지 10월 이후 단일화 일정에 맞추라.” - 이해찬 대표

    “역지사지해서 저라도 지금 현재 민주당에 들어올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을 갖고 있다. 솔직히 그쪽에(안 원장) 별로 신경 쓰지 않고 있다. 민주당 내부에서 훌륭한 후보를 대통령 후보로 결정하면 우리 후보가 안 원장보다 지지도가 훨씬 높을 수 있다.” - 박지원 원내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