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들은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과 동시에 중도실용을 선언한 것을 두고 우려했다.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 사회에 이념을 배제한 체제가 있을 수 있겠느냐는 게 일부의 생각이었다.

    하지만 미지근해 보이는 이명박 정부의 중도실용은, 안보에 있어서만은 예외였다. 북한의 사실상 침공과 다름없는 무력도발이 발생하자 지난 10년간의 온정을 거두고 가장 확실한 입장을 드러내 북한과 대치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강경한 대북정책인 5.24 조치다.

    지난 2010년 수십명의 해병 목숨을 앗아간 천안함 사태 이후 이명박 정부는 강력하고 즉각적인 대북조치를 5월 24일 발표한다.
     
    북한 영-유아 등 취약계층에 대한 순수한 지원을 제외한 모든 인도적 지원이 중단됐다. 개성공단을 뺀 모든 경제교류도 중단됐다. 개성공단마저 폐쇄할 계획을 잡았었지만 경제적 이익은 차치하고서라도 북한주민들에게 시장경제를 체험할 수 있게 하는 유일한 창구로서 향후 파장을 고려한 문화적 공격의 일환으로 남겨뒀다.

    이명박 정부는 지난 10년간 김대중, 노무현 정권의 퍼주기식 햇볕정책이 만들어낸 결과가 천안함 사태로 돌아온 현실을 직시했다. 북에 보내준 식량은 군을 위해 소모되거나 비축됐고 주민들은 여전히 굶어죽어 갔다.       

    우리의 온정은 주민들에게까지 전달되지 못하고, 결국 북 지도층 배불리기에 불과했다는 사실을 확실히 한 것이다. 정부가 취할 수 있는 가장 강경한 정책을 내세워 북한과의 교류를 대부분 차단했고 해역통행금지 조치도 이어졌다.

    당시 국민들의 63.9%가 이러한 단호한 조치를 지지 했다. 즉, 5.24 조치는 국민의 뜻에 따른 것이며, 국가의 기본 책무에 기초한 것이다.

    하지만 어뢰를 날려 잠수함을 폭침시키고 민간인들에 포탄을 쏴 대는 이들에게 고개 숙이라는 세력이 있었다. 잘 대해줘야 하는데 차갑게 구니 저들이 화난 거 아니냐는 게 그들의 논리였다. 이들은 천안함 사태가 북한의 소행이 아니라는 엉뚱한 소리나 해댔고 북한을 탓하는 얘기는 일절 않았다.

    요즘 이들의 종북성이 만천하에 드러나고 있다. 과거 북한과 내통했던 간첩들이 지도층으로 있고 주사파와 이적활동으로 도배된 집단이다. 역설적으로 이들이 반대한 대북정책이라면 바른 길을 가고 있다는 또다른 반증 아니겠는가.

    미사일 발사와 핵 개발로 이어지는 북한에게 웃으며 상대해야 하는 건가? 죽은 우리 장병들과 주민들을 아랑곳 않고 그럴 수 있는가. 지금도 서울을 불바다로 만들겠다는 협박을 입에 달고 사는 이들에게 고개를 숙여야 한단 말인가.

    궁지에 몰려가는 북한에게는 일관된 대북정책으로 맞서야 한다. 북한의 도를 넘어 날뛰는 모습을 보면서도 유연화 정책을 펼친다면 우리가 무릎 꿇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5.24 조치 해제를 위해 천안함 폭침사건 등의 북한의 사과와 책임있는 조치를 요구했지만 북한은 끝내 사과는커녕 오리발, 아니 도리어 공격을 가해왔다. 따라서 우리 정부는 5.24 조치를 해제할 수 없으며 대북제재를 가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게 현 정부의 일관된 대북정책이기도 하다.

    돌려 생각해보면 김대중, 노무현 정권이 지금의 북한을 만들었다. 북한이 생떼와 같은 협박을 하고 있는 것도 지난 10년의 햇볕정책과 ‘북한 퍼주기’에 맛들인 결과다. 지금 이명박 정부의 5.24조치는 북한의 못돼먹은 버릇을 고쳐놓고 있는 거다. ‘생떼+도발은 보상’이라는 공식이 잘못됐음을 확실히 인지시켜 줘야 한다.

    더불어 이건 기회일 수도 있다. 궁지에 몰린 북한을 몰아세울 수 있는. 저쪽이 먼저 잘못을 했고 사과를 하지 않고 화를 냈으니 이제 우리는 받아주지 않으면 된다. 그 기간이 길어질수록 속이 타는 건 우리가 아니다. 북한과 김정은. 그리고 종북세력들만 애가 탈 뿐이다.

    5.24조치로 인한 대북봉쇄정책은 이명박 정부의 가장 큰 성과 중 하나가 아닐까. 향후 통일을 앞당긴 역사적 사건으로 기록될 수도 있다.

    다른건 몰라도 대북봉쇄정책 강화로 북한의 운신폭이 더 줄었다는 건 확실하다. 김정은 체제에 100% 수긍하지 못하고 있는 북한 군부와 주민들은 지도자다운 리더십을 기대하고 있지만 김정일때보다 나아진 게 없는 현실에 불만을 품고 있다. 이를 폭발시켜 내부적인 갈등을 유발해낼 수도 있다.

    유연화를 논하며 북한의 장단에 맞춰놀지 말고 원칙적이고 일관된 강경 대응을 고수해야 한다. 세계가 우리편이다. 국제공조를 이끌어내 북핵문제 등으로 계속적인 압박을 할 수도 있다.

    북한인권문제도 국제사회의 호응을 끌어내고 있다. 일제히 북한에 비난의 화살이 가해졌고 불거지는 문제에 중국마저 손을 놨다.

    북한은 스스로 붕괴하거나 고개를 숙이고 잘못을 시인하는 방법 밖에 없다. 원조가 없는 경제적 궁핍은 결국 개혁, 개방으로 이어지고 이는 또 북한 주민들의 민주화를 이끌어 낼 것이다.

    5.24조치가 시행된지 2년여가 되고 있다. 숨통이 끊기기 전 미친개는 더 발악하는 법이다. 지금 북한이 바로 그렇다. 최근 북한의 막가파식 도발 언동은 그것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가만있자니 스스로 죽을 모양이고 먹히지 않더라도 일단 짖어보는 게 북한의 지금이다.

    다음 정권에 의해 만약 5.24조치가 해제되거나 유연화정책이 채택된다면, 우리나라는 북한의 버릇고치기를 포기한 댓가를 톡톡히 맛보게 될 지 모른다. 북한 주민들에게 있어서도 결코 득이 아니다. 그 고통만 장기화 시킬 뿐이란 걸 명심해야 한다.