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민주당 최재성 의원, 탈북자단체 향해 “남쪽에서 사고치는 매국단체”
  • ▲ '탈북자 폭언' 논란에 휩싸인 민주통합당 임수경 의원이 4일 오전 서울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워크숍에 참석해 동료 의원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 '탈북자 폭언' 논란에 휩싸인 민주통합당 임수경 의원이 4일 오전 서울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워크숍에 참석해 동료 의원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를 찾아 목숨을 걸고 따뜻한 남쪽으로 건너온 탈북자들을 향한 '폭언-폭행' 사례가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민주통합당-통합진보당 소속 의원 및 당원, 이적 단체인 한총련까지. 주로 친북(親北)-종북(從北) 성향을 띄고 있는 이들이 벌인 일이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북한군 장교 출신으로 1996년 탈북한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대표는 2004년 6월11일 친북 단체인 통일연대 회원들과 이적 단체인 한총련 소속 대학생 수십명에게 공격을 당했다.

    이들은 그해 4월20일 개국한 ‘자유북한방송’을 가리켜 ‘반(反)통일 방송’이라고 낙인을 찍었다. 김 대표가 이들과 만나기 위해 경찰 저지선을 뚫고 나갔을 때 사방에서 다음과 같은 욕설과 폭언이 쏟아졌다.

    “배신자 XX들 북조선으로 돌아가라.”

    “왜 통일을 방해하는 방송을 하느냐.”

    “부모 처자 다 버리고 너희만 잘살겠다는 거냐.” 

    당시 대학생으로 추정되는 거한은 김 대표를 번쩍 들어 아스팔트 바닥에 패대기쳤다.

    김 대표는 “악몽 같은 그날 일이 아직도 생생한데 더 섬뜩한 것은 8년 전 들었던 말이 지난 주말 민주통합당 임수경 의원의 입에서 나왔다는 사실”이라고 했다.

    대북 전단 살포 운동을 벌여온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는 “임수경 의원이 엊그제 한 말보다 더한 말을 2008년 민주당 최재성 의원으로부터 들었다”고 했다.

    최재성 당시 대변인은 2008년 11월26일 논평에서 자유북한운동연합에 대해 “보수 단체라고 하기도 어려운 매국 단체이며 남쪽에서 이런 황당한 일을 하면서 사고 치라고 따뜻하게 맞아준 것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박 대표는 “여기가 평양인지 서울인지 헷갈린다. 요즘도 종북주의자들로부터 전화나 이메일로 온갖 협박을 받고 있다”고 했다.

    서강대 3학년생인 이모씨는 통합진보당 당원인 과(科) 학생들로부터 아래와 같은 말을 들었다.

    “북한의 체제는 일원화 돼 있어 합리적이다.”

    “북한이 지금처럼 가난하고 고립돼 있는 현상은 북한 때문이 아니라 세계가 북한을 고립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에는 “장군님 품에서 살다가 배신하고 기어나왔으면 입 닥치고 조용히 찌그러져 살아라”라는 욕설을 들었다는 고백이 올라오기도 했다.

    탈북자 출신인 김흥광 NK지식인연대 대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안보 강연을 다니다 보면 주사파로 추정되는 인사들로부터 입에 담지 못할 정도의 욕설을 수시로 듣는다.”

    그는 “북한을 (탈북자들이) 배반한 것에 대한 증오심이 있다. 우리 때문에 북한이 더 어려워진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종북(從北) 세력이 탈북자들을 멸시하는 심리에 대해 전대협(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연대사업국장을 지낸 이동호 북한민주화포럼 사무국장은 “(주사파는) 미국이 포위해 북이 어려움을 겪는다고 보는데 그 고난을 함께하지 않고 자기만 살겠다고 나왔다는 이유를 들어 탈북자를 배신자로 본다”고 했다.

    이번 ‘임수경 변절자 발언’ 파문을 날카롭게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탈북자들을 지원해 온 정치권 관계자는 “민주통합당이 임수경 의원의 ‘탈북자 욕설-폭언’에 대한 본질을 흐리고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에게 사태를 뒤집어씌우려는 의도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명확히 짚고 넘어가야 하는 부분이 있다.

    생방송 도중 임 의원에 대한 의견을 묻자 전화를 끊어버린 이해찬 의원, ‘색깔론’을 내세우며 어설픈 방어진을 펴고 있는 박지원 원내대표 등 친북 성향을 띄고 있는 인사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임수경 의원이 탈북자들을 향해 욕설을 내뱉고 제대로 된 사과 한마디 하지 않았다는 점은 변하지 않은 사실이다.  

  • ▲ 백요셉 페이스북
    ▲ 백요셉 페이스북

    한편, 탈북자 출신 대학생인 백요셉(28)씨는 지난 1일 서울 종로의 한 식당에서 임수경 의원에게 들은 폭언을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개했다.

    당시 백씨는 개인적으로 정치성향은 다르지만 어릴 적 북한에 있을 때부터 ‘통일의 꽃’으로 알고 있는 임수경 의원에게 사진 촬영을 요구했다. 그러나 곧장 웨이터에 의해 사진이 삭제됐다.

    이에 백씨는 임 의원에게 “이럴 때 우리 북한에서는 어떻게 하는지 아시죠? 바로 총살입니다. 어디 수령님 명하지 않은 것을 마음대로 합니까”라고 북한식 농담을 던졌다.

    그러자 임 의원은 “야~ 이 개새끼, 개념 없는 탈북자 새끼들이 어디 대한민국 국회의원한테 개기는 거야?”라고 막말을 퍼부었다.

    이어 “대한민국 왔으면 입 닥치고 조용히 살어, 이 변절자 새끼들아”, “하태경 그 변절자 새끼 내 손으로 죽여버릴꺼야”라며 막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