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물원, 자연생태동물원으로 변화콘크리트 바닥→서식지 흙과 잔디로, 스트레스 받지 않게 이중유리 국제 멸종위기종 출산 3년 새 2배 늘어나
  • ▲ 올해 3월 태어난 국제 멸종위기종 1급 희귀동물인 아기 표범.ⓒ
    ▲ 올해 3월 태어난 국제 멸종위기종 1급 희귀동물인 아기 표범.ⓒ

    딱딱한 콘크리트 바닥을 걷어내고 흙과 잔디를 깔았다. 멸종위기 희귀동물들의 탄생이 줄을 이었다.

    올 초 돌고래쇼로 때 아닌 주목을 받은 서울동물원이 자연생태동물원으로의 화려한 변신에 나서며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고 있다.

    콘크리트를 걷어 낸 바닥에는 서식지 환경에 맞는 흙과 잔디를 깔았고 동물들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안에서는 밖을 볼 수 없는 이중유리를 설치했다.

    자연생태동물원으로의 탈바꿈을 위한 사람들의 노력에 희귀동물들은 2세 출산으로 보답하고 있다.

    환경이 달라지면서 동물들의 출산이 크게 늘고 있는 것.

    그동안 서울대공원은 야생 생태를 동물원의 동물들에게 적용시켜 각 종마다 적합한 행동을 나타낼 수 있도록 돕는 ‘동물행동풍부화’ 프로그램을 시작하는 등 생태동물원으로의 변신을 위한 연구와 투자에 집중해 왔다.

    지난 5월 1일에는 새들의 서식지 환경과 흡사한 열대우림을 재현한 열대조류관을 재개장했다.

    이런 노력은 희귀동물들의 번식성공으로 이어지고 있다.

    올 1월부터 5월까지 동물원에서 새로 태어난 동물은 34종, 111마리에 이른다.

    이 중 황새, 표범, 흰손기번 원숭이 등 CITES(싸이테스. 국제협약으로 보호 중인 멸종위기종) 해당 동물만 42마리다. 같은 기간 동안 태어난 CITES 멸종위기종은 2009년 21마리, 2010년 24마리, 작년 36마리였다. 3년 2배가 늘어난 셈.

    CITES Ι급 멸종위기종인 표범의 경우, 2009년에 두 마리가 태어난 뒤 번식이 끊겼으나 3년 만인 올해 3월 출산에 성공, 현재 인공포육장에서 아기동물 스타로 관람객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특히 지난 5월 1일 재개장한 열대조류관에서는 개장 한 달 만에 CITES Ⅱ급 멸종위기종인 청금강앵무 두 마리가가 태어나는 경사가 있었다. 이번에 태어난 청금강앵무는 국내 동물원 최초로 부화에 성공한 경우로 더욱 화제가 되고 있다.

    열대조류관은 울창한 나무식재와 유리천장으로 햇볕이 그대로 투과되는 실내, 바닥에서 2층 꼭대기까지 한 번에 날아오를 수 있도록 설계한 방사장 등 새들의 서식지와 흡사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열대우림을 재현했다.

    동물원은 안락한 서식환경에서 열대조류의 번식이 앞으로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 ▲ 서울동물원이 종 복원을 위해 특별번식장에서 돌보고 있는 토종여우.ⓒ
    ▲ 서울동물원이 종 복원을 위해 특별번식장에서 돌보고 있는 토종여우.ⓒ

    지난 4월엔 ‘종 복원’을 위해 특별 관리 중인 ‘토종여우’ 암컷 2마리가 8마리의 새끼를 낳는데 성공하기도 했다.

    이 중 3마리는 호르몬을 이용한 인공번식으로 태어났는데, 일반적인 인공수정과 달리 호르몬을 투여해 자연교미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출산이 이뤄졌다. 이 방법이 여우번식에 적용돼 출산까지 성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야생에서 완전 멸종된 토종여우는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1급 야생동물로 서울대공원,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 종복원센터, 경북 영양군 등이 종 복원을 위해 모두 17마리를 기르고 있다.

    이번 번식 성공으로 국내 서식중인 토종여우 수는 25마리로 불어났다. 동물원은 무리 스스로 생존이 가능할 만큼 번식이 이뤄지면, 야생방사를 통해 여우 서식지를 늘려나갈 계획이다.

    토종여우 이외에도 동물원이 멸종위기종 복원을 위해 운영하는 특별번식장에서는 지난해 9월 코요테 9마리가 새로 태어나기도 했다.

    현재 이곳에는 스라소니(2), 여우(32), 히말라야 타얄(17), 검은등쟈칼(4) 등 23종 158마리의 희귀동물이 종 보호를 위해 특별관리를 받고 있다.

    “자연친화적인 서식환경을 만든 결과 동물들의 자연번식이 증가하고 있다”

    “멸종위기 동물의 종 보전을 위한 생태연구도 활발히 펼쳐 서울동물원이 명실상부한 자연생태계의 보고로 자리매김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

    -이원효 서울대공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